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父 구타 살해 후 “넘어졌다”…국대 출신 권투선수의 패륜

중앙일보

입력 2021.12.01 20:19

업데이트 2021.12.01 21:27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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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병변 장애를 가진 아버지를 살해한 뒤 사고사라고 주장하다가 5개월 만에 경찰에 붙잡힌 전직 권투선수가 국민참여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이규훈)는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 권투선수 A(21)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올해 1월4일 인천시 미추홀구 자택에서 아버지 B(55)씨를 여러 차례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그는 사건 당일 오전 “아버지가 숨졌다”며 스스로 112에 신고했고, 경찰이 출동했을 때 B씨는 자택 베란다에서 이미 숨진 상태였다.

당시 B씨의 시신 곳곳에서 멍 자국을 발견한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부검 결과 B씨의 갈비뼈와 가슴뼈 등이 부러지고 여러 장기가 파열된 것으로 드러났고, 경찰은 5개월간 내사를 벌인 끝에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중학교 1학년인 2013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인 2018년까지 복싱 선수로 활동하며 한때 청소년 국가대표로 선발되기도 했다.

A씨는 지난해 9월부터 알코올 의존 증후군과 뇌병변으로 장애를 가진 B씨와 단둘이 지냈다. 조사 결과 A씨는 외출할 때 방 문고리에 숟가락을 끼워 B씨를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이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B씨는 살해당하기 직전 15일 이상 집 밖으로 나온 적이 없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버지가 넘어진 것 같다”며 사고사를 주장했다. 또 그는 재판 과정에서도 “아버지를 폭행하거나 살해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국민참여재판 배심원 9명 전원은 A씨의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이들 중 4명은 A씨에게 징역 10~16년을, 나머지 5명은 징역 7년을 선고해야 한다는 양형 의견을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불만을 품고 친아버지인 피해자를 살해했고, 범행 동기 등을 보면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판단했다. 다만 “피고인은 과거에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이며 다른 친족들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하게 된 피해자를 돌보기 위해 함께 동거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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