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용호, 野 입당 전 尹에 문자 "김종인 먼저 꼭 잡으라"

중앙일보

입력 2021.12.08 15:54

업데이트 2021.12.08 18:58

 호남 현역 의원으로 국민의힘에 7일 입당해 윤석열 후보 선대위 공동선거위원장에 임명된 이용호(재선, 전북 남원·임실·순창) 의원이 입당에 앞서 윤 후보에게 "김종인 위원장을 속히 영입하라"는 호소문을 보냈다고 선대위 소식통이 8일 전했다. 소식통은 "이 의원은 지난달 중순 이후 윤 후보와 김종인 위원장의 줄다리기가 이어지며 김 위원장의 선대위 영입이 지연되자 윤 후보에게 '김종인 위원장의 손을 꼭 잡아달라'는 취지의 장문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며 "이 의원은 이를 통해 '김 위원장 영입이 성사돼야 내가 국민의힘에 들어갈 수 있다'는 입당의 선결 조건을 암시한 것"이라고 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용호 의원은 자신과 윤 후보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한 정진석 국회부의장에게도 같은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이에 정 부의장은 "책임지고 김종인 영입을 성사시키겠으니 걱정말고 입당하라"는 답을 보냈으며, 윤 후보도 같은 뜻을 이 의원에게 전하는 한편 김 위원장 영입에 박차를 가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김종인 위원장 영입이 지연되는 가운데 이 의원의 국민의힘 입당설에 놀란 민주당은 송영길 대표를 비롯한 핵심 인사들이 연일 이 의원에게 전화해 '지역위원장 자리를 비롯해 당근을 줄테니 민주당에 입당하라'고 설득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이 의원은 복당 약속을 뒤집고 자신을 배척해온 민주당의 조변석개식 행태에 넘어가지 않고, 중도개혁의 상징인 김종인 위원장의 국민의힘 영입이 성사된 직후 같은 당 입당을 단행한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만일 지난 3일 김종인 위원장의 선대위 합류가 결정되지 않고 내홍이 이어졌다면 이용호 의원은 국민의힘 입당을 미루면서 고민을 계속했을 것"이라며"김종인 영입 성사가 이 의원 의 입당 결단에 도움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김종인 위원장과 이용호 의원은 둘다 같은 호남(전북 ) 동향이고 중도개혁 성향이라 국민의힘이 내세운 '호남동행론'의 두 축으로 함께 갈 것"이라며 "이 의원이 입당 결단을 미루면서 윤 후보 등에게 '김종인의 손을 잡으라'는 장문의 메시지를 보낸 건 김종인이 국민의힘에 없으면 본인도 힘들고 외로울 수 있다는 심경을 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또 이 의원의 국민의힘 입당엔 같은해 (1985년) 언론계에 입문한 기자 동기로 취재현장을 함께 누비고, 국회사무총장 시절엔 자신을 홍보기획관으로 발탁해 인연이 깊은 정진석 국회부의장의 역할이 컸다"며 "이 의원이 윤 후보와 함께 정 부의장에게도 똑같이 '김종인을 잡으라'는 메시지를 보낸 이유"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정 부의장은 지난 3주동안 3차례 김 위원장을 만나 선대위 합류를 설득하고, 사흘 연속 국민의힘 4~5선 의원들을 만나 김 위원장 영입에 총력을 기울이자는 합의를 끌어냈다고 한다. 특히 정 부의장은 김종인의 선대위 합류가 최종 결정되기 전날인 2일밤에는 김재원 최고위원, 권성동 사무총장과 평창동 김종인 자택앞에서 2시간 가까이 기다린 끝에 김종인 위원장을 만나 선대위 합류를 설득했다고 한다. 정 부의장은  "지난 2월부터 '별의 순간'이란 말로 윤석열을 띄웠고,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도 윤석열을 돕지 않았나. 그럼 끝까지 윤석열을 책임져야하지 않나"고 설득했으며, 이에 김 위원장은 씩 웃음을 지어보이며 수용의 뜻을 비쳤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에 대해 정진석 부의장은 "극적인 선대위 출범의 주인공은 윤석열 후보와 김종인 위원장으로, 윤석열은 대인적 풍모와 정치력, 김종인은 책임감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한편 이용호 의원은 7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나의 국민의힘 입당설이 도니까) 민주당 선대위 인사들이 관심을 표명해왔다"며 "내게 '민주당에 입당하면 지역위원장 자리를 비롯해 많은 것을 주겠다'고 했지만, 급하니까 붙잡는 식이었고 내가 (민주당에) 회군했을 때 그들이 그런 것(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고 했다.
 이 의원은 "나는 과거 민주당에 2번이나 뒤통수를 맞아 신뢰가 깨졌고 트라우마가 있다. 한번은 (2019년 민주당 대표 시절 나의 복당을 불허한) 이해찬에 당했고, 이번에도 '복당시켜주겠다'더니 유야무야해 버리더라"며 "두 번 속는 것도 그런데, 세 번 속는 게 맞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또 이미 윤석열 후보를 만나는 등 돌아가기엔 상당히 멀리 왔다. 돌아간다면 정치인으로 모양이 우습지 않겠나"고 했다.

이, 11월15일 윤석열 만났지만 국힘 입당 미뤄
'김종인 내홍'이 발목, 윤에게 장문의 문자 보내
"김종인 꼭 잡으라"며 '김 영입이 입당조건' 암시
자신을 윤에 연결한 정진석에게도 같은 문자
이, 김 영입 성사된 지난 주말 입당 최종 결단
민주 '지역위원장 준다' 며 회군요청...일축당해
이 "민주당에 두번 속기도 그런데 세번 속겠나"
영입주역 정진석 "윤-김,풍모와 책임감 돋보여"
오후5시 '강찬호의 투머치토커' 상세보도

 그는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도 연락해왔나"는 질문에 "이재명 후보는 한 달 전쯤 내게 전화해 '같이 하자'고 했지만 내 사정은 모르고 있더라. '복당이 이유 없이 지연되고 있다'고 하니까 '그런 일이 있었냐'고 하더라"고 했다.
 언론인(경향신문 기자) 출신인 이용호 의원은 2004년 민주당(당시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17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한 뒤 2016년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후보로 남원·순창·임실 지역구에서 당선됐다. 이후 2018년 당시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합당을 결정하자 이에 반발하며 탈당했다. 지난해 21대 총선에선 무소속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호남 지역에서 민주당 아닌 무소속으로 당선된 의원은 이 의원이 유일하다.

 이 의원은 지난 4월 민주당에 복당 신청을 했지만, 민주당이 결정을 계속 미루자 지난달 15일 윤 후보를 만난 뒤 복당 신청을 철회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지난 4월 민주당에 복당 의사를 밝힌 직후 당원자격심사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복당에 찬성한다는 결론이 났고, 당 관계자가 이 의원에게 '복당이 컨펌(결정)됐다'는 전화까지 했는데 이후 뚜렷한 이유 없이 복당이 미뤄져 왔다고 한다. 이에 이 의원은 지난달 15일 윤 후보, 정진석 부의장과 조찬 회동을 한 뒤  “민주당 내 계파주의, 기득권 정치, 지역 패권주의 때문에 저의 복당 문제가 장기간 표류하고 있다”며 민주당 복당 신청 철회를 선언했었다.
 자세한 내용은 8일 방송된 중앙일보 유튜브 '강찬호의 투머치토커'에서 보도된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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