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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킹] 따스한 국물의 위로, 프랑스 스튜 포테

중앙일보

입력

김혜준의〈건강식도 맛있어야 즐겁다〉  

서구화된 식습관이 일상화된 요즘, 당뇨를 관리하는 사람도 늘고 있습니다. 당뇨는 일상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는 생활 질병입니다.〈건강식도 맛있어야 즐겁다〉에서는 레스토랑 브랜딩 디렉터, 푸드 콘텐츠 디렉터로 일하는 김혜준 대표가 어느 날 찾아온 당뇨를 관리하며 생긴 다양한 이야기와 맛을 포기할 수 없어 만든 당뇨 관리 레시피를 소개합니다. 당뇨로 고민 중이라면 김혜준 대표와 함께 식생활을 바꿔보세요.

⑤ 찬 바람 불면 생각나는 프랑스식 국물 요리 ‘포테’

지난해 이맘때쯤, 프랑스에 거주하는 어느 분이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메뉴가 있었다. 프랑스 북서부, 브르타뉴 지역의 가정식인 ‘포테 브르톤(La potée bretonne)’이다. 레시피를 자세히 올려주신 덕분에 꽤 따뜻하고 즐거운 겨울을 났던 기억이 있다. 날이 따뜻해지며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바람이 차가워지자 간사한 입맛이 그때 그 맛을 다시 떠올리고 말았다.

포테(potée)를 간단히 설명하면 고기와 채소를 넣고 오랜 시간을 졸여 만드는 스튜인데, 만드는 과정은 대략 다음과 같다. 베이컨과 양파 다진 것을 불에 볶다가 물을 넣고 무, 감자, 당근, 사보이 양배추(프랑스 사보이 지역에서 기원한 양배추다. 일반 양배추보다 봉오리가 넓고 부드러우며 격자무늬의 결이 있다)를 넣어 간을 맞춘 후, 40여 분 정도 불에 익힌 다음 냄비 채로 오븐에 넣어 뭉근하게 마무리한다. 렌틸콩이나 병아리콩을 넣고 수프처럼 끓여 먹어도 좋다.

포테는 아주 간단한 요리지만, 재료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재미가 있다. 재료 본연의 맛이 포테 맛의 주역인 셈이다. 기본은 은은한 단맛을 주는 채수와 짭짤한 육가공품이 내는 육수의 구성은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다. 단백질과 지방, 섬유질 그리고 탄수화물까지 결합이 되어 나오는 탄탄한 맛의 조화는 와인과 곁들이면 더 시너지가 올라간다.

레시피를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유튜브와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브르타뉴만이 아니라 프랑스의 프로방스나 스페인 카탈루냐 등 유럽에서 두루 해 먹는 가정식으로 알려져 있었다. 물론 틀의 레시피는 동일하며 넣는 재료가 약간 달라질 뿐이다. 주로 부엌에서 자주 사용하는 양파, 양배추, 무, 당근 등이 기본으로 들어가고, 겨우내 잃기 쉬운 체온과 체력을 위해 감자와 베이컨, 소시지 등의 재료를 더하는 식이다. 또 셀러리 같은 허브들도 잊지 않고 넣어준다.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기 위해 감자 양을 줄이고 순무를 넣어도 좋다. 사진 pixabay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기 위해 감자 양을 줄이고 순무를 넣어도 좋다. 사진 pixabay

나 역시, 몇 번의 실습 후에 내가 좋아하는 포테 맛의 구성을 나름 정립해 보았다. 맛의 중심을 잡아주는 양배추는 꼭 들어가야 한다. 고깔 모양의 사보이 양배추를 구하기 어렵다면, 마트나 시장에서 파는 동그란 양배추로도 충분하다. 그다음 껍질까지 잘 씻은 감자를 그대로 잘라 넣는다. 물론 나는 탄수화물 섭취를 줄여야 하는 당뇨인이라, 감자의 개수를 줄이고 강화도 순무를 더 했다. 채수를 가득 머금은 순무의 맛도 아주 매력적이다. 상상이 가질 않는다면, 어묵탕 속 순무를 떠올리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육가공품은 통 베이컨 제품과 소시지를 같이 넣기를 추천한다. 육가공 전문점은 물론이고 마트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통 베이컨은 꼭 넣어줘야 한다. 포테 맛의 밸런스를 탄탄하게 세워주기 때문이다. 또, 소시지는 구워 먹는 것보다 데쳐 먹는 제품을 권한다. 셀러리와 월계수 잎 두어장도 잊지 말자. 서양 음식의 풍미를 완성해주는 식재료다.

육가공품과 채소의 비율은 기호에 맞게 자유롭게 조절한 후, 물을 넣고 한 번에 끓인다. 간은 소금으로 약하게 하고 뭉근하게 40~50분을 끓여내면 감칠맛이 좋은 맑은 수프 속에서 푹 익은 감자와 채소, 소시지를 즐길 수 있다. 남은 국물에 콩을 넣고 한 번 더 끓여 그대로 먹거나 블렌더에 갈아 수프로도 먹을 수 있다. 먹을수록 속이 뜨끈해지는 게 국물 요리의 매력이다. 에너지를 더해주는 음식이랄까. 이 따뜻한 에너지는, 포테를 큰 솥에 만들어 여럿이 나눠 먹을 때 더 커진다. 찬 바람이 불 때 따뜻한 국물 요리를 찾는 건 한국인의 전유물인 줄 알았는데, 아마도 만국 공통인가 보다.

Today`s Recipe 김혜준의 포테 

“포테는 부엌에서 자주 사용하는 채소를 넣는데, 만들다 보면 자신만의 레시피가 생겨요. 아래 있는 재료는 제 입맛에 가장 잘 맞는 레시피인데요, 기호에 따라 재료의 양을 조절해도 괜찮아요. 먹고 남은 국물에 렌틸콩이나 병아리콩 통조림을 넣고 끓인 후 블렌더에 갈아서 다음날 수프로 먹어도 좋아요. 바게트나 캄파뉴 같은 빵을 곁들이면 근사한 브런치가 완성되죠.”

 포테는 물을 자박하게 붓고 40~50분 정도 뭉근하게 끓여서, 재료의 맛이 잘 우러나오도록 한다. 사진 김혜준.

포테는 물을 자박하게 붓고 40~50분 정도 뭉근하게 끓여서, 재료의 맛이 잘 우러나오도록 한다. 사진 김혜준.

재료 준비 
재료(4인 기준) : 20㎝ 이상의 냄비(무쇠 냄비 추천), 양배추 1/2통, 당근 1/2개 또는 미니 당근 10개, 셀러리 1대, 강화도 순무 1개, 감자 2개, 브로콜리 1/4대, 통 베이컨 100g, 소시지 2개, 토마토 1~2개, 월계수 잎 2장, 소금과 후추 약간.

포테의 준비 재료들 사진 김혜준

포테의 준비 재료들 사진 김혜준

만드는 법
1. 냄비에 감자, 순무 등과 같은 단단한 채소부터 넣는다.
2. 한입 크기로 자른 통 베이컨과 소시지 2개를 넣는다. 이때 후추 약간과 월계수 잎을 넣는다.
3. 양배추와 당근, 셀러리, 토마토를 넣고 물은 1L 정도를 자박하게 붓는다.
4. 중간 불로 40~50분 뭉근하게 끓인다. 중간에 국물의 간을 맞춰 소금을 더한다.
5. 브로콜리를 넣고 3분 정도 더 끓인 후 완성한다.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cook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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