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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 부부 “택시 탔다” 거짓말…운전한 지인 6일간 수십명 접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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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2일 오미크론 확진자가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진 인천의 한 병원 응급실 입구. [뉴스1]

2일 오미크론 확진자가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진 인천의 한 병원 응급실 입구. [뉴스1]

국내 첫 오미크론 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인 40대 목사 A씨 부부의 10대 아들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사실이 2일 추가로 확인됐다. 이로써 국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6명으로 늘었다.

특히 A씨 부부는 역학조사 과정에서 거짓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밀접 접촉자에 대한 격리조치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높아졌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오미크론 환자는 모두 6명이며 역학적 관련이 있어 의심되는 사례는 3명이다. 방역당국 조사 결과 6명의 확진자 관련 접촉자는 최소 272명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오미크론 추가 확산 가능성.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코로나19 오미크론 추가 확산 가능성.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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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질병관리청과 인천시 등에 따르면 A씨 부부는 확진 전날 나이지리아에서 귀국해 집으로 갈 때 “방역 택시를 탔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실제로 이들은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30대 지인 B씨가 운전한 차를 탄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B씨는 A씨 부부가 확진 판정을 받은 지난달 25일 이후에도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았다.

A씨 부부의 확진 소식을 들은 B씨는 1차 코로나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고, 별다른 격리조치 없이 일상생활을 했다. 그러나 며칠 후 발열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나 2차 검사를 받았고, 지난달 29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기간 동안 B씨는 인근 식당·마트·치과 등지를 돌아다녔다.

지난달 30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B씨의 부인과 장모, 지인 등 3명도 오미크론 변이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B씨와 그의 부인·장모·지인과 관련된 접촉자만 79명에 달한다. 접촉자들은 모두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특히 B씨의 부인은 확진 이틀 전인 28일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대형 교회의 외국인 대상 프로그램에 참석한 사실이 드러나 지역 내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는 중앙아시아 국적 외국인 411명이 참여했으며, 다른 시간에 이뤄진 예배에는 신도 381명이 참석했다.

A씨 부부와 관련해서도 이미 코로나19로 확진된 아들 이외에 또 다른 자녀 1명과 항공기 탑승객 4명, 거주시설 노출자 등 7명의 밀접 접촉자가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이 외에 항공기 탑승객 43명도 추적관리 대상이라 감염자가 잇따를 수 있다.

확진자인 A씨 부부와 B씨, 이들의 밀접 접촉자인 A씨의 아들과 B씨의 가족·지인 등 4명은 인천시의료원에 입원 중이다. 인천시의료원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아무렇지 않다고 한다”고 전했다. 전날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도 “초기에 호소한 호흡기 증상, 근육통 외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A씨 부부가 B씨와의 접촉 사실을 미리 알려 제때 격리했다면 지역사회 감염 위험이 낮아졌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명백한 위반 사항이 확인되면 해당 지자체에서 고발조치 등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5266명이다. 전날(5123명) 처음으로 5000명대에 진입했는데, 하루 만에 기록이 경신됐다. 1주일 전인 지난달 25일(3937명)보다는 1329명 많다. 수도권에서만 411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위중증 환자는 현재 733명이며, 사망자는 47명 늘어 누적 370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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