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동원 수사에도 ‘李·尹’ 없었다…가족 의혹도 못밝힌 대선수사

중앙일보

입력 2021.12.09 03:00

업데이트 2021.12.09 09:06

여야 대선 후보가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수사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수개월간 검찰·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까지 총동원된 대선 수사 결과지는 후보 본인은 물론 가족 의혹들도 제대로 못 밝힌 모양새다. 여야 모두 상대방 수사를 놓고선 실망스러운 결과에 ‘면죄부 수사’라고 비난하지만, 대선이 석 달 앞인 상황에서 수사기관들이 판세를 흔들만한 결과물을 내놓기는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8일 서울 서초구 재경광주전남향우회 회의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선후보 초청 간담회'에서 메모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8일 서울 서초구 재경광주전남향우회 회의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선후보 초청 간담회'에서 메모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주가 조작 등 김건희 연루 못 찾아내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6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가 운영하는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 협찬 관련 사건 중 공소시효가 임박한 청탁금지법 혐의 사건 일부를 무혐의 불기소 처분했다. 윤 후보가 국정농단 특검 수사팀장이던 코바나컨텐츠가 2016년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진행한 전시회에 23개 기업이 협찬한 데 대해서다. 해당 법의 공소시효는 5년이다.

검찰은 나머지 전시 관련 협찬 의혹은 계속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전시회 협찬 건들도 같은 결론일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법조계에서 나온다. 관련 의혹은 윤 후보가 2019년 6월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후 ‘야수파 걸작전’ 전시회 협찬사가 급증한 것이 ‘보험용 협찬’이 아니냐는 게 주 내용이다.

검찰의 일부 불기소 처분을 두고 여권에서 검찰을 비판하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지만, 정작 윤 후보의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시 이 부분을 옹호한 건 여당이었다. 당시 인사청문회에서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협찬을 받아 전시회를 주최한 회사는 언론사고, 윤 후보자 배우자 회사는 위탁받아 운영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런 만큼 김건희 씨에 대해서도 불기소 처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검찰은 “국민적 의혹이 있는 주요 인물의 본건 가담 여부는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역시 김건희 씨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서도 검찰은 김씨가 주가 조작에 가담했다는 근거를 찾지 못하고 있다. 권오수(63) 도이치모터스 회장 및 ‘선수’로 불리는 시세 조종꾼들이 구속기소됐지만, 이들의 혐의가 적시된 공소장에는 김씨의 이름이 아예 등장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윤석열 후보 및 가족·측근 연루 주요 수사.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윤석열 후보 및 가족·측근 연루 주요 수사.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공수처, 尹 수사들도 답보 상태

윤 후보 측근 관련 수사의 경우 일부 진전이 있었다.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이 2017~2018년 세무조사 무마 등을 해주겠다며 1억3000만원가량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지난 7일 구속됐다. 윤 전 서장은 윤 후보 측근으로 통하는 윤대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의 친형이다. 하지만 이번 사안은 윤석열 후보와의 아무 관련이 없는 사건이다.

윤 후보 관련 의혹은 별도로 윤 전 서장이 현직 시절인 2010~2011년 사이 육류 수입업자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제기됐다. 이 사건은 2015년 2월 검찰이 무혐의 처분했는데, 당시 윤 후보가 후배 검사 출신 변호사를 소개하는 등 뒤를 봐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해 별도로 수사 중이다.

윤 후보 본인을 겨냥한 수사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주도하고 있다. ‘고발 사주 의혹’‘판사 사찰 문건 의혹’ 등을 포함한 4건을 수사하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혐의점은 찾지 못했다. 게다가 고발 사주 의혹의 경우 핵심 피의자인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에 대한 영장 청구가 세 차례 연거푸 기각되며 수사 동력을 잃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8일 서울 서초구 장애인 직업훈련 편의점을 방문, 상품을 진열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8일 서울 서초구 장애인 직업훈련 편의점을 방문, 상품을 진열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대장동 수사, 이재명 등 '윗선' 못 닿아 

대장동 특혜‧비리 의혹 수사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까지 닿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검찰은 지난달 22일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56)씨 등을 기소하며 소위 ‘대장동 4인방’을 모두 재판에 넘겼다. 하지만 특혜 의혹 관련 ‘윗선’의 관여 여부는 밝히지 못했다. 수사의 다른 한 축인 비리 의혹에 대해선 수사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곽상도 전 무소속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며 ‘50억 약속 클럽’ 수사도 벽에 부닥친 상황이다.

정치권에선 대장동 의혹 등에 대해 특별검사(특검) 도입 얘기가 끊이지 않고 나오지만, 대선이 채 석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도입에 시간이 걸리고, 설사 도입한다고 해도 대선 전까지 결과물을 내놓기 어려워서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특검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이는 것에 대해 “서로 ‘침대 축구’하며 시간 끌고 넘기는 게 아니냐”(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지적도 나온다.

대장동 의혹 핵심 인물 혐의 및 관계도. 그래픽=차준홍 기자

대장동 의혹 핵심 인물 혐의 및 관계도. 그래픽=차준홍 기자

결국 두 후보를 둘러싼 수사에 대한 정치적 공방만 이어진 채 수사는 ‘용두사미’격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대선은 가까워져 오는데 두 후보에 대한 구체적 혐의점은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라며 “사실상 후보 본인들에 대한 수사가 더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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