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다시 켜진 코로나 빨간불…‘맛집 간편식’ 시장 판 커진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5면

직장인 방모(41)씨는 요즘 부인 대신 장을 볼 때 가정 간편식(HMR)을 꼭 산다.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에 하루 세끼 밥상을 차려야 하는 아내에게 미안해서다. 그간 다양한 간편식을 먹어본 방씨는 간편식을 고를 때 나름대로 기준이 있다. 인터넷으로 해당 상품을 검색해 후기를 찾아보거나 ‘맛집’에서 만든 레스토랑 간편식(RMR)을 고른다. 방씨는 “몇십년씩 장사하면서 맛집으로 소문난 음식점에서 만든 간편식은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해 고민 없이 산다”고 말했다.

CJ프레시웨이의 ‘조가네 갑오징어 볶음’. [사진 각 회사]

CJ프레시웨이의 ‘조가네 갑오징어 볶음’. [사진 각 회사]

‘집밥’ 수요의 증가에 가정 간편식 시장이 커지면서 레스토랑 간편식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가정 간편식처럼 데우기만 하면 간단하게 요리를 만들 수 있다는 간편함에 집에서 유명 맛집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장점이 더해졌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간편식 시장 규모는 4조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2016년보다 89% 커졌다. 업계에서는 올해 간편식 시장 규모가 5조원을 넘을 것으로 본다. 눈에 띄는 것은 레스토랑 간편식의 성장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레스토랑 간편식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지난해 레스토랑 간편식 매출은 2017년 대비 46배 성장했다. 올해 들어 월평균 매출(지난달 말 기준)이 150억원이다. 이대로라면 올해 레스토랑 간편식으로만 18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의 올해 레스토랑 간편식 매출(8월 말 기준)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5% 성장했다.

식품업체뿐 아니라 유통업체도 레스토랑 간편식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는 이유다. CJ그룹의 식자재 유통 업체인 CJ프레시웨이는 6일 첫 레스토랑 간편식인 ‘조가네 갑오징어 볶음’을 내놨다. 18년간 갑오징어만 전문적으로 다룬 ‘조가네 갑오징어’와 손을 잡았다.

현대그린푸드의 ‘곱창 치즈 파스타’‘꼬막 짬뽕’. [사진 각 회사]

현대그린푸드의 ‘곱창 치즈 파스타’‘꼬막 짬뽕’. [사진 각 회사]

종합식품업체인 현대그린푸드는 지난달 레스토랑 간편식 전문 브랜드 ‘모두의 맛집’을 내놨다. 각 음식점의 대표 메뉴를 현대그린푸드가 간편식으로 만드는데 제조·유통·마케팅까지 맡는다.

GS리테일도 지난달 서울 명동의 고깃집인 ‘육통령’과 손잡고 ‘심플리쿡 육통령목살 도시락’을 선보였다. 홈플러스는 지난 10월 레스토랑 간편식 18종을 출시했다. 양대창 전문점 ‘오발탄’의 양밥, 해산물 전문점 ‘연안식당’의 알폭탄알탕 등이다. 롯데마트도 40년간 갈비로 인기를 끈 경기도 양주의 ‘송추가마골’과 공동개발한 ‘요리하다×송추가마골 LA꽃갈비’를 지난 9월 출시했다.

식품·유통업체 입장에선 유명한 음식점과 손을 잡으면 위험 부담을 덜 수 있다. 오랜 시간 맛집으로 인기를 끈만큼 맛에 대한 검증은 이미 거쳤기 때문이다. 여기에 해당 음식점의 브랜드 후광 효과와 단골 수요 흡수 등의 장점이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