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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VR아트, 무한대로 커진 캔버스” 이름바꾼 메타, VR 체험해보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0월 개최된 메타 커넥트 컨퍼런스 영상의 일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가상회의에 참여하기 위해 아바타를 생성하는 모습. 메타

지난 10월 개최된 메타 커넥트 컨퍼런스 영상의 일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가상회의에 참여하기 위해 아바타를 생성하는 모습. 메타

페이스북은 지난 10월말 회사 이름을 메타(Meta)로 바꿨다. 당시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증강현실(VR)의 미래를 담은 영상에 직접 나와 “완전히 새로운, 경험 중심의 인터넷, 메타버스가 온다”고 강조했다. 메타버스는 정말 '판을 바꿀' 새로운 인터넷일까. 7일 가상공간에서 개최된 메타의 VR 미디어 쇼케이스에 기자가 직접 참여해봤다.

VR 예술작품 속에 던져지다

이날 행사는 메타의 VR 기기 ‘오큘러스 퀘스트2’를 통해 진행됐다. 국내 최초 VR 아티스트인 염동균 작가의 작품 2점을 VR 기기로 감상했다. 염 작가는 생계를 위해 보험 영업사원으로 뛰다가 예술계로 돌아온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DK STORY’와 인간의 삶과 죽음을 다룬 ‘죽음을 향하여’를 이날 공개했다.

오큘러스 퀘스트2를 착용하니 눈앞에 VR 세계가 펼쳐졌다. 우선 작가의 작품이 시야를 가득 채우는 경험은 압도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현실 세계와 완벽히 차단된 공간에서 작품을 자세히 경험하는 건 기존 예술 감상과 색다른 경험이었다. 특히 ‘죽음을 향하여’라는 작품은 심장과 해골 같은 상징적인 오브제에 붉은색 배경, 장엄한 사운드까지 더해져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염 작가는 “3D에선 공간을 확대·축소하고 이동하는 게 가능해 작가들에겐 캔버스가 무한대로 커진 것과 같다”며 “관람객 입장에선 전시장이나 특정 현장에 가지 않고도 예술 작품의 아우라를 확실히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VR 아트를 “디지털과 현실세계의 중간에 놓인 새로운 예술 카테고리”라 정의했다. 메타 측은 “메타버스로 넘어가는 과도기로 인스타그램의 AR필터를 사용해 현실 공간에 작품을 불러 감상하게 할 계획”이라며 “언젠가는 메타의 가상세계인 호라이즌 월드 안에서 NFT(대체불가능토큰)를 활용해 VR아트 등의 거래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염 작가는 이날 공개된 작품을 NFT로 발행할 계획이다.

VR 가상회의는 아직 '베타'

VR 아트 감상 후 곧이어 메타의 VR 회의 서비스인 ‘호라이즌 워크룸’으로 입장했다. 가상의 회의실에서 염 작가를 만나 작품 설명을 들었다. 정기현 메타코리아 대표도 참석해 메타의 VR 전략에 대해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대학 강의실 모양으로 구성된 호라이즌 워크룸에선 참석자들을 닮은 아바타들이 자리를 잡고 둘러 앉았다.

나를 닮은 아바타가 등장하고, 실제 기자간담회처럼 손을 번쩍 들고 발언하는 방식은 2차원 스크린 화상 회의에 비해 공간감이 뛰어났다. 하지만 업무회의의 핵심은 효율성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굳이 VR 헤드셋을 쓰고 회의할 만큼 VR 회의의 장점이 충분한지는 의문이었다. 헤드셋 탓에 참고 자료를 보기 힘들었고, 발표 내용을 메모하기도 쉽지 않았다.

정기현 메타코리아 대표는 “호라이즌은 아직 베타서비스 중이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하고 있다”며 “디바이스의 발전이 더 필요하지만 향후 사람의 실물을 렌더링하거나 손가락의 미세 움직임까지 전달되는 수준으로 몰입감을 끌어 올리면 사용 케이스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VR 가상회의 호라이즌 워크룸에서 7일 열린 미디어쇼케이스 간담회.

VR 가상회의 호라이즌 워크룸에서 7일 열린 미디어쇼케이스 간담회.

메타 “우리에게 중요한 건 한국, 창작자”

정 대표는 이날 메타버스 기업으로서 메타의 전략적 의미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그는 현재 메타버스가 게임과 소셜네트워크(SNS)에 주로 적용되고 있지만, 타인과 소통이 중요한 예술·교육·업무·레저 영역도 모두 메타버스로 넘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메타는 오큘러스 외에 PC·스마트폰 같은 다른 기기나 인스타그램 같은 플랫폼으로 메타버스 경험을 확장하는 인프라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K콘텐트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한국은 사용자 반응이나 디바이스 보급율, OEM(주문자 상표부착 생산) 환경, 크리에이터와 개발자 수준이 전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메타버스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크리에이터들이 VR 콘텐트와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게 K콘텐트 지원에도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메타는 지난 10월 창작자와 개발자들이 다양한 콘텐트를 주도적으로 만들도록 1750억원 규모의 창작자 지원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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