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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눈썰미는 남달랐다"...절도범 붙잡은 부부 경찰 공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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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도범을 공조해 잡은 부부경찰관. 왼쪽이 아내 신경장, 오른쪽이 남편 황경장 [사진 경남경찰청]

절도범을 공조해 잡은 부부경찰관. 왼쪽이 아내 신경장, 오른쪽이 남편 황경장 [사진 경남경찰청]

서로 다른 경찰서에 근무하는 부부 경찰관이 절도범에 대한 정보를 공유한 뒤 공조해 범인을 검거한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남 창원서부경찰서는 창원지역 아파트와 빌라 등에서 자전거 11대(1200여만원 상당)를 훔친 혐의(절도)로 A씨(20대)를 검거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0월 7일부터 11월 8일까지 창원시 의창구 일대 아파트와 빌라 등을 돌아다니며 자전거 11대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주로 잠금장치가 없는 자전거를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번호를 맞추면 풀리는 잠금장치가 돼 있던 자전거도 특별한 절단 도구 없이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A씨가 인터넷 등에서 번호로 된 잠금장치를 푸는 방법을 배운 뒤 이 수법을 사용해 범행했다는 것이 경찰 측 설명이다. A씨는 훔친 자전거를 중고 물품 거래 사이트에 올려 수십만원을 받고 판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한 직업이 없었던 A씨는 경찰에서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A씨를 검거하는데 결정적인 공을 세운 건 창원서부경찰서와 중부경찰서에 근무하는 부부 경찰관의 공조 덕분이었다. 사건이 발생한 창원서부경찰서에 형사로 근무하는 황모 경장이 창원중부경찰서 여성·청소년 수사팀에서 근무하는 아내 신모 경장에게 범인과 관련해 대화를 나눈 것이 계기가 됐다. 황 경장은 앞서 자전거 절도 현장 주변 폐쇄회로TV(CCTV)에 찍힌 범인의 인상착의를 분석한 결과 20대 전후의 남성인 것을 파악했다. 이후 부인에게 CCTV에 찍힌 범인의 인상착의를 알려주며 창원 중부 관내에 혹시 비슷한 인물이 있는지 유심히 살펴볼 것을 당부했다.

이후 지난 11월 14일 아내인 신 경장이 휴무 날 약속이 있어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쪽으로 가다 범인과 인상착의가 비슷한 20대 남자를 발견했다. 신 경장은 곧바로 남편인 황 경장에게 연락했고, 황 경장 등이 현장에 출동해 주변 CCTV를 분석한 끝에 모텔에서 생활하던 A씨를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부부경찰관은 공조가 필요한 사건이 발생하면 서로 도움을 주고받기도 한다”며 “그래도 인상착의만 전해 듣고 범인을 알아채기가 쉽지 않은데 아내 경찰관의 눈썰미가 남달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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