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발전소 인근 주민 80%, 조기 폐쇄 원해" 대선 후보에 기후 공약 촉구

중앙일보

입력 2021.12.07 11:46

강원도 강릉 안인리에 위치한 영동화력발전소 모습. 중앙포토

강원도 강릉 안인리에 위치한 영동화력발전소 모습. 중앙포토

국내 석탄발전소 인근 주민 10명 중 8명이 발전소 조기 폐쇄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기 폐쇄가 필요한 이유로는 기후 변화 대응과 건강 문제 등이 많이 꼽혔다. 환경단체들은 대통령 선거 후보들이 이러한 주민들의 요청을 실현할 기후 공약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 환경단체들이 연합한 탈(脫) 석탄 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는 설문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석탄발전소 인근 주민을 설문 조사한 결과를 7일 공개했다. 설문 대상은 석탄발전소가 위치한 11개 지자체와 연관 산업 지역인 경남 창원시 등 12개 지역에 사는 만 18세 이상 남녀 3600명이다. 조사 기간은 지난달 5~22일이다.

설문조사 결과 대선 후보들의 기후위기 대응 공약이 가지는 중요성엔 응답자의 83.2%가 '중요하다'(매우 중요 42.8%, 중요 40.4%)고 답했다. 이들이 원하는 기후위기 대응 공약으로는 '탈 석탄 및 석탄발전소 폐쇄'(28.5%)가 첫 번째로 꼽혔다.

지난 9월 탈석탄 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 출범 1주년 기자회견. 연합뉴스

지난 9월 탈석탄 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 출범 1주년 기자회견. 연합뉴스

또한 주민 77.7%는 향후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인천과 전남 여수에선 '기후위기는 매우 심각하다', '기후위기는 자연재해와 전염병 확산을 가속화시킨다' 등의 문항에 80% 이상이 동의했다. 이완기 인천환경운동연합 기후에너지국장은 "바다가 있는 인천은 해수면 상승과 태풍, 침수 피해가 직접적으로 우려돼 기후 위기에 특히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강원 주민 절반, 새 발전소 건설 몰라"

자신이 사는 지역에 신규 석탄발전소가 건설 중인 사실을 모른다고 응답한 주민도 상당수였다. 조사 결과 신규 석탄발전소 4기를 짓고 있는 강원도에 거주하는 응답자 중 57.2%가 건설 여부를 몰랐다고 한다. 이 중 안인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 중인 강릉도 54%가 "모르고 있었다"고 답했다. 강릉시와 삼성물산이 주민들에게 충분한 설명 없이 공사를 진행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석탄을 넘어서' 관계자들이 5월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석탄을 넘어서' 관계자들이 5월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설문조사에선 석탄발전소를 조기 폐쇄해야 한다는 요구가 컸다. 응답자의 80%가 이러한 내용에 동의했다. 조기 폐쇄에 동의한 사람들은 '기후변화 대응'(66.7%)과 '건강 문제'(23.3%)를 주된 이유로 꼽았다.

발전소 폐쇄 앞둔 보령은 '일자리' 우려

반면 조기 폐쇄에 동의하지 않은 주민들은 '석탄을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원 부족'(55.5%), '석탄 산업 종사자들의 일자리 문제'(13.0%)를 지적했다. 특히 석탄발전소 4기가 가동 중인 충남 보령에선 해당 응답자 4명 중 1명이 일자리 문제를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령 1·2호기는 지난해 12월 폐쇄됐고, 3~6호기는 2~3년 뒤 설계수명 30년이 도래해 문을 닫을 예정이다.

석탄을 넘어서는 7일 이러한 설문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차기 대통령 후보들에게 구체적인 기후위기 대응 공약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조규리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이번 조사는 석탄발전소 인근 주민들이 탈 석탄을 강하게 원한다는 걸 보여준다. 이 목소리가 전달돼 탈 석탄 시점이 명시된 구체적인 기후위기 대응 공약이 논의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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