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률 80% 넘는데 확진자 7000명대 위중증 환자 최고, 왜?

중앙일보

입력 2021.12.08 18:32

코로나19 확진자수가 7000명대를 넘어선 8일 오전 서울 강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많은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뉴시스

코로나19 확진자수가 7000명대를 넘어선 8일 오전 서울 강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많은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뉴시스

국민 80%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지만, 하루 확진자 수가 7000명을 넘어서고 위중증 환자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사망자도 크게 늘어 국내 접종이 시작되기 이전인 지난해 연말 수준을 뛰어넘었다. 접종 초기 백신 효과가 6개월 이상 지속되고 인구의 일정 수준 이상 접종을 하면 집단면역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됐지만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60세 이상 미접종자의 접종과 기존 접종자의 추가 접종(부스터샷)이 시급하다고 한 목소리로 말한다.

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신규 확진자는 7175명 늘어 지난해 1월 20일 국내 코로나19 환자가 처음 발생한 이후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기존 최다치인 5352명(4일)보다 1823명 많다.

확진자만 늘어나는게 아니다. 위중증 환자 역시 840명으로 연일 역대 최다치를 기록하고 있다. 위중증 환자 중 83.3%(700명)는 60세 이상이다. 이외 50대 85명, 40대 26명, 30대 24명, 10대 1명, 10세 미만 1명으로 나타났다.

상태가 위중한 환자들이 늘면서 병상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전국 코로나19 중증 병상 가동률은 78.7%, 수도권은 84.5%로 포화상태다. 대전과 세종, 강원, 경북은 중증 병상 0이다.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병상 배정을 받지 못해 집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수도권에서만 860명이 하루 이상 대기 중이다. 이 중 378명은 70세 이상이고, 482명은 고혈압ㆍ당뇨 등 기저질환자다. 전날 코로나19로 숨진 사람은 63명으로 역대 3번째다. 사망자 대부분(59명)은 60세 이상이다. 4명은 50대다.

최근 4주간 감염 경로.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최근 4주간 감염 경로.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당초 중증화율을 1.6% 정도로 가정해서 지난해 12월 대비 중환자 병상은 약 3배,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도 3배 정도 확충했다”며 “그러나 지금 7천명 정도의 확진자가 나오고 중증화율도 2∼2.5% 내외로 높아져 중환자실 가동률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중증화율이 위드코로나 시작 당시 정부 예상치를 뛰어넘으면서 의료대응역량이 한계에 부닥쳤다는 얘기다.
손 반장은 “최대한 빠르게 중환자실을 추가로 확충하고 있지만, 의료인력의 배정 등 한계가 있다”며 “(확진자) 약 1만명 정도까지는 견딜 수 있지만, 그 이상을 위해서는 상당한 의료적 조정이 추가로 필요해 예정된 병상 확충 작업을 계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돌파감염 추정사례.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돌파감염 추정사례.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10명 중 8명이 접종을 완료했는데도 왜 확진자가 이렇게 폭발적으로 늘고, 병세마저 악화할까.
최근 확진자는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많이 나온다. 지난달 28일~지난 4일 한 주간 확진자 발생률(10만명당)을 들여다보면 60대(12.9명), 80세 이상(12.7명), 70대(12.2명)에서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왔다. 한달 전 이들 연령대 확진자 발생률이 10만명당 5명~6.2명이었으나 한달 새 두배로 뛰었다.

전문가들은 높은 접종률에도 여전히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고령층이 많다는 점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60세 이상 미접종자는 99만명에 달한다. 지난달 11월 28일 기준으로 최근 8주간 만 12세 이상 확진자 10만7296명 중 미접종자ㆍ불완전(1차)접종자가 45.5%으로 나타났다. 인구의 20% 가량인 미접종자 군에서 신규 확진자 절반이 나오는 것이다. 미접종ㆍ불완전 접종자는 위중증 환자의 57.4%, 사망자의 57.7%를 차지한다.

또 60세 이상 고령층의 접종 효과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저하되면서 돌파감염이 크게 늘어났다. 이들 연령층은 대다수가 지난 봄~여름 접종했다. 보통 어떤 백신이든 접종자의 연령이 높을수록 면역 반응이 약하게 나타나고 항체 생성률도 떨어진다. 여기다 접종 후 4~6개월이 시간이 지나면서 효과가 뚝 떨어진 것이다. 실제로 방대본이 국내 접종완료자 4000만 5274명의 돌파감염 여부를 분석했더니 80세 이상에서 10만명당 333.6명(0.333%)으로 가장 많았다. 백신 효과가 떨어진 상태서 위드코로나 이후 지역사회 감염이 널리 퍼지면서 돌파감염이 쉽게 일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돌파감염자는 지난 5월 7명, 6월 116명에 그쳤지만 7월 1180명으로 네자릿수를 기록했고, 10월 1만6097명, 11월 4만3047명으로 빠르게 늘었다.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은 “고령층은 백신을 맞아도 젊은층에 비해 효과가 떨어지고 효과가 짧게 지속된다. 모든 백신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백신을 접종하면 기억세포 반응이 남아서 중화항체가 떨어지더라고 감염 시 필요한 면역반응이 나타나는데, 고령층은 기억세포 반응도 젊은층에 비해 덜 일어난다”라고 덧붙였다.

방 센터장은 “지금 가장 급한건 고령층 가운데 미접종자에 대한 접종, 또 접종을 했더라도 시간이 한참 지난 고령층에 추가 접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국내 3차접종 후 돌파감염 비율은 0.016%로 지금까지 위중증 환자는 1명 나왔고 사망자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는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를 줄이는 가장 확실하고 직접적인 방식은 고령층 접종”이라며 “청소년 접종도 좋지만, 이들에 대한 접종에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서, 극단적으로는 인센티브를 주는 방법까지 동원해 집중적으로 접종해야 한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백신 종류별/연령대별 10만 접종자당 돌파감염 발생률.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백신 종류별/연령대별 10만 접종자당 돌파감염 발생률.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백신 종류에 따라 돌파감염률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분석도 있다. 박은철 연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국내 코로나19 사망자 수 추이를 보면 접종 이후 뚝 떨어졌다가 7월부터 늘기 시작해 11~12월 급격히 느는데 아스트라제네카(AZ)의 한계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60~74세 1000만여명이 맞은 AZ의 중화항체 지속 기간이 3~4개월로 화이자나 모더나의 6개월에 비해 짧다는 설명이다. 백신 종류별로 보면 얀센의 누적 돌파감염 발생률이 0.489%(10만명당 489.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아스트라제네카 0.342%(10만명당 341.6%), 화이자 0.132%(10만명당 132.2명), 모더나 0.021%(10만명당 21.1명), 교차접종자 0.219%(10만명당 219.3명) 순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AZ접종자를 비롯한 고령층에 대한 추가접종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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