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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절단 소동 뒤 폭죽 터트렸다…끔찍했던 그날의 행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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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기공식 전반부에 손가락 절단 소동 

대전지역 청년 등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기공식 현장에서 감리단장이 손가락을 절단하는 소동이 발생했지만, 기공식 행사가 예정대로 끝까지 진행돼 논란이 일고 있다. 기공식 마지막 단계인 삽을 뜨는 이벤트 순간에는 폭죽까지 터졌다.

허태정(왼쪽 일곱번째) 대전시장과 권중순(〃여덟번째) 시의회의장, 박정현(〃아홉번째) 대덕구청장 등이 지난  29 일 대덕구 신탄진행정복지센터 부지에서 열린 맞춤형공공임대주택 '신탄진 다가온' 기공식에 참석해 첫삽을 뜨고 있다. 뉴시스

허태정(왼쪽 일곱번째) 대전시장과 권중순(〃여덟번째) 시의회의장, 박정현(〃아홉번째) 대덕구청장 등이 지난 29 일 대덕구 신탄진행정복지센터 부지에서 열린 맞춤형공공임대주택 '신탄진 다가온' 기공식에 참석해 첫삽을 뜨고 있다. 뉴시스

1일 대전도시공사와 대덕구의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4시 열린 대덕구 신탄진다가온(드림타운) 기공식 무대에서 공사 개요를 보고하던 감리단장 A씨(54)가 자신의 왼손 중지를 한 마디 정도 잘랐다. 행사장에 있던 허태정 대전시장과 김재혁 대전도시공사 사장, 더불어민주당 박영순 의원, 박정현 대덕구청장, 시·구의원, 주민 등 70여명이 이 장면을 봤다. 이 장면은 또 대전시 공식 유튜브 채널로도 실시간 생중계됐다. 이를 본 시민들은 "너무 끔찍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생중계를 지켜본 시민 김모(40)씨는 "50대 남성이 경과보고를 마치고 '청년을 위한 행사인데 청년은 보이지 않는다'며 갑자기 들고간 가방에서 흉기 같은 것을 꺼내 쭈그려 앉아 손가락을 자해했다"라고 전했다. A씨는 급히 병원으로 옮겨져 봉합 수술을 받고 입원 치료 중이다.

자해 소동에도 축사 등 끝까지 진행 

신탄진 다가온

신탄진 다가온

자해소동이 있었지만 이날 행사는 예정대로 끝까지 진행됐다. 계획된 행사 순서에 따르면 오후 4시 사회자의 오프닝 멘트에 이어 개회사·국민의례, 내빈 소개를 마친 뒤 A씨가 공사 개요를 보고했다. A씨는 공사 개요를 설명한 다음 허태정 시장에게 5분만 시간을 달라고 요구하고 나서 자해 소동을 벌였다고 한다. 이 순간 행사장은 크게 술렁였다.

사업 발주기관인 대전도시공사측은 A씨를 병원으로 후송하는 등 주변을 정리하고 남은 행사 순서를 소화했다. 대전시 관계자 경과보고에 이어 대전시장 기념사, 대전시의회 의장과 대덕구청장·국회의원 등 축사가 이어졌다. 주요 인사들이 마지막으로 삽으로 모래를 뜨는 이벤트를 했고, 이 순간 폭죽도 터졌다. 이날 기공식은 임대주택 시공사와 계약한 행사기획 전문회사가 마련했다고 대전도시공사측은 전했다.

"끔찍한 장면에 폭죽이 왠말" 

이에 대해 대덕구의회 한 의원은 “행사가 그렇게도 중요했나”며 “시민들이 지켜보는데 끔찍한 자해 소동이 발생했는데 폭죽을 날리면서 삽질을 하는 게 정상적인 것인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현장에 있던 다른 대덕구의원은 “폭죽 소리에 깜짝 놀랐다”며 “당일 불상사를 지켜본 이후 가슴이 떨려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고, 복통이 생겨 약까지 먹었다”고 말했다. 폭죽을 터트린 것은 현장에 있던 다수의 참석자가 증언했다.

허태정 대전시장이 대덕구 신탄진다가온(드림타운) 기공식장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 대전시]

허태정 대전시장이 대덕구 신탄진다가온(드림타운) 기공식장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 대전시]

이에 대전도시공사측은 “감리단장이 자해하는 순간에는 행사가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였고, 많은 내빈과 주민 등을 초청한 상태에서 행사를 중단하는 것보다 마무리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대전시 관계자도 “예정된 거라 행사를 중단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도시공사 "예정된 거라 마무리하는 게 낫다고 판단" 

신탄진다가온은 신탄진동 행정복지센터를 철거한 자리에 지하 4층·지상 20층 규모(연면적 2만5299㎡)로 지어진다. 이 가운데 4∼20층이 주거취약계층 237가구를 위한 임대주택이다. 21∼54㎡의 다양한 평형대로 건립돼 시세의 60∼80%로 공급된다. 2024년 3월 입주 예정이다. 이번 사건으로 드림타운 착공은 진상이 파악될 때까지 2주 정도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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