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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확진 5명, 한국도 연쇄감염 시작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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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국내에서도 오미크론 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나왔다. 정부는 지난달 나이지리아를 방문한 인천 거주 40대 부부와 이들의 30대 지인 A씨(남성), 또 다른 나이지리아 방문 50대 여성 2명 등 모두 5명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로 최종 확인됐다고 1일 밝혔다. 지난달 24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의료진이 오미크론 변이를 세계보건기구(WHO)에 처음 보고한 지 일주일 만에 국내에서도 감염자가 나온 것이다.

이날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나이지리아에서 귀국한 뒤 25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인천 거주 40대 부부와 이들의 이동을 도운 A씨 등 3명이 변이 확정 검사에서 오미크론 감염자로 최종 확인됐다. 또 이들과 별도로 지난달 13~22일 역시 나이지리아를 방문했다가 23일 입국 후 24일 확진된 경기 지역 거주 50대 여성 2명도 오미크론 감염으로 확인됐다.

이들과 관련한 코로나19 확진자 4명에 대해서도 당국이 오미크론 여부를 조사하고 있어 감염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부부의 밀접접촉자 중 확진 판정을 받은 10대 아들의 오미크론 여부 검사 결과가 2일 나올 예정이다. 감염 가능성이 크다. 40대 부부의 지인 A씨로 인한 추가 확진자도 3명 확인돼 오미크론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결과는 주말께 나온다. 오미크론 감염자가 줄줄이 확인되면서 지역사회 감염이 이미 시작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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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지인 A씨와 10대 아들은 미접종자라서 부부의 확진 직후부터 밀접접촉자로 분류됐고, 지난달 29, 30일 각각 확진 판정받기까지 4, 5일간 자가격리됐다. 하지만 A씨로부터 감염된 환자가 나오면서 방역당국의 우려가 커졌다. 격리 중이었는데도 접촉이 있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아들의 격리 상황에 따라서는 추가 감염자도 나올 수도 있다. 당국은 아들이 학교에 대면 출석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부부의 밀접접촉자는 아들과 A씨 외에 귀국 항공기에서 앞뒤 2열에 앉았던 승객(6명)과 부부의 딸 등 7명이 더 있다. 이들 가운데 코로나19 양성 확진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방역당국의 역학조사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40대 부부는 지난달 14~23일 나이지리아를 방문한 뒤 24일 오후 귀국했고 이튿날인 25일 확진됐다. 부부는 지난 10월 28일 모더나 백신 접종을 완료했고, 귀국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현지에서 받은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다. 하지만 입국 직후 거주지 근처 보건소에서 검사한 결과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모더나 맞았는데 돌파감염 … 입국 뒤 하루 동안 격리 안됐다

전 세계에서 확산 중인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서도 확인됐다.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나이지리아를 방문했던 40대 부부 등 5명이 1일 ‘오미크론’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날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출발한 외국인들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뉴스1]

전 세계에서 확산 중인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서도 확인됐다.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나이지리아를 방문했던 40대 부부 등 5명이 1일 ‘오미크론’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날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출발한 외국인들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뉴스1]

부부는 접종 완료자로 격리 면제 대상자라 지난달 24일 오후 검사를 받고 25일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하루 정도는 별다른 이동 제한이 없었다. 따라서 이 사이 노출이 있었다면 추가 감염자가 더 나올 가능성도 있다. 부부와 같은 항공기 승객 45명 가운데 1명(아프리카 차드 방문)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으나 변이 검사 결과 오미크론이 아닌 델타 변이로 확인됐다. 당국은 부부가 거주하는 연립주택의 다른 거주자 8명의 접촉력은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선제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40대 부부는 일반 코로나19 확진자로 분류됐지만, 지인이 확진된 뒤 당국이 진행한 변이 PCR 검사에서 오미크론이 의심됐다. 이에 따라 부부와 관련된 확진자 전원에 대한 전장 유전체 검사가 이뤄졌다. 오미크론 감염자들의 증상에 대해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인지 단계부터 오미크론 변이가 기타 감염과 증상으로 구분할 수 있을 만한 특별한 점은 현재까지 보고된 바 없다”고 밝혔다.

함께 탑승 45명 중 1명은 델타 감염 확인

일본 1호 오미크론 확진자인 나미비아 외교관이 인천공항을 경유해 일본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돼 추가 전파 가능성이 커졌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해당 외교관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출발한 비행기에 탑승해 다음 날 오후 인천공항을 거쳐 일본 나리타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 과정에서 외교관이 비행기에서 내려 한 시간가량 인천공항 내 제한구역에 머문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항공기 탑승자 41명을 추적 관리 중으로, 입국 후 1일 차 PCR 검사에선 아직 추가 확진자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향후 감염자가 추가될 수 있다. 공항 내 노출 상황도 당국은 조사 중이다.

코로나 오미크론 변이 5명 확진

코로나 오미크론 변이 5명 확진

지역사회 곳곳에 이미 오미크론이 퍼졌을 가능성도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1월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에 들어가면서 방역의 빗장이 풀렸고, 여행객도 늘어 이미 (오미크론이) 들어와 있을 수 있다”며 “11월 해외 입국자들 대상 전수 전장 유전체 분석을 진행해 현황 파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사실상 (오미크론 방역망이) 뚫렸다고 봐야 하는데 더는 확산하지 않도록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국내 신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이다. 1일 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환자는 사상 처음 5000명대인 5123명을 기록했다. 위중증 환자도 하루 새 62명 늘어 700명대(723명)에 들어섰다. 사망자도 34명 추가됐다. 지난해 연말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다.

“8개국 입국제한 한계, 추가조치 필요”

전문가들은 국내 확산세에 오미크론 우려까지 더해진 만큼 사적모임 제한 등의 방역 강화도 주문한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유행 규모를 줄이는 시도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의료체계가 정비되고 추가적 대책이 효과를 발휘될 때까지 2, 3주 정도 국민에게 양해를 구하고 정책적 신호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방대본은 3일 0시부터 나이지리아도 남아공 등 기존 8개국과 동일하게 입국 제한국에 포함키로 했다.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격리 조치도 강화해 16일까지 향후 2주간 모든 국가에서 입국하는 내·외국인은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10일간 격리해야 한다. 4일 0시부터 17일까지 2주간은 에티오피아발 직항편(주 3회) 국내 입항도 중단된다.

모든 해외 입국 확진자에 대해 전장 또는 타깃 유전체 검사를 추가로 해 오미크론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오미크론 확진자와 접촉할 경우 24시간 이내 접촉자 조사 및 등록을 완료하도록 역학조사도 강화한다.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와 접촉했다면 예방접종 완료자라도 예외 없이 자가격리하고 격리 기간도 10일에서 14일로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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