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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주사’ 들어간 지지체 이식했더니 생쥐 머리뼈가 붙었다

중앙일보

입력

손상된 쥐의 두개골에 지지체(파란색)를 이식한 후 8주간 변화를 관찰한 모습. 생체활성 지지체 이식한 경우, 다른 지지체 대비 약 3배 이상 골밀도(BMD)가 증가했다. [사진 한국연구재단]

손상된 쥐의 두개골에 지지체(파란색)를 이식한 후 8주간 변화를 관찰한 모습. 생체활성 지지체 이식한 경우, 다른 지지체 대비 약 3배 이상 골밀도(BMD)가 증가했다. [사진 한국연구재단]

국내 연구진이 손상된 뼈를 효과적으로 재생하는 지지체(scaffold)를 개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9일 “한동근 차의과학대 연구팀이 ‘뼈에 이식하는 고분자 지지체’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지지체는 세포의 접착을 유도하거나 세포 기능을 제어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만든 물질이다. 손상된 뼈가 재생하려면 일정 기간 뼈를 형성하는 조직(골조직)이 구조를 유지해야 하는데, 이때 지지체는 골조직이 구조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지해 세포의 성장·분화를 돕거나 뼈 재생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그동안 다양한 생분해성 고분자 지지체가 존재했다. 다만 지지체를 이식하면 조변 조직의 산성도가 낮아지면서 조직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골재생 기능이 우수한 생분해성 생체활성 지지체 모식도. [사진 한국연구재단]

골재생 기능이 우수한 생분해성 생체활성 지지체 모식도. [사진 한국연구재단]

차의과대 연구팀, 고분자 지지체 제작

차의과대 연구팀은 동물에서 추출한 물질을 활용해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우선 연어의 생식세포에서 추출한 디옥시리보핵산(DNA) 조직재생 활성물질(PDRN)을 활용했다. PDRN은 화장품·미용 업계가 일명 ‘연어 주사’라고 부르는 주름 개선 제품에 들어가는 성분이다. 손상한 조직의 회복을 촉진하고 혈관 재생에 효과가 있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조직재생을 촉진하는 생리활성물질로 뼈를 형성하는 단백질(BMP2)을 채택했다. BMP2는 척추 불유합, 치조골 재생 등 다양한 뼈 조직 재생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성장인자다.

또 송아지 뼈에서 추출한 고분자(세포외기질)를 이용해 실제 골조직 환경과 유사하게 지지체를 만들었다. 여기에 고분자 지지체가 분해될 때 부산물이 염증 반응을 유발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산화마그네슘을 첨가했다. 무독성 세라믹 입자인 수산화마그네슘은 지지체로 사용한 생분해성 고분자의 산성 분해 산물을 중화해 주변 조직 염증·괴사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진이 개발한 생분해성 지지체를 두개골이 4㎜ 개진 쥐에 이식했더니 주목할만한 결과를 얻었다. 8주 후 쥐의 머리를 확인해보니 깨졌던 두개골의 상당 부분이 다시 뼈로 채워져 있었다.

한동근 차의과학대학 의생명과학과 교수는 “기존 지지체와 비교하면, 연구진이 제작한 생리활성물질을 포함한 생분해성 지지체를 사용했을 때 쥐 골조직 부피가 6배 증가했고, 염증 반응은 20배 감소했다”며 “재생된 혈관 수·부피도 정상 쥐와 유사한 수준으로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한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지원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8일(현지시간)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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