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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투표” 20대 88%, 30대 91%…젊은층 정치 참여 의지 갈수록 강해져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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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5호 09면

[SPECIAL REPORT]
2030 표심, 대선판을 흔들다

2030 청년 표심의 중요성은 수치로도 확인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만 봐도 내년 3·9 대선을 바라보는 청년 세대의 기류가 심상찮음을 충분히 감지할 수 있다.

유권자 수만 놓고 보면 2030세대보다 60대 이상 고령층의 영향력이 훨씬 더 커야 정상이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지난해 4·15 총선 때 2030 유권자는 1494만4419명으로 2017년 19대 대선 때보다 4만1813명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총선 때 처음 투표권을 갖게 된 만 18세 유권자(54만8986명)를 제외하면 실제로는 50만7173명 감소한 셈이다. 반면 60대 이상 유권자는 164만6617명이나 증가했다.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전체 인구의 무게중심도 점점 고령층으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선 단순히 ‘머릿수’만 계산해 선거 전략을 짜면 안 된다는 게 정치권의 공통된 분석이다. 전통적인 ‘정치 무관심’ 세대로 꼽혀온 젊은 층의 투표율이 최근 급속히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대선 때 20대는 76.1%, 30대는 74.2%의 투표율을 기록해 역대 대선 중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2007년 대선 투표율(46.6%·55.1%)에 비해 19.1~29.5%포인트나 급등한 수치다. 당시 20대 투표율은 전 연령대 중 최저였다. 2012년 대선과 비교해도 다른 연령대 투표율은 모두 감소한 반면 2030세대 투표율만 올랐다. 그만큼 청년 세대가 적극적인 정치 참여 세대로 바뀌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 같은 추세는 내년 대선에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피플네트웍스리서치가 지난달 26~27일 실시한 조사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18~29세는 87.8%, 30대는 90.8%에 달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내년 대선 때 2030 투표율도 2017년 대선 투표율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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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박상철 경기대 교수는 “최근 2030세대의 높은 정치 관심도는 2016년 촛불시위를 정점으로 점차 수그러들 것이란 일각의 관측을 뒤엎는 것”이라며 “청년 세대 내에 형성된 ‘우리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공감대가 적극 투표 의지로 이어지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 후보를 바꿀 의향이 있다’는 응답 비율이 60대 이상은 10%대로 줄어든 반면 2030세대는 여전히 50~60%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청년 표심의 중요성을 높이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야 대선후보들도 연일 ‘2030’을 외치며 청년 밀착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경우 지난달 1일부터 30일까지 한 달 동안 총 105건의 외부 공식 일정 중 청년 관련 행보가 23건(21.9%)에 달했다. 대학생을 비롯해 청년 창업가, 청년 소방관, 기후 활동가 등 각계 청년들을 만나며 ‘1일 1청년’ 전략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지난달 선대위 조직 구성에 난항을 겪으면서도 청년들과의 만남은 빼놓지 않았다. 청년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고 대학 캠퍼스를 찾아 대화의 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지난 한 주 동안에도 청년작가특별전 관람, 청년본부 출범식 참석, 청년들과의 토크 콘서트 등의 행보를 이어가며 2030 표심에 공을 들였다.

후보들의 청년 구애 전략은 선대위 조직에도 적잖은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달 24일 ‘선대위 쇄신’의 첫 결과물로 청년선대위를 선보였다. 공동선대위원장에도 기성세대 정치인 대신 권지웅(33) 전 민주당 청년대변인과 서난이(35) 전주시의원 등 2030세대를 전진 배치했다. 지난달 28일엔 여고 3학년인 남진희(18)양을 광주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하는 파격도 선보였다.

윤 후보도 지난달 28일 후보 직속으로 청년위원회를 설치한 뒤 “차기 정부를 맡게 되면 대통령실을 비롯해 모든 정부 부처에 청년 보좌역을 두겠다”고 공약했다. 이튿날엔 사할린 동포로 ‘91년생 워킹맘’인 스트류커바 디나(30)씨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적극적인 청년 인재 영입을 통해 선대위가 ‘올드맨’ 일색이란 당 안팎의 비판을 잠재우고 조직에 젊은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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