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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킹] 햄·소세지 줄이고 해산물 섭취 늘려야하는 명확한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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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라이블리의 〈부엌에서 찾은 건강〉 
③ 오메가3·오메가6, 두 가지 밸러스의 비밀 

 오메가3는 세포막 사이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며 세포막의 유연성을 높여준다. 사진 픽사베이

오메가3는 세포막 사이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며 세포막의 유연성을 높여준다. 사진 픽사베이

사람들은 오메가3가 눈에 좋다거나 뇌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하지만, 오메가3의 진면목을 알기 위해서는 ‘세포막’과 ‘염증을 조절하는 지방’을 이해해야 한다. 이걸 이해하고 나면 오메가3가 눈이나 뇌처럼 어느 장기에만 좋은 수준이 아니라, 우리 몸 모든 곳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세포막’은 무엇일까. 세포는 생명을 이루는 기본 단위로, 우리 몸 모든 곳에 존재한다. 이 세포들의 경계를 이루는 ‘막’이 세포막이다. 세포막은 ‘지방’으로 구성된다. 올챙이처럼 생긴 지방 분자들이 꼬리를 맞대고 두 개의 층을 형성하고 있다.

지방의 종류는, 지방 분자들의 올챙이 꼬리가 꺾이는 방향과 움직임 정도에 따라 다양하다. 세포막에는 상대적으로 얌전한 올챙이들, 즉 꼬리가 거의 일자로 뻗어서 움직임이 크지 않은 지방산들이 많다. 여기에 ‘오메가3’라고 불리는 특이한 지방산이 그 사이사이에 쏙쏙 끼어 들어가 있는데, 오메가3 지방산(그중에서도 DHA)은 굉장히 활발한 올챙이, 즉 꼬리가 많이 꺾이면서 굉장히 열심히 움직이는 올챙이다.

그런데, 얌전한 지방산들만 있으면 서로 간의 간격이 좁아 상대적으로 단단한 세포막을 형성한다. 반면, 움직임이 활발한 오메가 3가 포함될 경우 올챙이 사이의 공간을 넓혀 세포막의 유연성을 높인다.

세포막은 올챙이 모양의 지방이 꼬리를 맞댄 2중층 구조로 되어 있다. 이 사이사이에 오메가3 지방산이 포함되어 세포막의 유연성을 증가시킨다. 이미지 canva.

세포막은 올챙이 모양의 지방이 꼬리를 맞댄 2중층 구조로 되어 있다. 이 사이사이에 오메가3 지방산이 포함되어 세포막의 유연성을 증가시킨다. 이미지 canva.

우리의 세포들은 세포 외부와 내부에서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활동하는데, 신호전달 과정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세포막과 세포막 내의 단백질들은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 이 움직임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 중 하나가 오메가3로 인해 발생하는 세포막의 유연성이다.

최근에는 세포막에 오메가3가 포함된 정도를 잴 수 있는 검사가 시행되고 있다. 이 검사가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예측하는데 가치가 있다는 논문들도 다수 발표되고 있다. 세포막 내 오메가3 비율이 질병 위험을 감소시키는 데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두 번째는 ‘염증을 조절하는 지방’이다. 우리 몸에는 염증을 조절하는 ‘필수 지방산’의 양대 산맥이 있다. 바로 ‘오메가3’와 ‘오메가6’다. 오메가3와 오메가6는 같은 효소를 공유하며 여러 염증 조절 물질들을 만든다. 오메가3는 염증을 줄이는 ‘항염증’ 물질을 많이 만드는 반면, 오메가6는 염증을 높이는 ‘염증 촉진’ 물질을 많이 만들어낸다. 이때 핵심은 ‘같은 효소를 공유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오메가6가 많아 효소를 차지해버리면 오메가3에 작용할 효소는 없어지며, 결과적으로 항염증 물질을 만들 수 없게 된다.

항염증 물질을 많이 만들기 위해선 오메가3와 오메가6의 비율이 중요한다. 공장식으로 키워진 육류에는 오메가3보다 오메가6의 비율이 10배 넘게 차이난다. 사진 픽사베이

항염증 물질을 많이 만들기 위해선 오메가3와 오메가6의 비율이 중요한다. 공장식으로 키워진 육류에는 오메가3보다 오메가6의 비율이 10배 넘게 차이난다. 사진 픽사베이

많은 시간을 거치며 진화해온 우리 몸의 오메가3:오메가6 비율은 1:1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 비율에서 우리 몸은 적절하게 세포막 유연성을 확보하고, 항염증과 염증 작용의 균형을 이룰 수 있었다. 그렇다면 현대인의 식사에서 얻는 오메가3:오메가6의 비율은 어느 정도일까? 나라마다, 또 음식의 종류나 문화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서구식단 기준으로 본 비율은 1:15를 넘어선다. 또, 공장식으로 키워진 닭고기나 돼지고기의 경우 1:10이 넘는 비율을 보인다.

