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사업한다면 농업 택할 것” 농장으로 가는 마윈

중앙일보

입력 2021.12.07 08:00

다시 창업한다면 인터넷 관련 기업은 하지 않겠다.
똑똑한 사람이 너무 많다. 나는 그들과 경쟁할 수 없다.
나는 농업을 택하겠다.

2019년 1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마윈이 한 말이다. 이후 마윈은 "현재 농업은 21세기 초 인터넷과 같다. 출발점이 좋고 환경 역시 충분하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지난 10월 말, 종적을 감췄던 마윈은 야구 모자와 방호복을 입고 네덜란드의 한 화훼 회사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마윈이 방문한 곳은 알루미늄 압출 및 온실 지붕 전문 업체인 BOAL그룹의 기술이 전시된 연구소다.

SCMP 보도에 따르면 그는 네덜란드 세계원예센터와 다수의 농업 연구 기관에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마윈은 농업 관련 기술을 배우기 위해 개인적으로 연구소를 방문했다. 네덜란드 이전에는 스페인을 방문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SCMP는 해당 업계 종사자의 말을 인용하여 “마윈은 유럽 순방을 계속하고 이 분야의 농업 인프라와 식물 육종 및 전문 지식 교육과 관련된 더 많은 회사와 연구 기관을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마윈은 유럽에서 보고 들은 것을 통해 해당 기술을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컴퓨팅, 빅 데이터 분석 및 인공 지능과 결합하면 중국의 농업 현대화에 거대한 잠재력을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세계원예센터와 Growers United를 방문한 마윈의 모습. ⓒfreshplaza

네덜란드 세계원예센터와 Growers United를 방문한 마윈의 모습. ⓒfreshplaza

마윈은 농업과 매우 각별하다. 2014년, 중국 내 전자상거래 산업이 확대될 시점부터 농업과 줄곧 함께했다.

알리바바는 2014년부터 농촌 마을마다 온라인 거래 활성화를 위한 센터를 설립해 판로 개척을 돕고 5만여 명을 신규 채용하며 젊은 청년들을 농촌으로 인도했다.

이후 1천 개의 현과 1만 개의 마을에 '농촌 타오바오 서비스센터'를 건립한다는 '천현만촌'(千縣萬村)이라는 계획을 발표하며 알리바바의 온라인 상품 구매 플랫폼인 '농촌 타오바오', '티몰'의 이용자 범위를 농촌으로 확대했다.

농촌 지역의 특성에 맞는 제품을 개발해 온라인 판매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농촌에서 구하기 힘든 제품을 도시에서 구매대행을 해주는 등 각종 서비스를 지원하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다.

타오바오촌 ⓒ소후닷컴

타오바오촌 ⓒ소후닷컴

알리바바는 한마을에 등록된 타오바오 온라인몰 수가 전체 가구 수의 10% 이상, 거래액이 1천만 위안(약 16억 7천만 원) 이상인 곳에 '타오바오촌'(淘寶村)라는 명칭을 부여해 지역 홍보에도 활용했다.

당시만 해도 타오바오 촌은 전국에 3개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벌써 7천 곳이 넘었다. 2021년 기준 타오바오촌은 7023개로 2018년부터 매년 1000개 이상의 타오바오촌이 형성됐다.

2018년 중국이 주요 시책으로 '빈곤 퇴치'를 삼자 마윈은 곧 중국 내 수많은 빈곤 지역을 방문하고 기술과 수출에 중점을 둔 "기술적 빈곤 퇴치" 이념을 확산시키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알리바바 빈곤퇴치펀드'를 조성하고 한 지역당 강점이 있는 특산품을 택해 전자상거래를 활성화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중국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이 9월 초 농장을 시찰하고 있다. ⓒ홍콩 성도일보

중국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이 9월 초 농장을 시찰하고 있다. ⓒ홍콩 성도일보

앤트그룹이 IPO를 중단하고 은퇴를 고하기 전에도 마윈은 농업 사업에 집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9월 마윈은 저장성 핑후(平湖), 자싱(嘉興) 등 농업 온실과 알리바바의 자체 지역 디지털 농업 기지를 방문하기도 했다. 산둥다종에 따르면 지난 10월 마윈은 더저우와 지난 지역을 방문해 현지 스마트팜 프로젝트를 참관했다. 주요 목적은 번식, 육종, 재배 등 농업에 네트워크 지능형 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기간 알리바바는 중국 당국의 공동부유를 위해 2025년까지 1천억 위안을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과거의 농부들은 하늘을 등지고 흙과 마주했다면,
미래의 농부들은 핸드폰 화면과 데이터를 마주한다.

오늘날 알리바바의 디지털 농업 기반으로 농촌 하늘에는 드론이 씨를 뿌리고, 로봇이 들판에서 일하고, 데이터 센서가 도처에 있으며 농부들은 집에 에어컨을 틀고 휴대폰을 사용하여 작물의 성장을 모니터링한다. 생산된 작물은 가공 후 허마셴셩, 따룬파, 타오마오, 어러머 등의 알리바바 산하의 전자상거래 채널로 보내진다.

중국의 산업 디지털화 수준 순위에서 농업은 여전히 최하위다. 그러나 격차는 기회다. 알리바바 이외에도 텐센트, 화웨이, 징둥, 핀둬둬와 같은 인터넷 기업들이 모두 농업 진출에 박차고 있다. 전문가들은 첨단 인터넷 인프라를 기반으로 중국은 전통 농업에서 디지털 농업 국가로 도약할 가능성이 매우 큰 나라라고 내다봤다.

마윈은 "위안룽핑(중국 농학자) 선생은 교잡 벼 1묘(약 200평) 당 1000근 생산에 성공했다. 우리는 1묘 당 1000달러를 돌파하는 게 목표”라며  스마트 농업 프로세스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결제 시스템, 전자 상거래, 클라우딩 컴퓨터…상상력과 창의성을 기반으로 변화와 발전을 주도해왔던 마윈이 농업 혁신을 이룰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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