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21년 3분기 국민소득’에 따르면 한국 경제는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대비 0.3% 성장했다. 연합뉴스
올해 3분기 한국 경제가 0.3% 성장에 그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국내 소비와 투자가 줄면서 2분기(0.8%)보다 성장세가 느려졌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등장 속 코로나19 확산세도 거세지며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4%) 달성에도 물음표가 찍혔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21년 3분기 국민소득(잠정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대비 0.3% 성장했다. 지난 10월 공개된 속보치(0.3%)와 동일했다. 다만 속보치 발표 당시 사용하지 못했던 10월 산업활동 동향과 기업영업실적 등을 반영하며 민간소비와 투자 등 일부 수치가 조정됐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3분기 경제 성장률은 1분기(1.7%)와 2분기(0.8%)보다 크게 둔화했다. 성장세가 주춤해진 것은 내수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3분기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0.6%포인트로 수출이 쌓은 성장률을 갉아먹었다. 지난 10월 속보치(-0.5%포인트)보다 하향 조정됐다. 1분기(1.9%포인트)와 2분기(2.5%포인트) 당시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내수가 뒷걸음질 친 것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민간 소비와 투자 등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3분기 민간소비(-0.2%)는 뒷걸음질 쳤다. 성장을 견인했던 지난 1분기(1.2%)와 2분기(3.6%)와 달라진 모습이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세계적인 공급망 병목현상이 발생하며 국내 투자도 역성장했다. 건설투자(-3.5%)는 토목건설 등이, 설비투자(-2.4%)는 운송장비 투자 등이 줄면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성장률을 떠받친 것은 크게 회복한 수출이다. 3분기 수출은 전 분기대비 1.8% 늘어났다. 지난 10월 속보치(1.5%)보다 0.3%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석탄·석유제품과 기계장비의 수출 등이 늘어난 영향이다. 반면 수입은 자동차 등의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전 분기대비 0.7% 감소했다.
그 결과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 기여도는 0.9%포인트였다. 1분기(-0.3%포인트)와 2분기(-1.7%)와 달리 3분기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막은 일등공신이었다.

항목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3분기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하며 한은이 예상하는 올해 4% 경제성장률 달성에도 먹구름이 꼈다.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국제 공급망 병목현상도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성장의 속도가 둔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신승철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4분기 성장률이 1.03%(전 분기 대비)를 넘으면 올해 4% 성장률 달성이 가능하다”며 “속보치 발표 당시 추산치(1.04%)에서 0.01%포인트 조정된 수치”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지난달 말 오미크론 변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방역정책이 강화되면서 민간 소비가 더욱 쪼그라들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2단계 정책을 유보한 뒤, 올해 말까지 특별방역대책 시행을 결정했다. 신 부장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현재 실물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바이러스의 확산 속도, 치명률, 각국의 방역 조치 등에 따라 실물경제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