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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서울 상암동에 나타난 '자율주행 택시'…직접 타보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모빌리티 스타트업 포티투닷은 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일대에서 운행하는 자율주행 유상운송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박민제 기자

모빌리티 스타트업 포티투닷은 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일대에서 운행하는 자율주행 유상운송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박민제 기자

모빌리티 스타트업 포티투닷(42dot)이 자율주행차로 승객을 태우는 유료 서비스를 내놨다. 일종의 자율주행 택시인 셈. 서울 시내에서 불특정 다수 시민을 상대로 자율주행차가 운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슨 일이야

포티투닷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 일대를 오가는 자율주행차로 유상 운송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6일 밝혔다. 포티투닷은 자율주행 솔루션 에이킷(Akit)과 모빌리티 플랫폼 탭!(TAP!)을 개발 중인 회사다. 2019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 송창현 대표가 세운 스타트업으로 현대차, 기아, SK텔레콤 등이 누적 153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달 말 자율주행차 한정운수 면허를 취득했고 서울시 자율주행 운송플랫폼 사업자로 선정됐다.

기자가 직접 타보니

포티투닷의 자율주행차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 에스플렉스 센터에서 상암중학교까지 5개 정류장 5.3㎞ 노선을 운행한다. 기아의 전기차 니로EV에 솔루션 Akit을 달아 자율주행차로 개조했다. 차량 지붕 등 7곳에 카메라를 설치했고 범퍼 등 5곳에 레이더를 달았다. 카메라와 레이더는 자율주행차의 눈과 귀 역할을 하며 실시간으로 정보를 수집한다. AKit은 여기서 수집된 데이터를 처리해 주변 교통 상황을 판단하고 주행 가능한 경로를 스스로 계산한다. 포티투닷은 총 3대를 운행하고 있다.

6일 오전 에스플렉스 센터 인근에서 ‘상암A 01호’ 자율주행차에 탑승했다. 운전석에는 돌발 상황에 대비한 세이프티 드라이버가 앉아 있었다. 뒷좌석에 오르고 안전벨트를 착용하자 월드컵파크 4단지 사거리 방향으로 차량이 자동으로 출발했다.
택시와 화물차, 승합차가 얽혀 있어 다소 혼잡한 도로 상황에서도 자율주행은 매끄러운 편이었다. 신호등이 바뀌면 어김없이 멈춰섰고, 차선 변경도 깜빡이를 켜고 무리 없이 해냈다. 옆 차선 차량이 ‘칼치기’(급차선 변경)로 밀고 들어오면 빠르게 속도를 줄였다. 10여분간 운행하는 동안 세이프티 드라이버가 운전대를 잡은 것은 자동차 관리법 상 수동 운전해야 하는 어린이 보호 구역 구간뿐이었다.

포티투닷은 기아니 니로EV를 자율주행차로 개조했다. 통상 무겁고 복잡한 장비를 차 트렁크에 싣고 다니는 여타 자율주행차와 달리 포티투닷 자율주행차는 트렁크 하단에 장비가 모두 들어간다. 박민제 기자

포티투닷은 기아니 니로EV를 자율주행차로 개조했다. 통상 무겁고 복잡한 장비를 차 트렁크에 싣고 다니는 여타 자율주행차와 달리 포티투닷 자율주행차는 트렁크 하단에 장비가 모두 들어간다. 박민제 기자

다만 도심 주행에서 순발력을 중시하는 인간의 운전에 익숙하다 보니, 다소 답답한 측면도 있었다. 차선 변경을 하기에 안전 거리가 충분해 보이는데도 옆 차선이 완전히 비어 있을 때까지 기다린다든가 규정 속도 내에서 살짝 속도를 올리면 지나갈 수 있는 교차로에서도 선제적으로 멈춰섰기 때문이다.
정성균 포티투닷 자율주행부문 그룹장은 “실제 사람을 태우고 운송하는 서비스라 방어 운전을 하도록 돼 있다”며 “안전한 주행을 위해 최대한 보수적으로 설정해놨다”고 설명했다.

포티투닷 자율주행차, 특징은

포티투닷의 Akit은 통상 자율주행차에 쓰이는 고가의 라이더 대신 레이더와 카메라를 쓴다.덕분에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타사가 자율주행차 한 대 만들 가격으로 포티투닷은 3~4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 자동차기술자협회 분류 기준으로 레벨4(운전 개입 불필요, 특정 구간 및 기상상황 제외한 자율주행)다. 자율주행 수준은 레벨0부터 레벨5까지 총 6등급. 최고 단계인 레벨5는 모든 구간에 인간 운전자 없이 주행하는 완전 자율주행이다. 포티투닷은 이번 유상운송을 위해 지난 2월부터 상암동 일대에서 집중적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상암동에서 직접 포티투닷 자율주행차를 타보려면 앱 마켓에서 자율주행차 호출 플랫폼 탭!(TAP!)을 다운로드 하면 된다. 차량은 일요일을 제외한 주 6일(오전 9시30분~12시, 오후 1시 30분~4시) 운행한다. 상암자율주행차 시범운행 지구 한정 면허이므로 상암동에서만 부를 수 있다. 탑승지와 목적지도 상암동 한샘사옥 정류장 등 5곳으로 제한돼 있다.

포티투닷 자율주행차 노선도.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포티투닷 자율주행차 노선도.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앞으로는

포티투닷은 이번 유상운송을 통해 축적한 데이터를 자율주행 기술과 서비스 고도화에 쓸 계획이다. 올해 말 무료 운행 기간이 끝나면 내년부터는 서울시와 협의해 3000원 미만의 요금을 받는다. 향후 경험이 축적되면 버스 형태 자율주행차 운행도 계획하고 있다. 정성균 그룹장은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는 측면과 차내 화면에 승객을 위한 여러 즐길 거리를 설치하는 등 서비스적 측면 모두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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