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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원대 전기 트럭·탑차·밴…가성비 몰려온다 ‘대륙의 습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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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대창모터스가 국내에 출시할 전기 트럭 다니고-C(왼쪽)와 전기탑차 다니고-T(가운데). 오른쪽은 이브이케이엠씨가 출시할 전기 밴.

대창모터스가 국내에 출시할 전기 트럭 다니고-C(왼쪽)와 전기탑차 다니고-T(가운데). 오른쪽은 이브이케이엠씨가 출시할 전기 밴.

중국 전기차의 한국 시장 진출이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5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진행하는 서울 모빌리티쇼에선 국내 출시를 앞둔 전기 상용차들이 관람객들에게 선보였다.

대창모터스는 전기 상용차의 부품을 중국에서 들여와 국내에서 조립한 뒤 시장에 내놓는다. 내년 상반기에 전기 트럭 다니고-C와 전기 탑차 다니고-T를 출시할 예정이다. 다니고-C는 일반적인 1t짜리 트럭과 비교해 전장(차량 앞뒤 길이)과 전폭(차량 좌우 폭)이 짧은 편이다. 익명을 원한 대창모터스 관계자는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 안전 관련 부품은 국내 제조사 것을 사용한다. 원가 기준으로 (부품의) 60% 정도가 국산”이라고 말했다.

이브이케이엠씨는 ‘마사다’라는 전기차 브랜드를 선보였다. 내년에 2인승 밴과 탑차 등 전기 상용차 다섯 종류를 출시할 계획이다. 중국 둥펑(東風)자동차 계열인 DFSK(둥펑쏘콘)에서 만든 완성차를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는 형태다. 익명을 원한 이 회사 관계자는 “자체 애프터서비스(AS) 망을 갖춰 국내 소비자가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시장에서 중국 전기 상용차를 주목하는 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비율) 때문이다. 다니고-C는 소비자의 실질적인 지출액을 1000만원대 후반으로 전망한다. 전기차에 대한 정부 보조금을 고려한 액수다. 마사다 밴 모델은 다니고-C보다 저렴한 가격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차 시장이다. 소형 승용·상용차를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지난 1~4월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소형차의 비중은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회장은 “중국은 ‘내연차’(내연기관 차량) 시절에는 세계에 ‘명함’도 내밀지 못했다. 전기차로 시장 판도가 바뀌면서 이제는 ‘칼’을 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도 (중국이) 전기차 부품을 중심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전기 상용차의 기술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다니고-C는 한 번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한 뒤 300㎞ 이상(제조사 기준)을 달릴 수 있다. 현재 국내 전기 상용차 시장에선 현대자동차의 포터2 일렉트릭이 가장 앞서나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차는 한 번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한 뒤 최고 211㎞(정부 공인)를 주행할 수 있다.

최근 요소수 부족 사태를 겪으면서 경유 차량의 퇴출 속도가 빨라진다. 국내 시장에서 1t 트럭 판매량은 연간 12만~13만 대다. 한때 ‘자영업자의 발’로 불리던 다마스·라보 등은 단종에 들어갔다. 전기 상용차에는 유리한 환경이다. 포터2 일렉트릭은 계약에서 출고까지 6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t 트럭을 포함한 소형 상용차 시장에선 가격과 성능이 구매를 결정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그룹은 승용 전기차 개발과 출시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 전기 상용차가 적극적으로 움직이면 국내 시장에서 큰 폭의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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