이 숫자는 현대사회에서, 고기를 먹으며 살아가는 우리는 필연적으로 오메가6의 과다, 오메가3의 결핍 속에 살아간다는 것을 보여준다. 결국 우리는 오메가3:오메가6 균형을 회복해야 한다. 세포막의 유연성을 유지하고, 항염증 작용을 하는데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전에도 우리는 오메가3가 필요하다는 것을 어렴풋하게는 알고 있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오메가3가 우리 몸에서 어떻게 기능하는지 제대로 이해한다면 오메가3를 보충하는 방법의 접근도 달라진다. ‘몸에 좋다고 하니 오메가3 영양제 챙겨 먹으면 되겠지’라던 생각이 ‘오메가6의 섭취를 줄여야 하는 게 아닐까?’라고 바뀔 수 있다.

내가 제안하는 전략도 같다. 첫 번째로 오메가6의 섭취를 가능한 줄여야 한다. 오메가3 영양제를 한 움큼 먹는다고 해도, 더 많은 오메가6가 효소들을 차지해버리면 우리가 원하는 오메가3의 항염증 작용은 얻을 수 없어서다.

튀김감자의 경우, 오메가3는 거의 없고 오메가6이 많다. 햄과 소시지도 마찬가지다. 두 가지 음식만 줄여도 오메가6의 섭취를 줄일 수 있다. 사진 픽사베이

튀김감자의 경우, 오메가3는 거의 없고 오메가6이 많다. 햄과 소시지도 마찬가지다. 두 가지 음식만 줄여도 오메가6의 섭취를 줄일 수 있다. 사진 픽사베이

줄여야 할 대표적인 음식은 튀긴 가공식품과 육류가공품이다. 튀긴 가공식품 중 하나인 감자칩의 경우 오메가3가 거의 들어있지 않고 오메가6만 가득 포함돼 있다. 햄과 소시지 등의 육류가공품에는 오메가3:오메가6 비율이 무려 1:22에 이른다고 한다. 이 두 가지를 줄이는 것이 가장 간단하게 오메가6 섭취를 줄이는 실천법이 될 수 있겠다.

연어는 대표적인 오메가3가 많이 들어있는 생선이다. 산화되지 않은 신선한 상태로 먹었을 때 섭취 효과가 더 크다. 사진 픽사베이

연어는 대표적인 오메가3가 많이 들어있는 생선이다. 산화되지 않은 신선한 상태로 먹었을 때 섭취 효과가 더 크다. 사진 픽사베이

두 번째 제안은 오메가3:오메가6의 밸런스가 조금 더 잘 맞춰진 고기를 선택하는 방법이다. 최근 오메가3:오메가6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오메가3가 더 균형 있게 포함된 고기(자연 방목하며 목초로 사육한 소고기나 오메가3 돼지고기 등)이 판매되고 있다. 밖에서 사 먹는 고기는 조절할 수 없더라도 집에서 먹는 고기에서 오메가3를 늘리고 오메가6를 줄여볼 수 있다.

세 번째는 연어·고등어·멸치·굴 등의 해산물이나 아마씨 등으로 오메가3를 충분히 섭취하는 방법이다. 아마의 씨앗이자 향신료인 아마씨의 경우 요리할 때 갈아서 음식에 넣어주면 좋다. 산화하지 않은 신선한 상태의 오메가3를 공급하는 동시에 음식 맛까지 살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물론 음식으로 오메가3를 보충하는 일이 어려울 때는 영양제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때 ‘오메가6 줄이기’를 병행하지 않으면 오메가3의 항염증 효과는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것도 꼭 기억해야 한다.

앞서 말했듯 오메가3가 건강에 좋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런데,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 해도 어떻게 얼마나 아느냐에 따라 대처할 수 있는 방향이 바뀌어버린다. 하나를 알아도 제대로 알아야만 하는 이유다. 영양을 공부하면서 내가 가장 절실하게 느낀 점이기도 하다. 이 글을 읽은 여러분이 오메가3:오메가6의 균형을 맞추는 식단으로 세포를 말랑말랑하게, 염증을 줄이는 생활을 할 수 있길 바란다.

최지영 피부과전문의 cook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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