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1주택 이어 다주택자 양도세 인하 카드도 만지작

중앙일보

입력 2021.12.0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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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비트코인 같은 가상자산(암호화폐)에 세금을 부과하는 시기가 내년에서 2023년으로 1년 미뤄진다. 1주택자가 양도소득세를 안 내도 되는 기준은 시가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올라간다.

3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이런 내용으로 ‘2021년도 세법 개정안’이 수정·의결됐다

시행을 불과 한 달 앞두고 여야는 가상자산 과세 1년 연기를 밀어붙였다. 정부 반대도 소용없었다.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코인 개미’ 표심을 잡으려는 여야 합의로 수정 법안이 기재위에서 속전속결 의결됐다. 앞으로 절차가 남긴 했지만 다음 달 본회의에서 최종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

수차례 반대 의사를 밝혔던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결국 백기를 들었다. 시행 시점이 2023년으로 미뤄지면서 실제 세금을 내야 하는 시기도 1년 뒤인 2024년으로 늦춰졌다. 1년 치 투자 소득을 다음 해 5월 직접 신고·납부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과세 시점은 연기됐지만 부과 방식에 변화는 없다. 국내 거주자라면 2023년부터 매년 가상자산을 사고팔거나 빌려줘 번 돈(기타 소득) 가운데 250만원 기본 공제를 한 뒤 나머지에 대해 20% 세금을 물어야 한다. 해외 거주자, 외국 법인이라면 거래소 등 가상자산 사업자가 세금을 원천 징수하고 당국에 일괄 납부하는 방식이 적용된다.

1주택자가 2년 이상 보유한 집을 팔 때 양도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기준 금액은 집값(시가 기준)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지난 22일 종합부동산세 납세 고지서 발부 이후 요동치는 ‘부동산 여론’을 의식해 여야가 개정을 서둘렀다. 이날 기재위에서 홍 부총리가 “부동산 시장 불안 심리를 혹시 자극하지 않을까 굉장히 우려된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지만 역시 소용이 없었다.

1주택 양도세 완화는 국회 본회의 처리, 공포 절차를 거쳐 다음 달 말 현장에 적용될 예정이다. 여당은 한 발 더 나가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의지까지 밝혔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그런(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입장에 대해 배제하지 않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가상자산 과세만 해도 소득이 있는데 과세한다는 점에서 시행 필요성이 있겠지만, (여야가) 세금 제도가 잘못됐다고 판단했다면 개편 또는 폐지하는 게 맞지 단순히 정치 일정에 따라 시행 시기만 늦추기로 한 건 잘못됐다”고 했다.

한편 이날 기재위 의결로 상속세 연부연납 기간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난다.  상속세를 미술품이나 문화재 같은 현물로 납부할 수 있는 특례 조항(물납 특례)도 새로 생겼다. 2023년부터 납부 세액이 상속 금융재산보다 많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요청이 있으면 상속세 물납을 허용하는 방식이다.

가업상속공제를 받을 수 있는 중견기업 기준은 현행 매출액 3000억원 미만에서 4000억원 미만으로 확대된다. 영농상속공제 한도도 15억원에서 20억원으로 늘어난다. 난임 시술비 의료비 세액공제율은 현행 20%에서 30%로, 미숙아와 선천성 이상아에 대한 세액공제율은 15%에서 20%로 각각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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