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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2㎞에 6200원, 커서 좋긴한데…타다 넥스트, 타보니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28일 탑승한 타다 넥스트. 타다는 지난달 25일부터 수백대 규모로 타다 넥스트 베타테스트를 시작했다. 박민제 기자

지난달 28일 탑승한 타다 넥스트. 타다는 지난달 25일부터 수백대 규모로 타다 넥스트 베타테스트를 시작했다. 박민제 기자

토스에 인수된 VCNC가 고급 택시 ‘타다 넥스트’ 시범운행(베타 테스트)에 나섰다. 택시 호출량이 늘어난 연말을 계기로 타다 넥스트가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잡을지 주목된다.

무슨 일이야

타다 운영사 VCNC는 지난달 25일 타다 넥스트 시범 운행을 시작했다고 5일 밝혔다.타다 넥스트는 스타리아 9인승(현대차), 카니발 4세대(기아차) 등 대형 승합차를 활용한 고급 택시 호출 서비스다. 차량 크기 등 여러 면에서 지난해 4월 중단된 11인승 렌터카 호출 ‘타다 베이직’과 닮은꼴이다. 타다 베이직을 타본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초기 반응은 좋은 편이다. VCNC 관계자는 “타다 넥스트 호출 건수가 최근 1주일 사이 297% 증가했다”고 말했다.
타다 넥스트는 VCNC가 핀테크 플랫폼 토스(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에 인수된 후 선보인 1호 서비스다. 쏘카 자회사였던 VCNC는 지난 9월 토스에 인수됐다. 업계에선 타다 넥스트가 서비스 1년 반만에 170만 이용자를 끌어모았던 시장 파괴적 혁신을 다시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모빌리티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라는 절대 강자가 있는 상황에서 경쟁자의 존재는 시장 활성화, 소비자 편익 면에서 중요하다”며 “할인 쿠폰 외엔 새로운 서비스를 보여주지 못한 타 경쟁사와는 얼마나 다를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택시 요금 비교.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택시 요금 비교.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직접 타보니

모빌리티 업계에선 호출하면 택시가 바로 오는 온디맨드(수요응답형) 서비스를 구축하려면 서울 시내에서 최소 택시 1500대 정도는 운행해야 한다고 추산한다. 타다 넥스트 시범 운행 대수는 수백 대 수준. 원활하게 온디멘드 서비스를 구현하기엔 차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택시 수요가 많은 출퇴근 시간대, 저녁 시간대에는 좀체 부를 수 없는 ‘귀하신 몸’이다. 호출하려 해도 ‘모든 차량 운행 중’이라는 표시가 뜨는 경우가 많다. 회사 관계자는 “1기 드라이버 수백명을 모집해 시범 운행을 시작했다”며 “2기 드라이버도 모집하고 있어 운행 대수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는 며칠간 수십차례 시도 끝에 지난달 28일 오후 8시 처음 타다 넥스트 호출에 성공했다. 택시 호출이 뜸한 일요일 저녁 시간대를 노렸다. 차량 내부 환경은 쾌적했다. 오래된 택시를 탔을 때 나는 담배 냄새 등은 전혀 나지 않았다. 차량 가운데에는 공기살균기가 설치돼 돌아가고 있었다. 스피커에선 KBS 클래식FM 93.1㎒(메가헤르츠)에서 나오는 음악 소리가 들렸다. 널찍한 실내 공간과 친절한 드라이버는 과거 타다 베이직을 탔을 때의 사용자 경험을 떠올리게 했다.

지난달 28일 탑승한 타다 넥스트 내부 모습. 공기살균기와 손세정제가 비치돼 있다. 박민제 기자

지난달 28일 탑승한 타다 넥스트 내부 모습. 공기살균기와 손세정제가 비치돼 있다. 박민제 기자

10여분간 이동에 6800원  

고급 택시인 만큼 요금은 다소 비싼 편이다. 또 조심스럽게 운행하다보니 이동시간도 길었다. 3㎞가 채 안 되는 거리를 10분간 이동했는데 나온 요금은 6800원. 타다 넥스트를 타고 이동한 곳에서 다시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오는 데 이용한 일반택시 요금은 3800원이 나왔다. 일반택시에선 급가속과 급정지를 반복한 끝에 6분 만에 도착했다.
타다 넥스트는 고급 택시로 분류돼 자율신고 요금제를 쓴다. VCNC가 서울시에 신고한 요금 내용에 따르면 750m까지 4000원 기본요금이 적용되고, 이후엔 시간(45초당 100원), 거리(130m당 100원)에 따라 요금이 추가된다. 타다 넥스트와 같은 대형 승합차 기반 고급 택시 카카오T 벤티(카카오모빌리티)와 비교하면 단거리 이동시 택시비가 더 많이 나오는 구조다. 카카오T 벤티는 1.5㎞까지 기본요금 4000원이 적용되며 시간(40초당 100원), 거리(123m당 100원)에 따라 요금이 추가된다. 차량 수요에 따라 적용되는 탄력요금제는 타다 넥스트는 0.8~4배, 카카오T 벤티는 0.8~2배다. 택시 잡기 어려울 땐 타다 넥스트에 더 많은 돈을 내야 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VCNC관계자는 "탄력요금제는 향후 선택 폭을 넓히는 차원에서 4배까지로 신고했지만 실제로는 0.8~2배로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탄력요금제 없이 10분간 2㎞ 이동한다고 가정한다면 타다 넥스트의 예상요금은 6200원, 카카오T 벤티는 5900원으로 나왔다.

10분간 2km 이동시 요금은?.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10분간 2km 이동시 요금은?.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앞으로는

VCNC는 최근 카카오모빌리티와 제휴를 맺었다. 중형 택시인 타다 라이트 운행 기사들이 타다 앱 외에 카카오T 플랫폼을 통해 들어오는 호출도 수행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중형 택시 호출 시장에서 카카오모빌리티가 90%가량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앞으로 VCNC는 포화상태인 중형 택시 시장 외 신규 시장 개척에 공들일 계획이다. 시범 운행 기간 동안 여러 기능을 점검해 내년 초 정식 출시 때 완성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VCNC 관계자는 “대형 승합차 시장에서 차별화된 이동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토스와 긴밀한 협업을 통해 편리한 결제 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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