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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갑, 코로나 대응 분노 "靑 약속 안지켜…비상계획 실행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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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이재갑 교수가 영등포구 재택 치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달 18일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이재갑 교수가 영등포구 재택 치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중앙포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연일 5000명을 넘어서는 등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은 '비상계획'을 실행해야 되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안일한 태도를 우려했다.

이 교수는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전날 화제가 된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 대해 "월요일에 있었던 특별방역대책 회의에 대한 실망 때문에 올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앞서 페이스북 글에서 "청와대는 이제 지금의 상황을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달라. 코로나 초기부터 국민의 안전과 생명의 보호가 이 정권의 목표가 아니었나"라며 "의료체계에 모든 것을 맡겨 놓으면 환자가 줄지 않을 뿐더러 의료진들도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손을 내려놓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지금이라도 움직여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라디오에서 "월요일에 발표된 내용을 보면 유행상황에 대한 통제에 대한 내용은 다 빠져있고, 추후 논의하겠다 정도만 나와 있다"며 ''의료 역량만 확충해서 어떻게 버텨보겠다'는 메시지로밖에 전달이 안 되는 내용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의 인식 자체가 지금의 위기 상황에 대해서 너무 안일한 게 아니냐, 또는 지금의 위기상황을 의료 확충으로 어떻든 버텨볼 수 있지 않을까하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워서 드린 말씀"이라고 했다.

그는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행 할 때 확진자, 위중증 환자 증가에 대한 건 얘기가 됐지만 단서를 하나 붙인 게 비상 계획"이라며 "감당 불가능한 수준의 중환자가 발생하면, 멈춰서 유행 상황을 안정화시키고 다시 진행하겠단 약속을 했다. 그 부분이 약속이 됐기 때문에 일상회복을 동의하고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질병관리청의 위기단계 분석에서 매우 높음 단계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비상계획에 대한 언급이 하나도 없었다는 것,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는 부분에 대해서 바로 시작해도 늦은 상황인데 아무 언급이 없었던 부분에 대해 합의 자체를 지키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방역 단계를 강화할 경우 소상공인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당연히 저도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고통을 당연히 알고 있다"면서도 "비상계획을 세울 때 패키지 형태의 정책자금을 반드시 책정하고 자영업자, 일용직 노동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책이 동시에 시행돼야 한다는 얘기를 분명히 언급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런데 (정부가) 비상계획 자체가 실현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강화됐을 때 어떻게 지원하겠다는 구체적인 안이 지난주까지만 해도 나와있지 않았다"고도 했다.

이 교수는 "수도권 같은 경우 중환자 입원도 거의 안 되는 상황이다. 응급실에 대기하는 환자들도 상당히 많다"며 "병상을 확충하는 것은 당연히 필요한데 확충이 되더라도 지금 속도면 확보된 병상들이 다 차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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