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3조 팔고 떠나자, 외국인 4조 사들였다…쇼핑 목록 보니

중앙일보

입력 2021.12.02 16:47

업데이트 2021.12.02 16:5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종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공포에 코스피가 연중 최저점을 찍자 그동안 국내 증시 버팀목 역할을 했던 ‘동학 개미(국내에 투자한 개인투자자)’가 시장을 떠나고 있다. 반면 외국인이 대형주를 ‘줍줍(줍고 줍는다는 뜻)’ 하며 동학개미의 빈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종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공포에 코스피가 연중 최저점을 찍자 그동안 국내 증시 버팀목 역할을 했던 ‘동학 개미(국내에 투자한 개인투자자)’가 시장을 떠나고 있다. 반면 외국인이 대형주를 ‘줍줍(줍고 줍는다는 뜻)’ 하며 동학개미의 빈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뉴스1

외국인이 돌아왔다. 5개월여 이어진 코스피의 약세에 ‘오미크론’ 공포로 코스피가 연중 최저점을 찍자 국내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개인투자자의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내며 떠나는 빈자리를 외국인이 채우고 있다.

'동학 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는 올 한해 고군분투했다. 지난 1~10월 외국인(33조375억원)과 기관(47조1936억원)이 던진 매물 폭탄을 온몸으로 받아냈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는 86조8350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개미의 변심이 시작된 건 지난달부터다. 지난달 1일부터 지난 1일까지 개인은 3조4243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매도가 매수를 앞섰다. 기관도 '팔자'에 가세하며 증시의 하방 압력을 더했다. 이 기간 기관은 1조2940억원어치의 주식을 던졌다.

개인과 기관이 떠난 자리를 채운 건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같은 기간 4조6632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2일에도 외국인은 홀로 매수세를 이어갔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9133억원, 46억 원을 순매도했지만, 외국인이 8869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코스피를 끌어올렸다. 외국인의 매수세에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57% 오른 2945.27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에 설치된 화면에 주가가 표시된 모습. 연합뉴스

사진은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에 설치된 화면에 주가가 표시된 모습. 연합뉴스

돌아온 외국인이 쏠린 분야는 반도체다. 지난달부터 이달 1일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1조2990억원, 1조116억원어치씩 사들였다. 같은 기간 외국인 총 순매수액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셀 반도체'에 여념 없던 외국인이 '바이 반도체'로 돌아선 것이다.

외국인의 반도체 러브콜이 재개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급등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일 6만9900원에서 2일 7만5800원으로 8.4% 상승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도 10만6500원에서 12만원에 거래를 마치며 12.7% 올랐다.

외국인이 '바이 반도체'에 나선 건 반도체 업황 전망이 다소 나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반도체 D램 가격이 꾸준히 하락해 내년 2분기까지도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4분기 현재 반도체 가격이 하락 사이클에 진입했지만 북미 4대 데이터센터업체가 메모리 반도체 주문량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며 “델과 HP 등 글로벌 PC 업체의 반도체 주문량도 7개월 만에 증가하고 있어 내년 1분기면 D램 가격의 바닥 형성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 달간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한 달간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외국인의 쇼핑 목록에는 반도체만 있는 건 아니다. 지난달 1일부터 1일까지 카카오(4543억원)와 삼성SDI(4056억원) 등 시가총액 10위권 안 대형주도 담고 있다. 엔터·게임 업종에도 관심을 보이며 크래프톤(순매수 3위)과 카카오게임즈(6위), 하이브(10위), 엔씨소프트(11위) 등도 사들였다.

외국인이 '사자'가 이어지면 국내 증시에서는 ‘대형주’가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9월부터 피크 아웃(이익 고점) 우려가 나오며 대형주 업종의 이익 전망이 하향 조정됐지만 최근 수출 지표가 강세를 보이는 등 반도체와 대형 업종 중심으로 이익이 개선될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며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은 대형주 수급에 우호적 신호”라고 분석했다.

외국이 국내 주식 쇼핑에 나서며 원화가치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는 전날보다 3.3원 오른(환율 하락) 달러당 1175.9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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