ADVERTISEMENT

중흥그룹, 대우건설 인수 실무작업 마무리...건설업계 '빅3'로 우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왼쪽)과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가 대우건설 지분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중흥그룹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왼쪽)과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가 대우건설 지분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중흥그룹

호남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중흥그룹이 사실상 대우건설을 인수했다.

중흥그룹은 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KDB인베스트먼트와 대우건설 지분 50.75%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5개월 만에 본계약을 체결하며 인수 실무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시공능력 순위 17위 중흥토건과 40위 중흥건설을 거느린 중흥그룹이 대우건설(5위) 인수를 완료하면 규모 면에서 삼성물산, 현대건설에 이어 국내 3대 건설사가 된다.

중흥그룹은 이달 중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하고, 후속 작업에 들어간다. 약 한두 달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하면 중흥그룹은 곧바로 인수대금 납부를 완료하고 대우건설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최종 인수대금은 정밀 실사를 거쳐 2조∼2조1000억원 선에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흥그룹은 1983년 중흥주택을 모태로 광주광역시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한 주택사업 전문 기업이다. 2014년 5조5650억원이던 중흥건설(그룹)의 자산총액은 지난해 9조2070억원으로 65.4%(공정거래위원회 자료) 늘며 급성장했다. 2019년 창업주 정창선 회장의 차남 정원철 대표가 자산 3조원가량의 시티건설을 분가해 나간 것을 고려하면 그룹 자산 규모는 6년 새 두 배 이상 껑충 뛴 것으로 볼 수 있다.

중흥이 대우건설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을 때만 해도 건설업계에서는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에 성공했지만 막대한 자금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승자의 저주'에 빠진 전례 때문이다.

하지만 대우건설 인수 자금 조달에는 큰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재무적 투자자(FI) 없이 단독으로 인수작업을 진행해 무난히 잔금 납부까지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중흥그룹은 보수적인 자금운용으로 풍부한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중흥그룹은 대우건설의 '독립 경영'을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인위적인 합병 계획은 없다는 얘기다. 계약 체결식에서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은 "그동안 대우건설 독립 경영과 임직원 고용 승계 보장을 약속해왔다"며 "임직원 처우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내부승진도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매각 반대 투쟁을 벌인 대우건설 노동조합과도 성실하게 협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중흥은 대우건설에 대한 독립 경영 및 임직원 고용승계보장을 비롯해 ▶부채비율 개선 ▶임직원 처우 개선 ▶핵심가치(도전과 열정,자율과 책임)의 고양 ▶내부승진 보장 ▶능력 위주의 발탁 인사 등 현안 사항을 선별하고 향후 중점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정창선 회장은 "대우건설이 더욱 역동적인 기업이 되길 소망한다"며 "새로운 변화의 시기에 도전과 열정, 자율과 책임, 신뢰와 협력으로 뭉친다면 제가 꿈꾸는 대우건설과 임직원 모두가 꿈꾸는 기업이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