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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운동에 헌신, 소설가 송기숙 별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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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송기숙

송기숙

소설 『녹두장군』 『암태도』의 작가인 송기숙(사진) 전 전남대 명예교수가 5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86세.

고인은 1935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전남대 국어국문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65년 『현대문학』을 통해 평론가로 등단했다. 66년에는 단편소설 ‘대리복무’를 내놓으며 소설가로도 등단했다.

목포교육대학을 거쳐 전남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두 차례 구속과 해직을 겪었다. 78년 동료 교수들과 함께 유신정권의 국민교육헌장을 비판한 ‘우리의 교육지표’를 발표했다. 이 일로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구속돼 1년 넘게 옥고를 치렀다. 35년 만인 2013년 법원의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때 형사 보상금 등으로 받은 돈 전액을 전남대 대학발전기금으로 내놨다.

80년 광주민주화운동 때 학생수습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이후 내란죄라는 명목으로 구속됐다가 81년 석방됐다. 70년대 자유실천문인협의회, 80년대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등의 결성을 주도했다.

대표작 『녹두장군』은 동학농민운동을 다룬 대하소설이다. 장편소설 『자랏골의 비가』 『은내골 기행』 『오월의 미소』와 소설집 『백의민족』 『도깨비 잔치』 『재수 없는 금의환향』 『개는 왜 짖는가』 『들국화 송이송이』 등을 냈다.

73년 『백의민족』으로 현대문학상, 94년 『녹두장군』으로 만해문학상을 받았다. 금호예술상(95년), 요산문학상(96년), 후광학술상(2019년) 등도 수상했다.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장과 전남대 5·18연구소장 등을 지냈다. 노무현 정부 때 대통령 직속 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유족으로 부인 김영애씨와 자녀들이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7일 오후 1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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