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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버려!” “천천히 쏘라”…긴장 가득한 신임경찰 훈련 현장

중앙일보

입력

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신임 경찰관들이 특별사격훈련을 받고 있다. 이수민 기자

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신임 경찰관들이 특별사격훈련을 받고 있다. 이수민 기자

“긴장해서 스스로 움직이면 사고가 납니다.”
“자세가 커지면 긴장이 됩니다. 심호흡하세요.”

1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강남경찰서 지하 3층 실내사격장. 특별사격훈련을 앞둔 1년 차 신임 경찰관 15명이 진지한 표정으로 안전교육을 듣고 있었다. 검은색 방탄 조끼를 입고 흰색 표적지 2장을 손에 꼭 쥔 채다. 사격장 내 안전교육실에 앉아있던 순경 A씨는 “지난해 정례 훈련에 두 번 참가했기 때문에 처음만큼 긴장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현장 부실대응 지적에…경찰, 특별사격훈련

1일 오전 서울 강남경찰서 실내사격장에서 신임 경찰관들이 사격훈련 사전교육을 듣고 있다. 뉴시스

1일 오전 서울 강남경찰서 실내사격장에서 신임 경찰관들이 사격훈련 사전교육을 듣고 있다. 뉴시스

이날 강남서에서는 ‘현장 경찰관 특별 사격훈련’이 실시됐다. 최근 인천 흉기 난동 사건과 서울 신변 보호 대상자 피살 등 경찰의 현장 대응 능력에 대한 부실 논란이 잇따르자 이뤄진 교육이었다. 강남서 소속 현장 배치 2년 미만의 신임 경찰관 15명(남 12명, 여 3명)이 38구경 권총을 잡았다. 5명씩 3개 조로 나뉜 이번 특별 훈련에서 이들은 각각 35발씩 2차례에 나눠 총 70발을 쐈다.

신임 경찰관들은 ‘사격 마스터’인 교관들의 일대일 밀착 지도를 받으며 훈련에 임했다. 서울경찰청에서 파견된 사격 교관 7명은 모두 기록사격 290점 이상(300만점)을 받아 ‘마스터 인증’을 받은 전문가들이다. 사격에 앞선 이론교육에서 사격 마스터인 장영광 서울청 경위는 “사격은 운전과도 비슷하다. 손발 모양에 따라 느낌이 완전히 달라진다”며 “사격 전 12초 동안 안정된 호흡을 찾고 천천히 쏴야 사고가 안 난다”고 당부했다.

일대일로 신입 가르치는 마스터들

실전 사격 훈련이 시작되자 실탄 발포 소리가 장내를 가득 채웠다. 신임 경찰관들은 약 20분간 과녁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사격은 영점사격(5분 내 5발)→완사(5분 내 10발)→속사(15초당 5발) 순서로 진행됐다. 마지막 속사에서는 “무릎 쏴” “서서 쏴” 등과 같은 구체적인 자세에 대한 지도가 이뤄졌다.

조준이 쉽지 않은 듯 발사하지 못한 채 총을 잠시 내려놓고 숨을 고르는 교육생도 있었다. 통제실에서 “불발탄이 생겨도 총구는 반드시 표적을 향해야 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1차 훈련을 마치고 대기실로 나온 교육생들은 교육 전보다 자신감이 붙은 듯 한층 밝아진 표정이었다. “잘 쏘다가 마지막 속사에서 흔들렸다”며 아쉬워하거나 “(총소리에) 귀가 먹먹하다”며 고개를 흔들기도 했다. 지도관들은 대기실에서도 이들에게 자세를 꼼꼼히 지도하며 “방금 배운 내용을 복기하며 2차를 준비하라”고 주문했다.

“훈련이 현장에서 자신감 키워” 

1일 서울경찰청에서 신임 경찰이 물리력 대응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서울경찰청에서 신임 경찰이 물리력 대응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순호 마스터는 “정례 훈련 때 점수가 모자랐던 이들이 이번 교육에서 많이 향상된 걸 보니 뿌듯하며”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훈련을 하는 이유는 현장에서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서다. 현장은 훈련과 달라 사격 경험을 많이 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이번 특별 사격훈련에 참여한 신임 경찰관들은 경찰청이 지난달 29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실시하는 특별 교육에 따라 물리력 훈련, 테이저건 실습, 삼단봉 훈련 등도 받게 된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에 있는 서울청 강당에서도 기동대 소속 신임 경찰관 20명이 물리력 행사 훈련 등을 받았다. 교관들은 “대상자가 칼을 들었을 때 ‘칼 버려’를 외치며 삼단봉 좌우를 흔들라” 등과 같은 내용이 담긴 흉기 난동자 제압 훈련 등을 진행했다. 이현준 서울청 교육계장은 “이번 교육은 16시간씩 사흘 과정으로 각 경찰서에서 진행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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