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종전선언 추진 필요” 윤석열 “국민적 합의 없었다”

중앙일보

입력 2021.12.0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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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대선주자들이 본 종전선언 

문재인 정부가 임기 말 주력하는 종전선언에 대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각론까지 찬성했지만,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비핵화 진전 등이 먼저 충족돼야 한다며 반대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종전선언의 취지에 공감하지만, 현실적 한계를 극복하려면 ‘평화선언’이 더 나은 대안이라고 밝혔다. 중앙일보가 지난달 28일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 5% 이상의 지지율을 얻은 여야 4당 대선캠프에 정책 질의서를 보내 답변을 받은 결과다.

이재명 후보는 “평화협정 체결로 가는 로드맵의 초기 단계 조치로서 종전선언 추진이 필요하다”며 현시점에 종전선언을 추진할 필요성을 인정했다. 반면에 윤석열 후보는 ‘시기상조’라고 평가했다. 그 이유는 ▶국민적 합의를 이룬 적 없고 ▶북한이 핵무장을 강화하고 있으며 ▶평화협정에서 종전선언을 떼어내 별도로 추진하는 것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심상정 후보는 “가급적 이른 시기에 성사될 수 있길 희망하지만 내용에 대한 합의가 더 중요하기에 (시기는) 다소 늦춰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견 해소에 더 주목했다. 안철수 후보는 “현시점에서 종전선언은 본질적·역사적 의미가 없는 껍데기 선언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종전선언이 북한 비핵화를 유도하는 효용성을 발휘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이 후보는 “종전선언이 비핵화 협상 입구에서 이뤄지면 신뢰 조성에 기여하고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을 촉진하는 실질적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윤 후보는 “‘희망적 사고’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북한은 종전선언을 비핵화의 조건으로 내세운 적이 없으며, 종전선언을 하더라도 다시 제재 해제 등을 주장하며 비핵화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다.

종전선언, 북 비핵화 기여 놓고도 의견 갈려

대선후보 4인의 종전선언 각론 평가.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대선후보 4인의 종전선언 각론 평가.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심 후보는 문재인식 종전선언 대신 ‘평화선언’을 제안했다. ▶북한의 핵 동결 및 대북제재 완화 ▶비핵화-평화체제 전환 원칙 등이 담긴 선언으로, “(종전선언이) 전쟁을 법적으로 종결짓는 평화협정도 아니면서 혼란과 비난을 초래하는 상황을 평화선언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평화협정의 입구로 종전선언을 활용하지 않을 경우 북한의 핵 보유국화 프로세스에 포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종전선언에 여러 조건을 걸었다. 제재 해제 및 한·미 연합훈련 중단이 이뤄져야 하고, 대북 적대시 정책과 이중기준을 철폐하라는 것이다.

대북제재 완화와 관련, 이 후보와 심 후보는 조건부로 일부 대북제재를 완화하는 방안에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 이 후보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그에 상응하는 제재 완화 등의 조치를 단계적으로 동시 교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북한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으면 제재를 복원하는 ‘스냅백’(Snapback·조건부 제재완화)을 이미 비핵화 해법으로 제시한 바 있다”고도 설명했다.

심 후보도 “북한의 핵 활동 동결과 대북제재 완화를 교환해야 한다”며 스냅백을 제안했다.

반면에 윤 후보는 “대북제재, 특히 유엔 안보리 제재는 실질적 비핵화 조치 없이 함부로 완화 또는 해제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스냅백’ 해법에 대해서도 “현재 미·중 및 미·러 관계를 고려할 때 한번 풀어진 제재를 유엔 안보리에서 원상 복귀시킬 수 있을지 매우 회의적”이라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안보리 제재는 북한의 국제규범 위반에 대한 대응이므로 북한 비핵화라는 프로세스와 연동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미훈련 중단? 이 “양국 협의” 윤 “불가” 

대선후보 4인, 北 ‘종전선언 요구조건’ 평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대선후보 4인, 北 ‘종전선언 요구조건’ 평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서도 후보들 간 의견차가 컸다. 윤 후보는 “연합훈련 중단은 한·미 군사대비 태세 약화, 한·미 동맹 균열을 초래하므로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북한 핵 프로그램이 전속력으로 전진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상황에서 연합훈련은 더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문제가 해소되고 북한의 도발이 중단되는 상황이 온다면 상응하는 조치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이 후보는 “한·미 연합훈련은 북한의 비핵화 진전과 각 부대의 전투준비태세를 고려해 한·미 간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결정해 나갈 사안”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미국과 협의해 연합훈련을 축소 및 유예했는데, 이 후보는 이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심 후보는 “북한이 적대적, 위협적이라 느낄 만한 한·미 연합훈련은 중단하고, 평화유지를 위한 방향으로 훈련의 성격 등이 전면 재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등 다른 국가의 군사력 증강은 문제 삼지 않으면서 북한만 문제 삼는 이중기준 철폐 요구에 4명의 후보는 이중기준이라고 생각하지 않거나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심 후보는 “근본적으로는 남북이 대화는 하지 않고 모두 미사일 개발 등 군비경쟁에 매달려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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