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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하원, 신장 위구르 제품 금수법 가결…中 "결연히 대응" 강력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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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로이터=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한 가운데 중국 신장 지역에서 생산되는 상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이 초당적 찬성으로 미 하원을 통과했다.

블룸버그·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하원은 8일(현지시간) 중국의 인권탄압을 견제하는 법안인 '위구르족 강제노동 방지법(Uyghur Forced Labor Prevention Act)'을 표결에 부쳐 428대 1의 압도적 표 차로 가결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이날 표결에 앞서 "중국은 위구르족과 다른 소수민족을 상대로 집단 감금, 고문, 강제 노동으로 무자비한 탄압을 벌이고 있다"면서 "이 법안들로 하원은 이 끔찍한 상황과 싸우고 있으며 중국의 학대를 조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안에는 신장에서 제조되는 상품을 강제노동 생산품으로 전제하는 일응추정(rebuttable presumption·반박해 증명하지 않으면 사실로 전제하는 원칙)의 원칙이 담겼다. 이에 따라 법안이 발효되면 미 관세국경보호청(CBP)이 강제 노동으로 생산되지 않았다고 확인한 경우를 제외하고 신장 지역에서 만들어진 모든 제품의 수입이 금지된다. 또한 법안은 신장 지역에서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 탄압에 협력하는 개인과 단체에 대한 제재를 허용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신장은 중국 목화 생산량의 85%, 전 세계 생산량의 20%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목화 생산지이며, 태양광 패널 원료인 폴리실리콘의 전 세계 생산량 중 절반 이상을 생산하는 지역이다. 실제로 미국 정부가 지난 6월 강제노동을 이유로 신장지역의 태양광 패널 원자재 수입을 금지하자 핵심자재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급등하기도 했다.

이날 미 하원은 중국 정부의 인권탄압을 비판하는 두 개의 결의안도 함께 통과시켰다.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彭帥) 사건과 관련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중국 정부와 협력하면서 인권 공약을 위반했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으며, 중국이 신장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을 상대로 '제노사이드(genocide·대량 학살) 및 반 인류 범죄'를 자행하고 있다는 규탄과 함께 유엔의 행동을 촉구하는 결의안도 427대 1로 가결했다.

미 하원의 이런 움직임은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6일(현지시간) 신장 등 중국 인권 상황을 문제 삼아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과 패럴림픽에 선수단을 파견하되, 정부 공식 사절단을 보내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데 이은 강경 조치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하원에서 가결된 법안이 연내 상원을 통과해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까지 이뤄져 발효될 수 있을 지는 예단할 수 없다고 전했다. 미 상원이 지난 7월 비슷한 내용의 '위구르족 강제노동 방지법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지만, 두 법이 완전히 같지 않아서 하원 결의 법안을 받을지 아니면 두 법안 사이의 타협안을 마련해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미국 측이 소위 '인권'이라는 이름으로 일방주의·보호주의를 행하고 있다"며 "국제 경제무역 질서와 자유무역 원칙을 심각하게 파괴하고 양국 기업과 소비자의 권익을 엄중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오 대변인은 "미국이 즉각 잘못된 행동을 중단하지 않으면 우리는 필요한 조처로 중국 측의 합법적 권리를 단호하게 지켜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미국은 인권을 명분으로 정치 조작과 경제적 따돌림, (중국에 대한) 억제를 도모하고 있다"며 "즉각 중지하라. 만약 법안을 채택한다면 반드시 결연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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