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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 “한반도 항구적 평화 정착 목표 향해 한·중 협력해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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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 청와대 안보실장(왼쪽)이 2일 중국 톈진(天津)에서 양제츠(楊潔篪 , 오른쪽) 중국 당 중앙외사위원회 판공실 주임 겸 정치국원과 고위급 회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톈진=베이징 특파원단 공동취재단]

서훈 청와대 안보실장(왼쪽)이 2일 중국 톈진(天津)에서 양제츠(楊潔篪 , 오른쪽) 중국 당 중앙외사위원회 판공실 주임 겸 정치국원과 고위급 회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톈진=베이징 특파원단 공동취재단]

서훈 청와대 안보실장이 2일 중국 톈진(天津)에서 양제츠(楊潔篪) 중국  당 중앙외사위원회 판공실 주임 겸 정치국위원과 고위급 회담을 갖고 종전선언 등 한반도 현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담 전 취재진에 공개된 모두 발언에서 양측은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서훈 실장은 모두 발언에서 “국제 정세가 전환기적인 상황”이라며 “양국은 그동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협력해왔으며, 앞으로도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긴밀한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 실장 발언에 앞서 양제츠 정치국원은 “새로운 시기, 새로운 정세 아래 중국은 한국과 함께 우호를 튼튼히 다지고 협력에 초점을 맞춰 양국 관계가 보다 더 좋은 관계를 실현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양 정치국원은 모두 발언에서 지난달 끝난 중국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와 한·중 관계를 언급했을 뿐 한반도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회담은 임기 말 종전선언을 추진 중인 청와대가 종전선언에 참여하겠다는 중국에 한·미간 논의 내용을 설명하고 북한을 끌어내기 위한 협력을 요청했을 가능성이 크다. 양 정치국원은 지난달 16일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화상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한반도 문제를 전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은 종전선언에 소극적 입장이다. 한국이 중국과 손잡으려는 자세를 취하면서 향후 한미 관계에 어떤 여파가 미칠 지 주목된다.

서훈 청와대 안보실장이 2일 중국 톈진(天津)에서 양제츠(楊潔篪) 중국 당 중앙외사위원회 판공실 주임 겸 정치국원과 고위급 회담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톈진=베이징 특파원단 공동취재단]

서훈 청와대 안보실장이 2일 중국 톈진(天津)에서 양제츠(楊潔篪) 중국 당 중앙외사위원회 판공실 주임 겸 정치국원과 고위급 회담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톈진=베이징 특파원단 공동취재단]

반면에 중국은 오래전부터 종전선언에 찬성 입장을 밝혀왔다. 비록 결렬로 끝났지만 종전선언이 의제였던 지난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회담 직전 루캉(陸慷) 당시 외교부 대변인이 “중국은 한반도가 이른 시일 안에 전쟁 상태를 끝낼 것을 지지한다”며 “중국은 ‘쌍궤병진’ 구상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기제 수립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중국의 참여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양제츠 “한국과 더 좋은 관계 추진” #한·중, 한반도 종전선언 조율한 듯 #내달 문재인-시진핑 화상 정상회담 #中외교부 의전국 부국장 배석 협의 #바이든-시진핑 회담 배석한 양제츠, #장하성 대사 면담 1주일 뒤 서훈 만나

문재인 대통령과 시 주석 간 화상 정상회담을 추진하기 위한 일정 조율도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였다. 코로나19 펜데믹에 이어 최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로 시 주석의 방한 여건이 조성되지 않자 양 정상은 화상 형식의 정상회담을 개최하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한·중 화상 정상회담은 이르면 다음달 중에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월 이후 23개월 째 해외 순방을 중단한 시진핑 주석은 활발한 화상 정상회담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시 주석은 지난달 1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미·중 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3일 통룬 시술릿 라오스 국가 주석과 철도 개통식에 화상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실제 중국 정상의 의전을 담당하는 쑹자(宋嘉) 외교부 예빈사(禮賓司·의전국) 부국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양제츠 중국 당 중앙외사위원회 판공실 주임 겸 정치국원이 2일 중국 톈진(天津)에서 열린 한·중 고위급 회담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톈진=베이징 특파원단 공동취재단]

양제츠 중국 당 중앙외사위원회 판공실 주임 겸 정치국원이 2일 중국 톈진(天津)에서 열린 한·중 고위급 회담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톈진=베이징 특파원단 공동취재단]

이날 회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베이징이 아닌 톈진의 영빈관 격인 빈하이이하오(濱海一號) 호텔에서 열렸다. 이곳에서는 지난 7월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회담, 9월 존 케리 기후변화 특사와 셰전화(解振華) 중국기후변화사무 특별대표 회담이 열렸다.

서 실장은 이날 오전 정부 전용기(공군3호기) 편으로 톈진 국제공항을 통해 회담장에 도착했다. 회담을 끝낸 뒤 서 실장과 양 정치국원은 만찬을 함께하며 논의를 이어갔다.
이날 회담에 중국 측에서는 양 위원 외에 덩리(鄧勵) 외교부 부부장(차관), 충쑹(叢聳) 양제츠 주임 비서(전 북미대양주 부국장), 장옌(張姸) 중앙외사위 판공실 지역사무국 부국장, 천사오춘(陳少春) 외교부 아시아국 참사관, 쑹자 의전국 부국장, 딩차오(丁巧) 외교부 신문사 참사관과 통역 등 8명이 회담에 배석했다. 중국 외교부 사이트 소개에 따르면 덩리 부부장은 중동·아프리카·유럽·영사 업무를 담당한다.

양 위원은 지난 두 달간 남·북 대사와 미국 카운터파트를 만나 미·중 관계와 한반도 문제 등을 조율했다. 우선 10월 6일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스위스 취리히에서 만나 11월 16일 화상으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을 조율했다. 이어 10월 28일에는 베이징에서 이용남 주중 북한 대사를 만났다. 이어 25일에는 댜오위타이(釣漁臺) 국빈관으로 장하성 주중 대사를 초청해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고, 일주일 뒤 서 실장의 전격 방중이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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