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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후 인구, 최악땐 1214만명…일제강점기보다 적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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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전체 인구는 2000만명을 겨우 턱걸이하는 수준으로 쪼그라든다. 만 14세 이하 어린이는 인구 10명 중 한명도 되지 않을 정도로 아이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인구의 절반 가량은 노인이다.

9일 통계청 자료를 토대로 그려본 100년 뒤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통계청은 이날 발표한 ‘장래인구추계: 2020~2070년’에서 이런 내용의 ‘100년 추계 통계표(2070~2120년)’를 부록으로 첨부했다.

이에 따르면 2120년 한국의 인구는 100년 전인 지난해(5183만6000명)보다 3088만3000명이 줄어든 2095만3000명에 그칠 전망이다. 현재 인구 10명 중 6명(59.6%)이 사라지는 셈이다.

인구 구성을 보면 2120년 생산연령인구(15~64세)의 비중은 48%(1005만8000명)로 절반을 밑돈다. 만 14세 이하 유소년 인구는 8.9%로 185만9000명에 불과하다.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903만7000명으로 43.1%를 차지한다. 그해 태어나는 신생아 수는 11만1000명이다. 이는 ▶출산율▶국제 이동▶기대수명 세 가지 변수가 중간 정도 수준(중위)으로 유지될 경우를 가정해 추산한 수치다.

2070~2120년 인구 전망.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2070~2120년 인구 전망.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세 가지 변수가 ‘저위’인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면 한국의 인구는 지금의 4분의 1 아래로 쪼그라든다. 2120년 인구는 1214만명. 65세 이상 인구(566만7000명)가 생산연령인구(557만2000명)보다 많은 명실상부한 ‘노인 국가’가 된다. 그해 태어나는 신생아 수는 5만3000명에 불과하다.

일제강점기였던 1925년, 한국에서 이뤄진 첫 근대적 의미의 인구조사인 ‘간이국세조사’에 따르면 당시 경기ㆍ강원ㆍ경남ㆍ경북ㆍ전남ㆍ전북ㆍ충남ㆍ충북ㆍ제주의 인구는 1336만2956명이었다. 경기ㆍ강원 지역 일부가 북한 땅이 된 된 점을 감안하더라도, 2120년 저위 추계 인구(1214만명)는 일제강점기 당시 남한 인구에도 못 미칠 것으로 추산된다.

세 가지 변수가 긍정적인 가정의 고위 추계에선 2120년 한국 인구는 3194만2000명이다. 이때 생산연령인구 비중은 49.6%,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40.2%다. 그해 태어나는 신생아 수는 20만1000명으로 예측됐다.

2070년 '저위 추계'는 3153만명, 1969년 수준

한편, 이날 발표된 ‘2020~2070년 장래인구추계’에선 한국의 인구가 20년 뒤인 2040년대에 5000만명대가 깨지고, 2070년에는 3766만명으로 줄어들 것(중위 추계)으로 예상됐다. 2070년생 갓난아기부터 가장 나이가 많은 노인까지 줄을 세우면 한가운데 서 있는 사람은 62.2세다.

저위 추계로 전망하면 앞으로 10년간 인구는 연평균 17만명 안팎으로 줄어 2030년대에 5000만명대 아래로 내려간다. 이후 인구는 계속 감소해 2070년에 3153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50여년 전인 1969년 인구 수준으로 돌아간다.

1960~2070년 총인구 추계.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1960~2070년 총인구 추계.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지속 가능한 초고령 사회로의 연착륙을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영선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노인학과 교수는 "초고령사회에 필요한 고령친화기술(AgeTech)에 투자해야 한다.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고부가가치와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경제성장에 기여할 것"이라며 "수혜자는 고령자가 되지만 이것을 개발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은 청년이기 때문에 연령 통합적인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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