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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조국 사태 사과 “내로남불로 공정성 훼손 잘못”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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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일 “조국 전 법무장관은 여전히 우리 당이 국민들로부터 외면받고 비판받는 문제의 근원 중 하나”라며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아주 낮은 자세로 진지하게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중도 확장을 위해 쇄신과 반성 모드를 이어가는 이 후보가 본격적으로 ‘조국의 강’을 건너려는 모습이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민주당이 국민의 공정성에 대한 기대를 훼손하고 실망시켜 드리고 아프게 한 점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우리는 작은 하자인데 너무 억울하다. 왜 우리만 갖고 그러느냐는 태도를 보인 것이 국민께서 민주당을 질책하는 주원인인 소위 내로남불일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위장 사과쇼”라고 비판했다. 원일희 국민의힘 선대위 대변인은 “이 후보는 조국 사태 사과 위장쇼를 그만 하고 대장동 특검부터 받아야 한다”며 “거짓말하고, 부인하고, 발뺌하고, 동문서답하고, 이 후보의 모습은 거울에 비친 조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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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이날 문재인 정부의 전반적 평가에 대해선 “못한 것보단 잘한 게 많다”면서도 부동산 정책을 콕 집어 “가장 큰 실패의 영역”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이 공급이 부족하다고 여기면 정부가 공급을 늘려주는 게 맞는데 정부는 ‘충분하다’ ‘시장의 요구가 사실과 다르다’는 태도였다. 그게 비정상적인 주택가격 폭등의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현 정부 탈원전 정책의 일환으로 공사가 중단된 신한울 3·4호기와 관련해서도 “국민 의견에 맞춰서 충분히 재고해 볼 수 있다”고 차별화했다. 그는 “(2017년 건설 중단) 당시도 국민의 뜻에 따라 결정했지만 반론도 매우 많은 상황”이라며 현 정부 기조와는 결이 다른 얘기를 했다.

이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대위 합류를 두고 갈등을 빚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선 “뛰어난 지도력을 가지신 분이다. 지금도 개인적으로는 존경한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에게 도움을 요청할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저희가 요청하는 건 예의에 어긋나는 것 같다”고 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에는 “지금 이분들은 아무런 뉘우침도 없고 반성도 하지 않으며 국민에게 사과도 하지 않는 상태다. 사면을 얘기하는 것 자체가 시기상조”라며 반대 견해를 밝혔다.

언론에 대해선 “대다수 언론은 정론직필하고 있지만 특정 소수 언론은 사실이 아닌 것을 알면서 보도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아들이 일진인데 제 아내가 학교에 가서 선생님 뺨을 때렸다는 낭설이 떠돌다가 (한 언론이) 취재해서 보도한다는 얘기가 있다”며 “한번 보도되면 제가 부인해도 근거 없이 ‘누가 그러더라’고 보도해 버린다. 이런 것들이 민주적 의사결정에 심각한 훼손을 가한다”고 했다. BTS 등 대중문화 예술인들의 병역특례 문제와 관련된 질문에는 “면제는 최대한 자제하는 게 좋겠다”는 입장을 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엔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을 방문했다. 동교동계 원로인 권노갑·정대철 전 고문, 김원기·임채정·문희상 전 국회의장 등이 그를 맞이했다. 이 후보는 “민주당의 거목이기도 하고 뿌리이기도 하신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신을 현실에서 실천해 가는 데 저도 노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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