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조금 컷 5500만원으로 하향…업계, 눈치작전

중앙일보

입력 2021.12.09 00:04

업데이트 2021.12.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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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자동차 업계가 내년 전기차 가격 결정을 놓고 ‘눈치작전’에 들어갔다.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한도의 100%를 적용하는 기준으로 차값 5500만원 미만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만일 차값이 5500만~6000만원이라면 올해와 내년의 보조금 총액(지방자치단체 보조금 포함)이 500만원 이상 달라질 수 있다. 그만큼 소비자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전기차 판매 실적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모델3

모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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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올해 초 국내 시장에서 정부 보조금 기준을 의식한 가격 정책을 시행했다. 지난해 말 테슬라 모델3(롱레인지)의 국내 판매 가격은 6479만원이었다. 그런데 정부는 올해 전기차 보조금 한도의 100%를 적용하는 기준을 6000만원 미만으로 제시했다. 그러자 테슬라는 모델3의 가격을 보조금 커트라인에 맞추기 위해 5999만원으로 조정했다.

테슬라가 내년에도 정부의 보조금 기준에 따라 가격을 내릴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테슬라는 최근 모델3(스탠더드 레인지) 가격을 기존 5859만원에서 6059만원으로 올렸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인기 모델인 모델3는 차가 없어 못 팔 정도”라며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자 (테슬라가) 가격을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테슬라는 지난해 하반기에 가격을 올렸다가 올해 초 가격을 내린 적이 있다.

뉴 EQA 250

뉴 EQA 250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는 국내 시장에서 전기차 EQA(기본 모델)를5990만원에 내놨다. 만일 내년에도 같은 가격을 받는다면 정부 보조금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독일 폴크스바겐은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 ID.4를 6000만원대에 팔고 있다. 이 차는 내년에 국내에서 출시할 계획이다.

ID.4

ID.4

익명을 원한 업계 관계자는 “대중적인 전기차를 지향하는 브랜드라면 보조금 기준선(차값 5500만원 미만)은 가격 결정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벤츠가 국내에서 EQA를 출시할 때 유럽보다 낮은 가격을 적용한 것처럼 폴크스바겐 ID.4도 비슷한 가격 정책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아이오닉 5

아이오닉 5

현대자동차는 아이오닉5, 기아는 EV6를 전기차 대표 모델로 내세운다. 차값은 대부분 5500만원 이하로 책정했다. 다만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와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점은 변수가 될 수 있다. 일부 완성차 업체는 보조금 기준인 기본 모델 가격을 내리는 대신 선택 사양(옵션)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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