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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돌직구에 에디슨 침묵…쌍용차 인수, 돌파구 나올까

중앙일보

입력

쌍용차 평택공장 모습. 우선협상대상자인 에디슨모터스와 채권단인 산업은행 간 신경전이 계속돼 쌍용차 인수합병에 난항 기류가 흐른다. [뉴스1]

쌍용차 평택공장 모습. 우선협상대상자인 에디슨모터스와 채권단인 산업은행 간 신경전이 계속돼 쌍용차 인수합병에 난항 기류가 흐른다. [뉴스1]

쌍용자동차의 다섯 번째 주인 찾기가 난항이다. 우선협상대상자인 에디슨모터스의 자금 조달과 기술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가운데 걸림돌이 생겼다. 지난달 30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제3의 기관에 에디슨의 재무·기술 타당성을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하면서다. 가뜩이나 부정적인 기류에 짙은 가운데 이 회장이 다시 돌직구를 날린 격이다. 하지만 이후 에디슨모터스는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않는 중이다.

이에 대해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코멘트할 게 없다”고만 했다. 앞서 강 대표는 수차례 인터뷰를 통해 “산은 대출이 어렵다면 다른 금융기관을 통해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 산은 아닌 다른 금융기관이 선뜻 나설지도 미지수다.

산은은 이미 쌍용차에 4000억원 규모의 담보를 설정하고, 1900억원을 대출한 상태다. 이동걸 회장이 지속해서 추가적인 자산 담보 대출이 어렵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앞서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와 경영 정상화를 위해 1조60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중 절반은 재무적 투자자(FI)와 전략적 투자자(SI) 등 컨소시엄을 통해 마련하고, 나머지 절반가량은 쌍용차의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 자산 담보 대출은 “인수 후 쌍용차가 어느 정도 안정 궤도에 들어섰을 때”라는 단서를 달았다.

강 대표가 내세운 ‘선 안정화’는 향후 쌍용차의 생존력과 직결된다. 이를 위해선 에디슨모터스가 보유한 전기차·전동화 기술과 쌍용차의 완성차 제조 능력이 시너지를 발휘해야만 한다.

이에 대해 강 대표는 “양사가 가진 기술과 인력을 통해 500억원 안팎의 비용으로 전기차 생산 설비를 구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내년에는 쌍용차 생산 대수를 약 20만대로 늘리고, 2025년 30만대 수준을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 전기차와 내연기관 비율을 4대 6 정도로 예상했다. 쌍용차는 올해(1~11월) 내수·수출을 포함해 내연기관 차 7만5000여 대를 생산했다.

하지만 이동걸 회장은 이에 대해 “(500억원으로 개발한 전기차가) 소비자의 기대를 충족시켜 매출로 이어질지 의문이 든다”고 답했다. 업계는 전기차 개발과 설비에 따른 비용으로 약 3000억원이 드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우군이 없는 상황에서 그런(500억원 전기차) 얘기는 에디슨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신뢰성만 떨어뜨릴 뿐”이라고 봤다.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내부는 ‘관망 중’으로 풀이된다. 임직원 절반이 휴직 상태인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려면 인수·합병이 성사되기를 바라지만, 인수 자금을 확보하지 못한 채 본계약이 체결된다면 지금과 같은 자금·고용 불안정은 계속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쌍용차 부품업체도 마찬가지다. 약 6300억원의 납품대금(회생채권·공익채권)을 받지 못한 협력사는 에디슨모터스의 자금 조달 능력을 관심 있게 지켜보는 중이다. 자금력이 달릴 경우 향후 회생 계획안에서 에디슨모터스가 법원에 회생채권 변제율을 대폭 할인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쌍용차 M&A 일정. [자료 쌍용차]

쌍용차 M&A 일정. [자료 쌍용차]

반면 시간이 흐를수록 에디슨모터스가 유리한 입장에 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이번 인수·합병 작업이 불발로 끝날 경우 쌍용차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수만 명의 고용이 더 불안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론이 채권단 쪽에 안 좋을 수 있다. 에디슨모터스가 실사 기간 연장을 요청하는 등 인수·합병을 서두르지 않은 까닭도 같은 맥락이라는 시각이다.

지난달 30일 실사를 마친 에디슨모터스는 이달 본계약 협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예정대로라면 내년 1월쯤 본계약 체결이 이뤄진다. 이후 회생 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때 관계인집회를 통해 채권단 승인을 받아야 한다. 회생채권 변제율과 쌍용차 정상화 방안 등은 관계인집회에서 결정되며,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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