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간 어르신 “방역패스? 우리가 이런 걸 어떻게 알아”

중앙일보

입력 2021.12.07 00:02

업데이트 2021.12.07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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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코로나19 특별방역대책이 시행된 6일 서울 시내의 한 재래시장 식당에 사용하지 않는 의자가 정리돼 있다. 이날부터 4주간은 사적 모임 최대 인원이 수도권 6명, 비수도권 8명으로 제한된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특별방역대책이 시행된 6일 서울 시내의 한 재래시장 식당에 사용하지 않는 의자가 정리돼 있다. 이날부터 4주간은 사적 모임 최대 인원이 수도권 6명, 비수도권 8명으로 제한된다. [연합뉴스]

“백신 미접종자라고 주변에 강제로 밝히게 된 상황이 됐네요.”

대기업에 다니는 20대 이모씨는 생리불순 등 부작용을 우려해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았다. 이씨는 6일부터 ‘혼밥’(혼자 밥 먹기)을 결심했다고 했다. 이날부터 ‘방역패스’(백신패스)가 확대 적용되면서 수도권에서는 사적 모임의 최대 인원이 6명(미접종자 1명 포함)으로 제한돼서다. 이씨는 “백신 안 맞은 이유를 매번 설명하기도 난감하고 민폐인 것처럼 비치는 상황이 부담스럽다”고 했다.

도서관·식당·카페 등 16개 업종에 방역패스가 도입되는 첫날인 이날 현장 곳곳에서는 혼란과 불만이 속출했다. 시민들은 특별방역대책 세부 내용을 잘 몰랐고 업주 등은 이에 따른 업무 과중 등을 호소했다.

같은 날 인천시 남동구 중앙공원에 마련된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뉴시스]

같은 날 인천시 남동구 중앙공원에 마련된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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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11시30분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 식당가. 최모(35)씨 등 직장인 6명은 한 일식 전문점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렸다. 일행 가운데 2명이 백신을 맞지 않아 식당 측으로부터 입장을 거부당했다. 최씨는 “당황스럽다. 앞으로 점심 먹을 때마다 이렇게 확인받아야 하느냐”고 토로했다.

카페 등에서는 종업원들이 방역패스를 확인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서울 강남구 선릉역에 있는 한 커피전문점에서는 직원 1명이 10개가 넘는 4인용 테이블을 하나하나 돌아다니며 방역패스를 안내했다. 카페 관계자는 “앞으로 이렇게 일일이 설명할 생각을 하니 벌써 피곤하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업주들은 방역패스 점검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손님과의 마찰을 우려했다. 서울 종각역 인근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이모(52)씨는 “접종 여부를 확인한다고 하니 ‘내가 돈 내고 팔아주겠다는데 왜 막느냐’며 욕하는 분이 많았다. 계도 기간이 끝난 오는 13일부터 진짜 난리 통이 시작될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인근 한 식당 주인 김모(56)씨도 “QR코드만 찍으면 되는 줄 아는 분이 너무 많아서 설명해 주느라 정신이 없었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날 서울 시내의 한 학원 교실에 방역패스 의무 적용시설에 학원이 포함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부착된 모습. [뉴스1]

이날 서울 시내의 한 학원 교실에 방역패스 의무 적용시설에 학원이 포함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부착된 모습. [뉴스1]

주로 전자증명서를 이용하다 보니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이나 노인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오상학(74)씨는 “그동안 전화번호를 적고 다녔는데 우리 같은 노인네들이 이런 걸 어떻게 아느냐”며 “보건소의 예방접종 증명서는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고 했다.

공연계에서는 환불 문의나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방역패스 문의 전화가 오늘만 50통 넘게 왔다”며 “방역패스에 걸리는 관객들의 취소가 계속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한국자영업자협의회는 입장문을 통해 “보건 당국이 방역패스라는 새 방역수칙을 도입해 사실상 집합제한 행정처분을 내렸다”며 “자영업자를 또다시 사지로 내몰고 있다”고 반발했다. 익명을 요청한 협의회 관계자는 “최근 신규 확진자 발생 비율이 80% 이상인 요양병원과 종교시설, 직장 등에는 방역패스를 적용하지 않고, 10%대에 불과한 다중이용시설에 국한해 방역패스를 확대 적용하는 건 보건 당국의 아집”이라고 꼬집었다.

한국외식업중앙회도 “갑작스러운 모임 인원 수 축소는 단계적 일상 회복을 준비하고 있던 외식업계에 찬물을 끼얹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중앙회는 자영업자의 경제적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역수칙 수정과 이번 조치로 인한 손실 보상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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