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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푸틴, 우크라이나 놓고 2시간 냉전…미국, 러~유럽 가스관 폐쇄도 시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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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7일(현지시간) 백악관 상황실에서 보좌진을 대동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 화면)과 화상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7일(현지시간) 백악관 상황실에서 보좌진을 대동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 화면)과 화상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초강경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인 노르트스트림2 폐쇄 카드로 러시아를 압박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위기의 책임을 러시아에 떠넘기지 말라”고 맞받아쳤다. 두 정상은 지난 6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대면 정상회담을 한 지 6개월 만에 화상으로 만났다.

양국 정상은 121분간의 정상회담 내내 현재 일촉즉발인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서로 책임을 돌리며 공방을 이어갔다. 비공개 회담과 관련해 백악관은 “명확하고 직접적이며 솔직한 대화가 오갔다”고 표현했으며, 뉴욕타임스(NYT)는 “냉전의 동서 정치로 되돌아간 느낌”이라고 전했다.

러시아-유럽 연결 가스관

러시아-유럽 연결 가스관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회담 직후 브리핑에서 “두 정상의 논의는 직접적이고 직선적이었다”며 “많은 의견을 교환했으며 거절은 없었다”고 전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군사력 증강이 지속할 경우 강력한 경제 제재와 기타 조치로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전달했으며,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에 대한 지지를 재차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눈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2014년에 하지 않았던 일을 지금은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2014년은 러시아가 당시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한 해다. 바이든의 발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긴장을 고조할 경우 달러 결제 차단 등 경제 제재 외에도 군사적 대치까지 불사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로 설리번 보좌관은 “러시아가 긴장을 고조시킬 경우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우크라이나에 이미 제공한 수준을 뛰어넘는 무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백악관은 이미 완공해 현재 개통만 남은 노르트스트림2에 대한 운영 제재 조치를 시사했다. 설리번은 “서방은 노르트스트림2 파이프라인을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며 “러시아는 노르트스트림2를 통해 가스가 통과하는 것을 보고 싶다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행위를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노르트스트림2는 세계 최대 천연가스 생산국인 러시아에서 출발해 발트해 해저를 거쳐 독일로 직접 연결되는 총길이 1225㎞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이다. 노르트스트림2가 가동되면 유럽 천연가스 총수요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연간 550억㎥의 천연가스가 유럽으로 수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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