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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모은 집·땅 11억 전재산 내놨다…86세 할머니 통큰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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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억원 상당의 재산을 고향 성주군에 기부한 박자연 할머니. 사진 경북 성주군

11억원 상당의 재산을 고향 성주군에 기부한 박자연 할머니. 사진 경북 성주군

혼자 사는 80대 할머니가 "고향 주민들의 재산이 됐으면 한다"며 평생 모은 전 재산을 군청에 기부했다.

주인공은 박자연(86) 할머니다. 8일 경북 성주군에 따르면 할머니는 지난 6일 성주군청을 찾아 자신 소유의 땅(대지 1728㎡, 임야 6287㎡)과 주택을 포함한 건물 2동, 106점의 미술소장품 등 감정가 11억2600만원 상당의 재산을 기부했다.

그는 "내 고향 성주군을 위해 작은 기여를 하고 싶었다. 군민을 위한 재산이 돼 좋은 일에 잘 쓰였으면 한다"고 했다. 할머니는 2016년 서울에서 성주로 귀향한 후 성주군 가천면 용사리에서 홀로 살고 있다.

그는 어릴 때 상경해서 양식당 등을 운영하며 서울에서 지내왔다. 1989년~1991년까지 서울 한별라이온스클럽 회장을 지낸 박 할머니는 평소 사회단체 봉사를 하면서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늘 앞장서왔다고 한다.

이병환 성주군수는 박 할머니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면서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할머니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기부 재산은 성주 지역 발전과 지역 주민을 위해 유용하게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박 할머니처럼 '통 큰' 기부를 하는 사례가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경남 창원한마음병원이 “의사과학자 양성에 힘써달라”며 포스텍에 100억원의 발전기금을 기부했다. 하충식 창원한마음병원 이사장은 평소 소형차를 타는 등 검소한 생활을 하면서 중·고생 교복지원금 등 30년이 넘게 150억 원에 달하는 다양한 사회사업을 펼쳐왔다.

경남 김해의 한 기업은 익명으로, 이웃들의 생필품으로 쓰일 이불·베개·라면·마스크 등 18개 종류의 생필품이 담긴 1억원 상당의 상자 500개를 김해시에 전달하기도 했다.

지난달엔 "좋은 일에 써달라"며 '메신저 피싱'을 당한 후 받은 피해 보상금을 내놓은 익명의 기부자도 있었다. 그는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퀵서비스'를 통해 기부금을 보내겠다는 의사를 밝힌 뒤 작은 상자를 30여분 뒤 보냈다. 모금회에서 상자를 열어보니, 손글씨로 쓴 쪽지 한장과 오만원권으로 170만원이 든 봉투가 있었다.

쪽지에는 자신이 익명으로 기부하게 된 사연이 적혀 있었다. '올 2월에 (제가) 메신저 피싱을 당해서 천만원이라는 돈을 잃었습니다. 다행히도 그중 일부를 얼마 전 보상받아서 그중 조금이나마 좋은 일에 동참하고자 기부를 결정했습니다. 좋은 일에 사용해 주세요. 수고하세요.'

익명의 할머니가 “어려운 이웃에게 써달라”며 서울 강남구에 1억5200여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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