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의 해외여행 취소"…'열흘 격리' 폭탄에 여행업계 비명

중앙일보

입력 2021.12.02 10:28

업데이트 2021.12.02 11:38

해외 입국자들로 분주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모습. 공항사진기자단

해외 입국자들로 분주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모습. 공항사진기자단

"2년만에 떠나는 해외여행인데, 그냥 취소해야 겠네요. 직장인이라 열흘 자가격리가 불가능하거든요."

"이번 주말 입국하는데 공항에서 집까지 어떻게 가죠? 가족이 있는데 갑작스레 자가격리라니, 막막합니다."

인터넷 여행 동호회 사이트에 이런 글이 도배되고 있다. 1일 밤 정부가 이달 3~16일 모든 입국자에 대해 열흘간 자가격리 의무 방침을 발표하면서다. 위드 코로나 시행과 함께 모처럼 되살아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여행업계는 패닉에 빠진 분위기다.

정부는 7월부터 백신 접종을 완료한 여행객에 한해 입국 시 자가격리를 면제해줬다. 코로나 사태 이후 해외여행 재개가 본격화한 시점이 이때였다. 이후 국내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11월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괌, 사이판, 유럽 등으로 나가는 여행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가 입국자 전원 자가격리 지침이 내려지면서 날벼락을 맞았다. 하나투어 조일상 홍보팀장은 "16일까지 귀국하는 여행 상품 예약자는 무료로 취소해주기로 결정했다"며 "12월 말부터 성수기가 시작되고 내년 1~2월 다양한 전세기 기획 상품을 준비했는데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해외에 나가 있는 여행객도 적지 않고 정부가 격리 기간으로 정한 이달 3~16일 사이에 해외여행을 예약한 사람도 많아 혼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참좋은여행 이상필 홍보부장은 "해외에 나가 있는 고객 200명에게 정부 방침을 문자로 알렸고 출발 예정 고객에게는 무료 취소가 가능하다고 연락하는 중"이라며 "자가격리 지침이 2주로 끝나면 다행이지만 더 연장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업계는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해외여행 회복세를 기대했는데 입국자 자가격리 재개 방침으로 직격탄을 입게 됐다. 뉴스1

여행업계는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해외여행 회복세를 기대했는데 입국자 자가격리 재개 방침으로 직격탄을 입게 됐다. 뉴스1

여행업계는 코로나 확산 초기 때 같은 대량 환불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여행사가 우선적으로 고객에게 환불을 해주더라도 항공사, 호텔에서 취소 위약금을 면제해주지 않을 수 있어서다. 이에 한국여행업협회는 각 항공사에 취소 수수료 면제를 요청할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12월 31일까지 환불, 재발행 수수료를 면제해주기로 결정했다.

입국자 자가격리 재시행으로 방한 여행도 직격탄을 입게 됐다. 현재 관광 목적으로 무격리 입국할 수 있는 건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 협약 국가뿐이지만 최근 방한 관광이 모처럼 되살아난 상태였다. 11월 15일 싱가포르와 트래블 버블을 시작한 뒤 2주간 약 1800명이 방한했다. 트래블 버블 협약에는 상대국 방역 상황에 따라 여행 교류를 중단할 수 있는 '서킷 브레이커' 조항이 있다. 한국에서 오미크론 확진자가 먼저 발생했으니 상대국에서 협약 중단을 요청할 수 있는 상황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3일 입국자 자가격리 재시행을 앞두고 회의를 열고 방침을 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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