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여야가 부동층 비율이 높고 표 쏠림 성향이 강한 2030세대 공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030세대 공략을 위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내놓은 카드는 청년 공동선대위원장 임명이다. 외부에서 영입된 4명의 공동위원장 중 2명이 30대 청년이며, 여기엔 일명 ‘비니좌(모자 일종인 ‘비니’와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일컫는 유행어인 ‘본좌’의 합성어)’로 불린 청년 사업가 노재승 블랙워터포트 대표(37)도 포함됐다. 노 위원장은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비니를 쓰고 유세차에 올라가 오세훈 후보 지지 연설을 했는데, 이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비니좌라는 별칭이 붙었다.
6일 선대위 합류가 결정되자 노 위원장은 과거 SNS에 올렸던 글 때문에 여당의 집중포화를 받고 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영상을 공유하며 ‘대한민국 성역화 1대장’이라는 문구를 쓰거나, “이승만과 박정희는 구원자”, “난 정규직 폐지론자” 등의 글을 써 논란의 중심에 섰다.
노 위원장은 7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공당의 선대위원장이 된 지금의 시점에서는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과거의 개인 SNS의 글을 이렇게까지 악의적으로 받아쓰는 행태는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 5·18 민주화운동 당시 진압 상황을 ‘대한민국 성역화’라고 칭한 게 맞나.
- 아니다. 5·18 민주화운동 때 평범한 광주 시민들이 겪었던 억울한 피해와 희생, 그리고 유가족들의 슬픔은 감히 제가 공감할 수 없을 정도로 아픈 상처일 거다. 더불어민주당이 5·18의 정신을 ‘5.18 민주화운동 특별법’으로 얼룩지게 하고 민주화 운동에 대해 의견조차 내지 못하도록 포괄적으로 막아버리는 행태를 비판한 것뿐이다.
- ‘정규직 제로’ 세상을 상상한다고 했다.
- 문재인 정권이 ‘정규직 지상주의’를 부르짖다가 고용 시장이 경직됐다고 생각한다. 내 경우 작은 회사지만 실제로 고용을 하면서 노동시장의 경직성 때문에 불편함을 겪고 있다. 새로운 사업을 해보고 싶을 때마다 정규직을 채용하기엔 재정적으로 무리가 따른다. 휴학생이나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 얽매이기 싫은 프리랜서 등 분명 비정규직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 애써 채용했지만, 회사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도 해고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복잡한 감정과 고민을 바탕으로 쓴 글이었다. 참고로 내가 여태 고용한 직원들은 모두 정규직이었다. 인턴 기간도 없었다.
- 이승만과 박정희 전 대통령을 ‘구원자’라고 표현했다.
- 모든 지도자에겐 공과 과가 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를 우리나라에 뿌리내리게 한 공이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비약적인 경제 발전을 이끌었다. 우리나라가 북한에 비해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건 국민의 노력과 더불어 지도자의 리더십이 있었다는 걸 부인할 수 없다. 그 부분을 높이 사 개인적 견해를 드러낸 것이다.
- 어떤 경위로 선대위에 합류했나
- 지난 1일 확정됐다.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땐 의아했다. 나는 정치권에 아무런 연고가 없는 일반 시민이고, 지난번에 연설한 것도 정말 우연이었다. 나는 말을 ‘예쁘게’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과거 직장 생활을 할 때 윗분들로부터 ‘예의 없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다. ‘쟤 누가 데려왔어’ 같은 얘기를 들을 수 있다고 했더니, 윤 후보 측에선 오히려 ‘그런 역할을 기대한다’고 했다.
- 어떤 정책을 제안하고 싶나
- 윤 후보의 청년 정책 틀은 좋다고 생각한다. 다만 윤 후보뿐 아니라 정치권 전반이 청년 세대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 윤 후보는 최근 10여년간 고위직에 계셨기 때문에 2030세대와 접촉할 일이 없었을 거다. 이런 분들이 우리 세대를 이해한다고 해도 그건 오해일 가능성이 크다. 우리가 부모세대를 완벽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비슷하다. 정책 등 자세한 일은 실무자분들이 하실 테고, 청년이 정말 바라는 게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려드리는 게 제 역할이라 생각한다.
- 2030세대의 주된 관심사는 뭐라고 보나
- 먹고 사는 문제다. 윤 후보가 서울대에서 청년들을 만나면서 ‘청년 세대를 어떻게 규정하겠느냐’라는 질문에 ‘불안’이라고 답한 일이 있다. 공감한다. 지금 청년들은 취업이 어렵고 마땅한 아르바이트조차 잘 없으니 뭐 먹고 살지 불안하다. 그 와중에 코인으로 잘 됐다는 지인, 취업해서 잘 사는 친구들을 보면 희망을 잃을 수 있다. 지금은 정상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