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아들 재택치료에, 한달 수입 끊겼다" 싱글맘의 한탄

중앙일보

입력 2021.12.01 16:45

업데이트 2021.12.01 17:38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서 5살 아들을 키우는 유모(37)씨는 지난 26일부터 자택 밖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아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싱글맘인 유씨는 마스크에 의존한 채, 아들의 치료와 케어를 자택에서 전담하고 있다. 보건소에서 ‘병상이 부족해 전북 남원에 있는 병상을 배정받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유씨는 재택치료를 선택했다.

재택치료 2인 이야기 들어보니
가족 감염 우려와 생계 걱정 커

프리랜서인 유씨는 출근하지 못하는 열흘 동안 수입이 없다. 유씨는 “밖에 나가지 못하니 일을 못하는 것 뿐 아니라, 다음 달 일할 거리를 찾는 것도 제한이 돼서 사실상 한달을 통째로 날리게 됐다”며 “재택 치료 때문에 동거인까지 집에 묶여버리니 생계에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뒤늦게 추가 감염이 되는 게 가장 두렵다”고 털어놨다. 그전에는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아이와 밀접 접촉을 지속하는 열흘 사이 감염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자가격리 해제 전 검사에서 만일 유씨가 양성 판정을 받으면, 다시 재택 치료를 위해 격리를 반복해야 한다.

유씨의 아들이 재택치료를 하면서 열이 나자 비대면 진료를 통해 처방받은 약이 배송됐다. 유씨 제공.

유씨의 아들이 재택치료를 하면서 열이 나자 비대면 진료를 통해 처방받은 약이 배송됐다. 유씨 제공.

# “온 가족이 전부 걸려야 치료가 끝나나봐요.” 최근 확진 판정을 받고 재택 치료를 하고 있는 30대 김모씨의 말이다. 서울시 중랑구에 거주하는 김씨 가족은 네 명이 모두 코로나에 감염됐다. 지난달 25일 아버지가 처음으로, 지난달 30일 김씨와 동생이 마지막으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가족 중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6일 동안 나머지 가족들은 방역에 애썼다. 김씨는 “보건소에서 나와서 방역을 짧게 해주긴 하지만 생활 물품은 우리가 하나하나 소독제로 전부 소독했다”며 “그럼에도 전파를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 간 추가 감염을 사실상 방치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방역용품과 방역복, 소독제 등이 들어있는 키트는 확진 하루 뒤에 집에 도착했다고 한다. 해열제 등 약이 떨어져 보건소에 연락하니 ‘확진자가 늘어서 배송에 2~3일이 걸릴 것 같다’는 답을 들었다. 김씨는 “상황이 혼란스러우니 대응이 늦어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하루이틀이면 온 가족이 감염되기에 충분한 시간 아니냐”고 했다.

김씨가 코로나 재택치료를 시작하면서 받은 방역복과 소독제, 해열제 등 각종 키트. 김씨 제공.

김씨가 코로나 재택치료를 시작하면서 받은 방역복과 소독제, 해열제 등 각종 키트. 김씨 제공.

"재택치료 동안 온가족 다 걸릴 듯"

정부가 앞으로 모든 코로나 확진자는 집에서 치료받는 것을 원칙으로 내세웠지만, 확진자 가족 등 동거인 관리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재택치료 대상자는 재택치료 키트를 배송받은 뒤 하루 2∼3번 비대면으로 체온, 산소포화도 등을 측정해 의료진에 보고한다. 산소포화도가 94% 미만으로 떨어지면 응급상황으로 판단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다.

가족 등 동거인은 확진자 격리기간인 10일간은 외출이 금지된다. 백신 미접종자인 경우 열흘 더 자가격리를 해야 해, 총 20일 간 격리된다. 재택치료 중인 이들은 중앙일보에 “치료보다는 사실상 방치, 자연 치유를 기다리는 느낌”이라며 “확진자가 폭발하다보니 보건소에서도 전화가 계속 와서 동일한 내용을 물어보는 등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부 "재택치료 피해, 생활지원금 지원 논의"

이들은 “다만 경증일 경우 굳이 센터를 입소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감염자 치료 자체에 대한 불만보다는 가족 간 감염 우려와 생계 문제를 걱정했다. 아파트 등 인구가 밀집된 공동주택에서의 집단감염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재택 치료자 지원 대책을 논의 중이다. 응급상황 대응을 위해 24시간 상담과 진료가 가능한 핫라인을 구축하고 지자체에 전담 인력을 배치하기로 했다. 또 동거 가족의 재택치료로 출근하지 못해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 생활지원금을 추가로 지원하는 방안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1일 0시 기준 수도권의 병상 가동률은 89.2%. 전국은 78.8%로 집계됐다. 재택치료 대상자는 총 1만174명이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 출연해 "(재택치료 비율이) 50% 정도 진행되고 있고, 70% 정도까지가 한계일 것이고, 30% 정도는 입원해서 관리하는 체계로 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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