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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6년 만에 중국 개봉…해적판 보던 中 “환영" 1억클릭

중앙일보

입력

오는 3일 중국에서 개봉하는 한국 영화 ‘오! 문희’ 포스터. [주중 한국대사관 제공]

오는 3일 중국에서 개봉하는 한국 영화 ‘오! 문희’ 포스터. [주중 한국대사관 제공]

한국 휴먼가족 영화 ‘오! 문희’(감독 정세교)가 오는 3일 한국 영화로는 중국 극장에서 6년 만에 개봉한다고 주중 한국대사관이 1일 발표했다.
지난 2016년 한국이 북한 미사일 방어를 위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를 배치한 이후 중국이 한국 영화의 개봉을 금지하는 한한령(限韓令)을 발동한 이후 첫 개봉이다. 지난 2015년 전지현·이정재 주연의 ‘암살’이 중국에서 개봉된 마지막 한국 영화였다.
갑작스럽게 한국 영화의 개봉을 심의 허가한 배경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아직은 지켜봐야 한다”며 “사드 이전에도 한국 영화의 연간 개봉 쿼터는 2~3편에 불과해 ‘오! 문희’ 이후 후속 개봉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반응했다.

드라마 ‘도깨비’로 중국에서도 인기가 높은 배우 이동욱이 12월 중국 남성 패션잡지 GQ의 표지모델로 등장했다. [웨이보 캡처]

드라마 ‘도깨비’로 중국에서도 인기가 높은 배우 이동욱이 12월 중국 남성 패션잡지 GQ의 표지모델로 등장했다. [웨이보 캡처]

중국 외교 당국은 지금까지 한한령 자체가 없었다는 게 공식 입장이었다. 따라서 “수입 쿼터 적용을 받지 않는 온라인 영상 플랫폼에 한국 작품을 허가하는지 여부가 중국의 진의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최근 중국 연예계를 휩쓸고 있는 정풍 운동도 한한령 해제에 걸림돌이다. 6년 만의 상영작으로 블록버스터 흥행작이 아닌 휴먼 가족 영화를 선택한 것 자체가 중국의 입장을 보여준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한국 영화 ‘오! 문희’가 6년만에 중국 극장에서 상영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한 중국 네티즌이 SNS에 한국의 민주화 운동을 그린 영화 “1987년도 중국 극장에서 볼 수 있길 바란다”는 댓글을 올렸다. [웨이보 캡처]

한국 영화 ‘오! 문희’가 6년만에 중국 극장에서 상영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한 중국 네티즌이 SNS에 한국의 민주화 운동을 그린 영화 “1987년도 중국 극장에서 볼 수 있길 바란다”는 댓글을 올렸다. [웨이보 캡처]

최근 ‘오징어 게임’ 등 한국 드라마를 몰래 해적판으로 접할 수밖에 없었던 중국 네티즌은 일제히 환영했다. 1일 중국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의 해시태그 검색어 #한국영화 6년 만에 중국 상영#은 반나절 만에 클릭 수가 1억을 넘었다. 또 다른 해시태그 #영화 오! 문희 상영 확정#은 5시간 만에 1600만 클릭을 기록하고 있다. “1987 같은 영화도 상영되길 바란다”는 댓글도 보였다. 한류스타 강동원이 깜짝 출연한 ‘1987’은 1980년대 민주화 항쟁을 다룬 사회비판적 영화다. 최근 한국 관련 뉴스로는 부정적인 댓글 없이 환영 일색이다.
한국 배우가 패션 잡지 커버 모델로 등장하기도 했다. 지난 2016년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도깨비’의 남자 조연 이동욱이 남성 패션 잡지 GQ 중국어판 12월호 표지모델로 등장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SNS에 사진을 퍼 나르며 환영하고 있다.
미·중 전략 경쟁이 격화되고, 두 달 앞으로 다가온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서방국가들의 ‘외교적 보이콧’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중에 중국이 한국에 보이는 ‘구애 제스처’라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은 2일 톈진(天津)에서 열리는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양제츠(楊潔篪·71) 중국공산당 중앙외사위원회 판공실 주임 겸 정치국 위원의 고위급 회담에 한국 측 풀 기자단의 취재도 허용했다. 중국은 지난 7월 말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회담에는 중국 측 기자단만 입장시키고 미국 기자단의 입장을 허용하지 않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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