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 언급 안한 中 외교부 “베이징올림픽 성공 기원했다”

중앙일보

입력 2021.12.03 09:39

2일 중국 톈진에서 서훈 국가안보실장(왼쪽)이 양제츠(오른쪽)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회담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사이트]

2일 중국 톈진에서 서훈 국가안보실장(왼쪽)이 양제츠(오른쪽)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회담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사이트]

중국 외교부는 2일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양제츠(楊潔篪) 외교 담당 정치국 위원과 회담에서 중국이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거행하길 지지하고 기원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이 이날 자정(현지시간)쯤 외교부 홈페이지에 베이징 동계 올림픽과 한·중 경제 협력을 강조하는 내용의 회담 결과문을 게재했다. 관심을 모았던 종전선언과 양국 정상의 화상 회담은 발표문에서 직접 담지 않았다.
종전선언을 포함한 한반도 문제에 대해 발표문은 “중국은 일관되게 한반도 남북 양측의 관계 개선을 지지하며, ‘쌍궤병진’ 구상과 단계적이며 행동 대 행동 원칙을 주장한다”며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고, 각 관련 국가와 함께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고, 한반도의 장기적인 안정을 실현하기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하기를 원한다”고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중국이 말하는 ‘쌍궤병진’구상은 북한 비핵화 논의와 한반도 평화체제를 동시에 추진하자는 주장이다. 종전선언 논의에 대해서는 “양측은 또한 공동 관심의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는 방식으로 우회 표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화상 정상회담 여부도 발표문에서 빠졌다. 대신 양제츠 위원이 “고위층 교류와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길 원한다”고 말했으며, 서훈 실장은 “중국과 밀접한 고위층 교류를 기대한다”고 밝혔다고 발표했다.
발표문은 종전선언이나 북핵보다 경제를 강조했다. 양 위원은 “세계의 주요 경제 주체이자 다자주의 자유무역 체제의 굳건한 지지자인 한·중 양국은 상호 보완적 우세를 계속 발휘하고, 양국과 지역 내지 세계 산업 체인과 공급 체인의 안정적인 소통을 힘을 합쳐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SK하이닉스가 중국 우시(無錫) 반도체 공장에 첨단 장비를 도입하려던 계획이 미국 측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반대하면서 무산될 수 있다는 외신 보도를 의식한 작심 발언으로 분석된다.
한국 내 악화된 반중(反中) 감정을 의식한 표현도 발표문에 담았다. 양 위원은 “내년은 수교 30주년”이라며 “중국은 이를 계기로 국민감정을 증진하길 원한다”고 지적했다. 한국 국민의 악화된 대중국 여론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다. 중국은 서 실장의 방중에 맞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이후 6년 만에 한국 영화 ‘오! 문희’의 중국내 상영을 허가했다.
서훈 실장은 3일 오전 11시(한국시간 12시) 톈진에서 특파원단을 만나 회담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일종의 ‘하나의 회담 두 개의 발표’ 방식이다. 지난달 16일 미·중 정상회담이 끝난 뒤에도 미국과 중국은 각각 자국에 유리한 부분을 부각해 발표했다.

中, 회담 결과문에 올림픽·경제 부각
종전선언, 화상회담은 발표에 빠져
反中여론 의식 “국민 감정 증진”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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