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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아침마다 뻣뻣' 굳는 손가락, 2년 방치했다 생긴 황당 사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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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하는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법 

 류머티즘 관절염은 무관심이 키우는 병이다. 소리 없이 찾아와 일상을 파괴한다. 초기엔 통증이 심하지도 않고 뚜렷한 증상 변화도 없다. 자고 일어난 직후 손가락 마디마디가 뻣뻣하고 손목·발목 등 온몸의 관절이 욱신거리듯 아픈 정도다. 한두 시간 정도 지나면 별 무리 없이 움직일 수 있어 가볍게 생각하기 쉽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초기에 진압하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이 퍼지는 산불처럼 참고 버티면서 증상이 심해지고 영구적인 장애가 남는다.

원인은 고장 난 면역 시스템이 비정상적인 염증 반응을 일으킨 것이다. 왜 면역 시스템이 망가지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유전적으로 취약하거나 흡연 등 환경적 요인, 치주염 같은 감염원의 자극으로 내 몸을 지키는 면역체계가 건강한 관절 조직을 공격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일종의 염증성 자가면역 질환이다. 류머티즘 관절염으로 인한 만성적인 염증은 손가락·손목·팔꿈치 같은 작은 관절부터 공격한다. 손가락 마디가 쑤시고 아픈 통증을 호소하는 이유다.

류머티즘 관절염이 사회경제적 활동이 활발한 30~50대에 발병한다는 점에서 치명적이다. 몸이 아프면 만사가 귀찮아지면서 모든 일에 의욕이 없어진다. 중증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의 67%는 통증으로 일하기 어려워한다는 보고도 있다. 피로 증상으로 노동생산성도 35배나 떨어진다. 그뿐만이 아니다. 숨만 쉬고 있어도 방전되는 듯 피곤한 무기력증과 열이 39도까지 오르는 발열, 류머티즘 혈관염, 구강·안구 건조증, 심근경색 등 다양한 임상 양상을 동반한다.

가장 큰 문제는 관절 변형이다. 염증이 점차 주변 연골과 뼈로 번지면서 관절이 구조적으로 뒤틀린다. 한번 망가진 관절은 이전 상태로 되돌리기 어렵다. 손가락 관절이 점차 뻣뻣해져 주먹을 쥐지 못하고 물건을 잡아도 잘 놓친다.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 둘 중 한 명은 관절 변형으로 손톱을 깎거나 머리를 감는 등 손을 사용하는 일상생활이 불편해졌다고 호소한다. 증상 진행을 늦추는 적극적 치료를 강조하는 배경이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치료 골든타임은 증상 발현 후  

2년 이내다. 진단·치료가 늦어질수록 뼈 손상(골미란)으로 관절 기능 장애를 겪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삶의 질이 나빠진다.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 10명 중 6~7명은 관련 증상이 2년 이내 관절 손상을 경험한다는 국내 실태조사도 있다. 발병 첫 1년 동안 급격히 진행된다. 유독 아침에 일어나면 손가락 관절이 30분 이상 뻣뻣하고 아프다면 류머티즘 내과 등을 방문해 적극적으로 진단·치료를 받아야 한다. 다행히 자가 항체 양성인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는 산정 특례가 적용돼 치료비 부담도 줄었다. 요양급여 비용 총액의 10%만 본인이 부담하면 된다.

치료는 파괴적인 염증으로부터 통증을 최소화하면서 관절 기능을 보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생물학적 제제나 JAK 억제제 등 다양한 기전의 약으로 질병 활성도를 낮춰 증상 조절은 물론 염증과 관련된 증상·징후가 없는 관해(Remission) 상태를 유도한다. 최근엔 높은 임상적 관해 도달률로 통증·피로감 등 다양한 류머티즘 관절염 증상 개선 효과를 입증한 치료제가 국내에 도입되기도 했다. 류머티즘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미국류마티스학회(ACR)·유럽류마티스학회(EULAR)에서도 높은 관해 도달률을 강조한다.

적극적 치료에도 임상적 관해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다. 대한류마티스학회에서 2012년 12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국내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의 치료 현황을 조사했더니 생물학적 제제 등으로 치료받는 환자의 56.5%만 치료 첫해 임상적 관해에 달성했다. 특히 임상적 관해 상태에도 여전히 통증을 호소하는 비율이 21.5%로 높았다. 주관적으로 느끼는 관절 통증 지표를 반영한 관해 수준은 이보다 더 떨어진 10~13%에 불과했다. 관해 도달률이 떨어지면 질병 활성도가 높아 환자가 느끼는 통증·피로감 등이 심하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꾸준히 치료·관리로 관해 상태를 유지하면 관절 변형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류머티즘 관절염 증상과 발전하는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법을 인포그래픽으로 살펴봤다.

류머티즘 관절염 발병 과정

비정상적인 염증 반응으로 내 몸을 지키는 면역체계가 손가락·손목·무릎 등 건강한 관절의 활막을 주로 공격해 뼈 손상이 진행되면서 관절이 구조적으로 뒤틀리는 변형을 유발하는 염증성 자가면역 질환이다.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 규모 

류마티스관절염

류마티스관절염

류마티스관절염

류마티스관절염

다양한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법
류머티즘 관절염은 부작용을 최소화한 치료로 질환 진행을 늦추면서 임상적 관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질환 진행을 늦추는 약물치료
-메토트렉세이트·설파살라진 등 비정상적인 면역 반응을 억제해 질환 진행을 늦추는 치료
-1~3개월마다 주기적으로 질병 활성도를 모니터링하면서 약 용량 조절
-30~40%는 반응을 보이지 않고 관해 달성률이 떨어짐
-빠르게 염증을 조절하는 NSAID 항염제, 글루코코티코이드제 등을 병용하기도 함

●생물학적 제제를 이용한 표적 치료
-1차 치료에도 충분한 효과가 없을 때 관해에 도달하기 위해 추가로 고려
-관절 변형 예방에 효과를 보이는 TNF-알파·인터루킨6·CD20 등 다양한 표적을 활용한 생물학적 제제 사용
-정기적인 병·의원 방문을 통한 주사 치료가 필요
-임상적으로 관해 상태에 도달해도 통증이 남는 한계가 존재

●먹는 알약으로 편의성 높인 차세대 표적 치료
-1차 치료에도 충분한 효과가 없을 때 관해에 도달하기 위해 추가로 고려
-류머티즘 관절염 발병에 관여하는 JAK단백질의 세포 내 신호 전달을 차단하면서 염증성 사이토카인 생성을 억제하는 최신 치료법
-최근 출시된 JAK억제제는 임상적 관해는 물론 관절 기능, 피로·통증 개선까지 효과 입증
-먹는 알약 형태로 복약 편의성이 높음

이럴 때 류머티즘 관절염 의심하세요
아침에 한 시간 이상 손가락 관절이 뻣뻣해 주먹을 쥐기 힘들다
손가락·손목·발목 등 작은 관절이 좌우 대칭적으로 아프다
여러 개의 손가락 관절이 붓고 열감이 느껴진다
손가락 끝보다는 주로 두 번째 손가락 마디가 통증이 심하다
양쪽 손가락이 빵빵하게 붓고 아픈 증상이 6주 이상 지속한다

도움말=김진석 제주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인포그래픽= 최정윤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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