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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 셋 중 하나 ‘나 홀로 산다’…1인 가구 40%는 “일 안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가장 흔한 가구 형태로 ‘나 홀로’ 가구가 자리 잡았다. 셋 중 하나꼴로 1인 가구였다. 1인 가구 40% 이상이 수도권에 몰려 살고 있었다. 소득은 전체 가구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서울 용산구의 공인중개사무소 게시판에 원룸 전세 매물이 붙어 있다. 뉴스1

서울 용산구의 공인중개사무소 게시판에 원룸 전세 매물이 붙어 있다. 뉴스1

8일 통계청은 이런 내용의 ‘통계로 보는 1인 가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여러 국가승인통계에 흩어져 있는 1인 가구 내용을 한데 묶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가구 가운데 31.7%(664만3000가구)가 나 홀로 사는 가구였다. 2014년 이후 7년째 1인 가구는 주된 가구 형태(가구원 수별 비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1인 가구 비중은 2019년 30%를 넘어선(30.2%) 데 이어 지난해 더 늘었다.

1인 가구주 나이대별로는 20대 비율이 19.1%로 가장 높았고 30대(16.8%)가 뒤를 이었다. 부모와 같이 살다가 직장ㆍ학업 등 이유로 독립한 젊은 층이 많아서다. 그다음 50대(15.6%), 60대(15.6%), 40대(13.6%) 순이었다.

자료 통계청

자료 통계청

연령대에 성별까지 고려한 양상은 좀 달랐다. 여자는 60대 이상 고령층이 45.1%로 절반 가까이 차지한 반면 남자는 30~50대가 56.9%로 대다수였다. 강유경 통계청 사회통계기획과장은 “남성 30~50대는 직업 때문에 1인 가구로 사는 경우가 많다”며 “여성은 보통 아이와 같이 살기 때문에 30~50대 1인 가구 비중이 작고, 60대 이후 사별 등 이유로 1인 가구가 되는 비율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기준 1인 가구 중 취업자 비율은 1년 전보다 1.2%포인트 내린 59.6%였다. 전 가구 평균 60.4%보다 낮았다. 1인 가구 10명 가운데 4명은 일 없이 지내고 있다는 의미다. 1인 가구 중 고령자(60대 이상 33.7%)가 많은 탓이다.

혼자 살다 보니 벌이도 적었다. 2019년 기준 1인 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2162만원으로, 전체 가구 5924만원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36.4%)에 불과했다. 1인 가구 77.4%는 연 소득이 3000만원 미만이었다.

1인 가구가 겪고 있는 경제난은 다른 통계에서도 드러났다. 전체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 145만9000가구 가운데 101만3000가구(69.4%)가 1인 가구였다. 노후 생활비를 본인ㆍ가족이 아닌 정부ㆍ사회단체로부터 받고 있다고 답한 비율도 1인 가구(31.2%)가 전체 가구 평균(13.4%)의 2.3배에 달했다.

자료 통계청

자료 통계청

지난해 기준 1인 가구 중 40% 이상이 수도권에 몰려 있었다. 경기에 21.2%, 서울에 20.9%가 살고 있었다. 가장 흔한 1인 가구 주거 형태는 단독주택(44%)이었다. 아파트(32%), 연립ㆍ다세대(11.3%)가 뒤를 이었다. 전체 가구 절반(51.5%)이 아파트에 살고 있는 것과는 차이가 분명했다.

혼자 살다 보니 집의 크기도 작았다. 50.5%가 원룸 형태의 40㎥(약 12평) 이하 면적 주택에 살고 있었다. 1인 가구가 원하는 주거 지원은 전세 자금 대출(32.4%), 월세 보조금(19.5%) 순서였다. 주택 구입 자금 대출을 1위(34.6%)로 꼽은 전체 가구와 차이가 있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인 가구의 소득 수준이 낮게 나오는 건 고령화로 인한 독거 노인 증가, 취업 준비 청년층의 경제적 어려움 때문으로 분석된다”며 “같은 1인 가구라 해도 청년층은 주거, 중장년층은 고용 유지, 노년층은 저소득 계층을 중심으로 한 기초연금 확대 등 연령대별로 초점을 달리해 지원을 보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교수는 “저소득 1인 가구는 건강도 좋지 않고 사회적 안전망에서도 배제되는 경우가 많은데 빈곤 , 건강 관리 등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사회 서비스 확대가 전체적으로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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