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스틸러에 주연이 묻혔다" 이준석 잠적에 애타는 尹측

중앙일보

입력 2021.12.01 16:30

업데이트 2021.12.01 16:37

“윤석열 후보가 주연배우인데, 조연인 이준석 대표가 신 스틸러(scene stealer)가 된 형국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측 인사가 1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한 말이다. “대선 D-100일 을 맞아 2박3일에 걸친 충청 지역 훑기를 공들여 기획했는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당무거부 사태에 다 묻혀버렸다”며 한 말이었다. 영화용어인 신 스틸러는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쳐 주연보다 더 주목받는 조연 배우를 일컫는 말이다. 이를 빗대 윤 후보 측에서 “주연과 조연이 뒤바뀌었다”고 토로한 것이다.

윤 후보 측 권성동 국민의힘 사무총장도 이날 KBS 라디오에 나와 비슷한 말을 했다. 그는 ‘윤 후보가 현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느냐’고 묻자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본인은 충청도에 가서 열심히 선거 캠페인을 하고 있는데 서울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서 캠페인이 지금 묻히고 있는 그런 상황 아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11월 6일 오후 이준석 대표와 오찬을 위해 서울 마포구 염리동 한 식당으로 이동하며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11월 6일 오후 이준석 대표와 오찬을 위해 서울 마포구 염리동 한 식당으로 이동하며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이 대표가 가장 열심히 해야 할 것은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라며 “이 대표가 여전히 역할을 다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로운 지도자가 나타나면 기존 질서가 흔들리기 마련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2년 대선 후보 때 처음엔 당(새천년민주당)에서 인정을 안 했다”고 했다. 현재 국민의힘 내부의 극심한 혼선이 당 밖 출신인 윤 후보의 등장 때문에 빚어진 일이란 취지의 언급이다. 또 ‘누가 물밑 접촉하고 있나’라는 진행자 물음엔 “지금은 잘 안 보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선대위 상황을 두고 “지금 상당히 급하다. 오픈카 형식으로라도 출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나 이 대표 등 일부 인사들의 합류가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일단 선대위를 출범시켜야 일하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다.

윤 후보도 직접 수습에 나섰다. 윤 후보는 오전 천안 일정을 소화하던 중엔 기자들에게 “이 대표가 휴대폰을 꺼놓기에 무리하게 연락하진 않겠다. 당무에 복귀하게 되면…”이라고 하더니, 오후 들어선 다시 “이 대표가 리프레시(refresh)하러 부산에 간 것 같다. 당무 거부는 아니라고 들었다”고 부연했다. 윤 후보 측 인사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후보가 '이 대표가 서울에 올라오면 따로 술 한잔하면서 오해를 풀겠다. 술 때문에 일어난 일은 술로 푸는 게 맞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 대표가 잠행에 나서기 전날인 지난달 29일 밤 의원들과 술을 마신 사실을 언급한 발언으로 들린다.  

이런 가운데, 윤 후보 측은 이 대표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측이 불쾌감을 토로해온 소위 ‘익명의 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그동안엔 '윤 후보측 핵심 관계자'가 익명으로 언론에 등장해 이 대표나 김 전 위원장을 비판하는 일이 잦았다. 특히 지난 주 인터넷 매체는 ‘윤 후보 측 핵심 정무 관계자’ 의 말을 인용해 "조건 없는 합류 선언이 없으면 끝이라는 최후통첩을 윤 후보가 김 전 위원장에게 했다"고 보도하자, 다음 날 김 전 위원장은 “주접을 떨어놨다”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해당 매체는 또 다른 기사에서 “총괄 선대위원장 직을 없앤다”고 보도했고, 이번엔 이 대표가 “익명 인터뷰하고 다니는 그분, 이제 대놓고 공작질을 하고 다닌다”는 페이스북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권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총괄선대위원장 자리를 없앤다는 발상은 누구도 해본 적이 없다”며 “제가 모르는 핵심 관계자가 어디 있나”라고 되물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그 사람을 찾아내기만 하면 내가 기필코 이 당에서 축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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