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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치매, 6개월 안남은 말기암환자 중환자실 입원 제한해야"

중앙일보

입력

6일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평택 박애병원의 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이 한 환자의 병상을 옮기고 있다.연합뉴스

6일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평택 박애병원의 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이 한 환자의 병상을 옮기고 있다.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가 병상 대란을 줄이기 위해 말기 암이나 장기부전을 앓는 코로나19 확진자의 중환자실 입원을 제한하자고 제안했다. 의협이 8일 주최한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중환자 병실 우선배정 기준안 마련 공청회'에서 홍석경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외상외과 교수는 이런 내용의 우선배정 기준을 공개했다. 이 기준은 대한중환자의학회가 미국·유럽의 가이드라인을 참조해 만들었다.
 홍 교수는 활동 능력, 질병 상태 등을 고려해 입원 우선순위를 1~4단계로 구분했고 이 중 4단계 집단을 입원 대상에서 제외하자고 권고했다. 이는 ▶뇌·심장·간·신경근골격계 등 말기장기부전▶예측 사망률 90% 이상 중증외상·중증화상 ▶대량 뇌출혈, 중증 치매 등 심각한 뇌기능장애▶기대여명 6개월 이하인 말기암▶생명을 위협할만한 심한 신체질환이나 생존이 어려운 빈사상태▶예측 생존율 20% 이하 중 하나라도 해당하는 경우가 해당한다.

중환자실·준중환자실 입원 기준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대한중환자의학회 ‘감염병 유행시 거점병원 중환자실 프로토콜’(2020.8)]

중환자실·준중환자실 입원 기준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대한중환자의학회 ‘감염병 유행시 거점병원 중환자실 프로토콜’(2020.8)]

 홍 교수는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락다운(봉쇄)를 할 때 입퇴원 기준을 만들 수밖에 없었다. 우리도 시급히 준비해야 한다"며 "이런 기준은 전쟁터에서 있을법한 일인데, 불행히도 지금이 논의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임채만 한국의료윤리학회장은 "중환자실은 만들기 어렵다. 입원환자의 10%가 무의미한 환자라는 조사가 있다"며 "이걸 줄이면 병상을 만드는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 공공의료본부장은 "과학적 기반에 근거해 퇴원 지침을 만들어 지금의 비효율적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며 입원보다 이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병상이나 의료진 확보 노력을 먼저 했으면 좋겠다.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지영 대한중환자의학회 차기회장은 "의사는 생명을 살리는 사람인데, 지금 이런 말(입원기준)을 하게 돼서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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