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신생아, 자가치료 하라"···조리원 집단감염 산모의 분통

중앙일보

입력 2021.12.08 18:57

업데이트 2021.12.09 09:56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연합뉴스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연합뉴스

경기도 분당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생후 3주 남짓의 신생아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성남시와 조리원 측에 따르면 산모 1명과 신생아 4명이 확진됐다.

지난달 말 아기를 출산하고 이 조리원에서 산후조리를 했던 산모 A씨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조리원에서 미리 공지하지 않아 선제 조치를 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내 아기가 열이 나고 기침을 하자 그제야 (조리원에서) 코로나19 의심 증세가 있던 한 산모와 그의 신생아가 검사를 받으러 갔다고 말해줬다”며 “두 시간 뒤 그 아기와 산모가 확진됐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확진 산모가 이미 주말에 의심 증상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조리원에서 안일하게 대응했다”고 덧붙였다.

산모 “신생아 격리실 있었는데 관리 소홀”

산모와 조리원 측에 따르면 지난 5일 밤 한 산모와 아기가 열이 나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6일 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7일 조리원에 있던 모든 산모와 신생아는 코로나19 전수 검사를 받았으며 A씨의 아기를 포함한 신생아 3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산모 감염은 추가로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또 다른 확진 신생아의 산모 B씨는 “신생아 격리실이 따로 있다”며 “최초 확진된 아기가 열날 때 격리만 했어도 아가들은 무사했을 것이다. 조리원이 신생아실 관리를 어떻게 했는지 보여주는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씨는 “아무래도 신생아실에서는 아가들을 다 같이 눕혀놓고 밥도 먹이고 하다 보니 아가들 사이에서 감염이 쉬운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응급병원 “병상 부족”, 보건소 “자가치료하라”

A씨는 아기가 코로나 19 검사를 마치고 확진 판정을 받기까지 걸린 반나절의 시간이 오히려 더 힘들었다고 했다. A씨는 “기침도 하고 열도 나는데 응급병원 50군데에 전화해봐도 병상이 없어서 받아주지 못한다고 하고, 보건소에서는 확진자가 아니면 취급하지 않는다고 했다”며 “(보건소에서) 태어난 지 한 달도 안 된 아가들한테 ‘자가치료를 해라’고 하니 분통이 터졌다”고 말했다.

현재 조리원은 폐쇄된 상태이며 확진 판정을 받은 신생아 4명 중 2명이 이 조리원에 격리돼 있다. 다른 2명은 서울대병원으로 옮겼다. B씨는 “보건소에서 연락을 준다고 하는데, 병상이 부족해서 늦어진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생아는 의사의 약 처방이 없으면 약도 못 먹어서 해줄 수 있는 게 손수건을 적셔 열 내리라고 아기를 닦아주는 것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조리원 측 “최선 다했다”

조리원 측은 “우리 능력으로는 최선을 다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조리원 측은 “처음에는 직원이 옮긴 줄 알고 직원들 검사를 했는데 모두 음성이 떴다”며 “오히려 남은 산모들이 (검사를) 안 한다고 했는데 우리가 보건소로 직접 가서 진단 키트를 받아와서 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보건소에서 먼저 ‘확진 신생아와 산모를 받아줄 수 있겠냐’고 물었고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며 “최선을 다해 협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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