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햄버거 배달땐 최대 3100원 더 비싸…KFC '이중가격' 없앤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KFC가 1일부터 배달 주문가격을 매장 가격과 동일하게 맞춘다. 대신 최소주문금액(1만원) 이상 주문시 배달료 3000원을 부과한다. [사진 KFC]

KFC가 1일부터 배달 주문가격을 매장 가격과 동일하게 맞춘다. 대신 최소주문금액(1만원) 이상 주문시 배달료 3000원을 부과한다. [사진 KFC]

패스트푸드업체인 KFC가 1일 “12월부터 모든 메뉴에 대해 딜리버리(배달) 가격을 매장 가격 기준에 맞춰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KFC 관계자는 “매장 판매 가격과 배달 가격을 동일하게 맞춰 소비자의 혼선과 가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번 가격 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배달료는 부과된다.

현재 패스트푸드·외식업계에선 동일한 제품인데도 매장 판매가보다 배달 주문가격이 더 비싼 이른바 ‘이중 가격’ 사례가 적지 않다. 한국소비자연맹이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지역 배달앱 입점 업체 65곳을 직접 방문해 확인한 결과, 절반이 넘는 37곳이 매장 판매가격보다 배달앱에 등록한 가격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이중가격을 실시해온 패스트푸드업계의 경우 대부분 햄버거 세트가 배달주문 시 매장가격보다 1000~1200원 비쌌다. 업체들은 이에 대해 “최소주문금액 이상 배달시키면 별도의 배달료가 청구되지 않는 대신 배달제품 가격에 배달료·포장비 등 배달서비스로 인한 제반 비용이 포함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서울 시내 한 롯데리아 점포. [롯데리아]

서울 시내 한 롯데리아 점포. [롯데리아]

하지만 이럴 경우 소비자에게 일부 유리한 경우도 있지만, 배달제품을 여러 개 주문할수록 매장 구입 때보다 더 많은 금액을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배달료보다 더 많은 돈을 지불하게 돼 소비자가 불리해진다.

한국소비자원도 지난 5월 롯데리아·맥도날드·버거킹·KFC 등 네 곳에서 무료배달이 가능한 최소주문금액에 맞춰 햄버거 세트를 구입해본 결과, 배달 주문가격이 매장 구입보다 최소 1200원에서 최대 3100원까지 비쌌다. 햄버거 세트를 더 많이 구입할수록 배달 가격과 매장 가격이 4000원 이상 벌어지는 구조다. 당시 배달료(2000~3000원)보다 돈을 더 내는 셈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외식업체와 배달 플랫폼에 매장가격과 배달가격이 다르다는 사실을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려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5월 각 업체에서 특정 햄버거 세트를 4개씩 주문한 결과, 배달 시 제품가격이 매장구입 시보다 최대 4800원까지 비싸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롯데리아와 KFC는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을 동일하게 맞추고, 대신 배달료를 부과하고 있다. [자료 한국소비자원]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5월 각 업체에서 특정 햄버거 세트를 4개씩 주문한 결과, 배달 시 제품가격이 매장구입 시보다 최대 4800원까지 비싸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롯데리아와 KFC는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을 동일하게 맞추고, 대신 배달료를 부과하고 있다. [자료 한국소비자원]

결국 롯데리아는 지난 10월 이중가격을 없애고, 별도의 배달료를 운영하겠다고 가장 먼저 가격 정책을 바꿨다. 이어 KFC가 배달 제품가격 조정에 나선 모습이다. 맥도날드와 버거킹은 “현재로선 가격 정책 변화는 없다”며 “더 나은 배달 서비스 제공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늘어 배달 매출이 커진 건 맞지만, 인건비·포장비 등 부대비용 지출도 그만큼 커졌다”며 “업체가 영세할수록 이를 배달 제품가격에 반영하고, 별도로 배달료를 받는 곳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