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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안긴 이정후 "멋진 플레이가 아버지 영향? 내 영향!"

중앙일보

입력

이정후(가운데)가 아버지 이종범 코치 앞에서 최고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정시종 기자

이정후(가운데)가 아버지 이종범 코치 앞에서 최고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정시종 기자

이정후(23·키움 히어로즈)가 아버지 이종범 코치와 야구계 선배들 앞에서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았다.

이정후는 2일 서울 호텔 리베라 청담 베르사이유홀에서 열린 '한국프로야구 은퇴 선수의 날' 시상식에서 2021시즌 '최고의 선수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정후는 정규시즌 타율 0.360을 기록하며 타격왕에 올랐다. 1994년 수위 타자(0.393)를 해낸 아버지 이종범 코치와 함께 세계 최초로 부자(父子) 타격왕에 올랐다.

5년 연속 160안타, 5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도 해냈다. 10월 2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데뷔 처음으로 사이클링히트(한 게임에서 단타·2루타·3루타·홈런을 순서와 관계없이 모두 기록한 퍼포먼스)를 해냈다. 한국 야구의 미래에서 현재로 거듭났다.

부자가 단상 위에서 조우했다. '최고의 선수상' 시상자로 이종범 코치가 나섰다. 이 코치는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 부회장이다.

이정후는 먼저 "선배님들이 주신 상이어서 더 뜻깊다. 보이지 않는 위치에서 힘을 써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이종범 코치 얘기에는 '장난꾸러기' 아들로 돌아갔다. 진행자가 아버지에게 상을 받은 소감을 묻자 "이전에 경험했던 일이라 특별히 특별한 기분은 없다"라고 말해 장내에 웃음을 안겼다. 이 코치의 패션 센스를 묻는 말에는 "어머니가 잘 챙겨 주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후는 선배 야구인들조차 감탄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진행자는 다시 한번 "이렇게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는 배경에 아버지의 영향이 있나"라고 물었다. 이정후는 단호하게 "제 영향입니다"라고 말했다. 눈가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이정후는 평소 아버지를 향한 애정을 드러내는데 인색하지 않았다. 한국 야구 레전드의 조언을 새기며 성장했다. 하지만 이날은 모두가 기대하고, 예상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그래서 장내 분위기는 더 밝아졌다.

이정후는 뒤늦게 아버지를 달랬다. 올 시즌 가장 의미 있는 기록으로 타격 1위를 꼽았다. 그는 "세계 최초로 부자 타격왕이 돼서 의미가 크다"라며 웃었다. 이어 "내년 시즌에는 키움 히어로즈가 우승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각오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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