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일시적 아니다” 긴축 속도전 선언한 파월

중앙일보

입력 2021.12.02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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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롬 파월 의장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롬 파월 의장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청문회에 출석한 자리에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대응이다. Fed가 테이퍼링의 속도를 빠르게 한다는 건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파월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판단은 유보했다. 그는 “오미크론 변이는 앞으로 7~10일 안에 더 많은 정보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그때까지는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Fed는 오는 14~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통화정책 방향을 논의한다. 만일 오미크론 변이의 충격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면 FOMC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다우지수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다우지수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동안 파월은 물가상승을 일시적이라고 평가해왔다. 하지만 이날 상원 청문회에선 태도가 달라졌다. 파월은 “현재 미국 경제는 매우 강하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은 높다”며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란 말을 버릴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 논의에서 공급 문제를 놓쳤다”고 덧붙였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 공급 부문에서 발생한 물가상승 압력을 과소평가했다는 얘기다.

WTI 유가 추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WTI 유가 추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최근 미국 경제 지표를 보면 물가상승세가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Fed는 물가 상황을 판단할 때 근원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를 중요하게 본다. 지난 10월 이 지수는 1년 전보다 4.1% 올랐다. 월간 상승률로는 31년 만에 가장 높았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2%(전년 동월 대비)였다.

이런 수치는 최근 발생한 오미크론 변이의 영향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현재로선 오미크론 변이가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만일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이 글로벌 공급망을 더욱 불안하게 만든다면 물가상승 압력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반면 오미크론 변이의 여파로 국제유가가 내리면서 물가안정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변화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미국노동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변화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미국노동부]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66.1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9일 배럴당 84달러를 넘어섰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대면 경제 활동이 위축하면 미국 고용시장의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도 있다.

파월은 강한 물가상승 압력이 이어진다는 것을 전제로 ‘테이퍼링 조기 완료’라는 카드를 꺼냈다. 지난해 코로나19가 발생한 뒤 Fed는 금융시장에서 매달 1200억 달러씩 채권을 사들이는 방식(양적완화)으로 시중에 돈을 풀고 있다. 지난달 FOMC는 양적완화 규모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테이퍼링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원래 계획은 채권 매입 규모를 매달 150억 달러씩 줄이는 것이다. 미국 씨티은행은 Fed가 채권 매입 규모를 매달 300억 달러씩 축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하면 내년 6월로 예상했던 테이퍼링의 완료 시점이 내년 3월로 당겨질 수 있다.

미국 JP모건체이스의 마이클 페롤리 이코노미스트는 “다음 FOMC까지 남은 2주 동안 오미크론 변이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면 테이퍼링을 가속하겠다는 게 파월 발언의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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