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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게꾼하며 노동운동, 이태복 전 장관 별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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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이태복

이태복

평생을 노동·복지 운동에 헌신한 이태복(사진)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3일 급성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떠났다. 71세.

충남 보령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 성동고와 국민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고교 시절부터 흥사단 아카데미 활동을 시작했고, 대학생 때인 1971년 ‘위수령’으로 강제 징집됐다. 1977년 7월 출판사 광민사(현 동녘출판사)를 설립해 『유한계급론』 『노동의 역사』 등 노동 관련 서적과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같은 외국 책을 번역 출판했다.

용산 청과물시장에서 지게꾼을 하며 노동운동을 연구했고, 1980년 5월 비공개 노동운동 조직인 ‘전국민주노동자연맹’을 결성했다. ‘노학연대’ 전술을 제시하는 등 적극 투쟁론을 전개하다 1981년 학림사건으로 경찰에 연행돼 고문 경관으로 악명을 떨친 이근안의 조사를 받은 끝에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1986년에는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에 의해 ‘세계의 양심수’로 선정됐고, 7년4개월간 복역하다 1988년 가석방됐다.

1989년 10월 ‘주간노동자신문’, 1999년 7월에는 ‘노동일보’를 각각 창간했다. 대기업 노조의 전투적 투쟁노선을 비판하고, 노동운동의 복지 참여를 주장했다.

2001년 3월 청와대 복지노동수석비서관, 2002년 1월 보건복지부 장관에 취임해 ‘의약분업 사태’ 수습, 비정규직과 정규직 노동자의 격차 해소에 힘썼다.

2007년 기름값·휴대전화비 인하 등을 요구하는 ‘5대거품빼기 범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를 맡았고, 2012년에는 국민석유㈜ 설립준비위원과 상임대표로 활동했다. 2018년부터는 매헌윤봉길 월진회 회장, 임원으로 활동했고, 5·18 윤상원 기념사업회 이사장으로도 활동했다.

유족은 노동운동가 출신 부인 심복자 여사와 형제 이향복·예복·건복(동녘출판사 대표)·화복·영복(문화유통북스 대표)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고려대구로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7일 오전 발인을 거쳐 국립5·18민주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070-7606-4197.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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